"굴비·사과 대신 랍스터·애플망고"...추석 음식, 간편식·홈파티 메뉴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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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비·사과 대신 랍스터·애플망고"...추석 음식, 간편식·홈파티 메뉴가 대세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8.29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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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부담에 저렴·간편한 명절 간편식 인기
적은 인원으로 '근사한 한끼' 즐기는 소비자도 늘어
입맛도 변화…랍스터·애플망고·양식 가공식품 판매량↑
신세계푸드 추석 특집 간편식 라이브 방송 이미지. 사진제공=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 추석 특집 간편식 라이브 방송 이미지. 사진제공=신세계푸드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명절 식탁을 채우는 음식이 변화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시금치, 무 등 식재료 물가가 크게 오르며 차례상을 차리는 비용이 커지자 직접 재료를 구입해 상을 차리기보다 상차림용 간편식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평균 31만 8045원으로 지난해 대비 6.8%(2만 241원)상승했다.

업태별로는 전통시장이 27만 2171원, 대형유통업체는 36만 3920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 6.6% 늘어났다. 전통시장이 대형유통업체보다 평균 25%(9만 1749원) 저렴한 셈이다.

이번 조사는 추석 명절을 보름 정도 앞둔 8월 24일 기준으로, 추석 성수품 28개 품목에 대해 전국의 18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유통업체에서 실시한 결과다.

품목별로는 지속되는 폭염과 유례없는 폭우의 영향으로 시금치, 무, 배추 등 채소류 가격이 높았다. 특히 시금치의 경우 대형유통업체 기준 가격이 지난해보다 144.9% 오르며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또 이른 추석 출하에 따른 생육 부진으로 대과의 비중이 감소한 사과가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원재료 수입단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밀가루, 두부, 다식 등 가공식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으나, 수급이 안정적인 쌀, 깨, 조기는 가격이 하락했다.

재룟값 부담에 '명절 상차림'도 간편식이 대체

이에 고물가로 인한 장바구니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명절용 간편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높아진 재룟값에 더해 요리를 하는 노동력까지 감안하면 완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는 소비자 의견도 나온다. 

29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추석 연휴 한 달 전부터 보름 전까지인 8월 10일부터 25일까지의 적전류, 양념육, 떡류 등 30여종의 명절용 가정간편식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났다. 이 중 ‘올반 소불고기’와 ‘올반 동그랑땡’이 각각 34%, 28% 증가하며 판매량 증가를 견인했다.

지난 23일 신세계푸드가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진행한 추석 특집 간편식 라이브 방송은 누적 시청자 수 20만명을 돌파하며 동시간대 네이버 쇼핑라이브 중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했다. 해당 방송에서는 동그랑땡을 비롯해 떡갈비, 메밀전병 등으로 구성된 ‘명절 한상차림 기획 세트’ 1000개가 90분 만에 완판됐다. 신세계푸드는 명절용 간편식 판매량 증가에 발맞춰 해당 기획 세트를 정식 제품으로 출시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치솟은 물가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간편하게 음식을 장만할 수 있는 간편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명절 상차림용 간편식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뛰어난 맛과 높은 품질을 고루 갖춘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 외에도 다수의 주요 식품기업들이 명절 간편식 수요 공략에 나섰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오는 4일까지 그리팅몰에서 ‘온가족 한가위 밥상 기획전’을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갈비찜·모듬전·나물 등 명절 상차림용 가정간편식 40여 종과 선물용 패키지 10종을 정상 판매가 대비 최대 20% 할인해 판매한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명절 상차림용 가정간편식은 조리가 손쉬운 것은 물론, 국내산 식재료를 대거 사용해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간편식 전문 푸드몰 쿠캣은 '쿠캣이 차려주는 추석 간편한상' 기획전을 통해 홀로 명절을 보내는 '혼추족'과 가족과 함께 연휴를 즐기는 이들을 동시에 공략한다고 밝혔다. 혼추족들을 위해 부담없이 명절 식탁을 꾸릴 수 있는 제품 카테고리와 대가족을 위한 추석 상차림 제품 카테고리를 함께 선보인다는 설명이다.

GS25에서 모델이 오색한가위도시락을 보고 있다. 사진제공=GS25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이달 31일부터 '혼추족'들을 위한 도시락과 잡채 제품을 선보인다. 연휴 기간 문을 닫는 식당들의 역할을 대신하겠다는 포부다. GS25는 해매다 연휴 전 명절 식사 메뉴 도시락을 선보여왔다. 지난해 출시한 추석 명절 도시락 매출은 전년 대비 195% 늘었다.

GS25는 "명절 간편식 소비 증가 트렌드를 반영해 올해 설 명절부터 도시락 외 추가 명절 음식까지 2종으로 확대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입맛 바뀐 명절 식탁…"굴비보다 랍스터, 사과보다 애플망고"

명절 기간 대가족이 함께 차례, 성묘를 지내는 대신 소규모로 여행을 떠나거나 홈파티를 여는 '작은 명절' 트렌드도 확산되고 있다. 기존 전통식 메뉴에서 벗어나 자신의 입맛대로 명절 식탁을 구성해 '근사한 한끼'를 즐기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명절 식문화도 변화하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추석 선물세트 예약 판매기간(8월 1일~20일) 정육 선물세트의 매출 분석 결과, 구이용 한우 매출 신장률(51.7%)이 전통적인 한우 선물로 인기를 끌던 한우 찜갈비의 신장률(17.3%)보다 3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명절 기간 대규모 모임 대신 캠핑이나 여행을 떠나는 문화가 유행하며 여행지에서 편하게 먹기 좋은 구이용 한우나 스테이크 등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명절 문화가 바뀌면서 식문화와 선물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식문화 변화는 다른 상품군에서도 나타났다. 수산물의 경우 새우와 랍스터(45.1%) 신장률이 기존 명절 대표 선물인 굴비(37.8%)의 신장률을 넘어섰다. 청과의 경우 샤인머스켓과 애플망고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76.3% 늘었다. 사과·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9.1% 늘어난 것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의 신장률을 보인 셈이다.

이에 입맛이 서구화된 젊은 층이 30~40대가 되면서 집안의 명절 분위기를 주도하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석 쇼핑 트렌드 분석 자료. 자료제공=G마켓
추석 쇼핑 트렌드 분석 자료. 자료제공=G마켓

홈파티에 어울리는 식기, 식품류의 판매량도 늘었다.

G마켓에 따르면 추석을 2주 앞둔 일주일(8월 21일~27일) 동안 지난해 추석 2주 전 대비 ‘홈파티’와 관련된 식기나 식품류의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티포트(17%) 양식기(42%), 와인용품(34%)의 판매량이 늘었으며 특히 파티테이블용품 판매량은 310% 늘었다.

식품류의 경우 대표적인 명절 음식의 판매량이 줄어든 반면 홈파티에 어울리는 양식류의 가공식품 판매량이 급증했다. 상품별로 폭립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85% 늘었으며, 피자 120%, 감자튀김 105%, 치즈스틱 100%의 판매 신장률을 보였다. 추석 대표음식인 송편은 지난해 보다 판매량이 34% 줄었으며, 한과·유과도 지난해 대비 26% 감소했다. 제수용품도 19% 만큼 덜 팔렸다.

적은 인원 수로 나들이를 떠나는 이들이 늘며 놀이공원 등 테마파크 이용권의 판매량도 지난해 추석 전 대비 44% 증가했다.

G마켓 관계자는 "작년보다 열흘 정도 추석이 앞당겨 지고, 기간 자체도 짧은 탓에 이번 추석을 여름휴가 뒤에 찾아오는 또 하나의 연휴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추석 쇼핑 트렌드에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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