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관광객이 대마도 먹여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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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관광객이 대마도 먹여 살린다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9.12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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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새 관광객 100배 증가…가깝고 쇼핑하기 쉬워, 우리역사와 관련성도

 

대마도(對馬島, 쓰시마)는 일본의 섬들 가운데 가장 가까운 곳으로, 우리나라와 오랜 역사관계를 유지해왔다. 지형이 척박하기 때문에 식량이 부족해 섬 사람들은 고려 때부터 조공을 바치고 쌀 콩 등으로 답례를 받는 관계를 유지해왔다. 왜구의 소굴이기도 했고, 임진왜란 때 일본 수군의 근거지가 되는 등 한국과 관련된 역사적 유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 대마도 '한국전망대' /코트라 후쿠오카 무역관

 

과거의 역사를 뒤로 하고, 대마도가 한국 관광객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에다 트래킹, 낙시, 해수욕등 자연을 즐길수 있는 관광지가 많기 때문에 대마도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코트라 후쿠오카 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대마도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는 약 26만 명으로, 1996년 이후 20년 만에 약 100배가 증가했다. 지난해 대마도의 인구가 3만2,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 섬을 찾은 방문한 한국인 수가 대마도 전체 인구의 8배를 초과하는 셈이다. 대마도를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99.9%가 한국인이다. 대마도에 지역구를 둔 나가사키현(長崎県) 의회의 사카모토 의원은 올해 대마도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 수가 4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대마도는 관광업 외의 영역의 사업기반이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한국인 관광객이 대마도 경제를 좌우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 /코트라 후쿠오카 무역관

 

한국인에게 대마도가 인기를 끌고 있는 첫 번째 이유는 가깝고 교통편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부산에서 배로 최단 1시간 10분 만에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해외여행지이며, 북부 히타카츠항(比田勝港)과 남부 이즈하라항(厳原港)에 하루에 7~8편의 왕복 배편이 운항 중이다. 가깝기 때문에 한국인의 대마도 관광일정은 65% 이상이 당일치기로 이뤄지고 있다.

둘째로는 트래킹, 낚시, 해수욕 등 주로 자연을 활용한 관광지가 많다. 육안으로 부산을 볼 수 있는 한국전망대가 한국인이 즐겨 찾는 관광지다. 생애 첫 해외여행으로 대마도를 찾은 한 관광객은 "단 1시간여 만에 해외 여행을 체험할 수 있고, 진짜 일식을 맛볼 수 있다니 너무 신기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셋째, 쇼핑이다. 짧은 시간에 부담없이 면세점 이용이 가능하고, 의약품, 식품, 화장품 등 일본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이다. 대마도 노선을 운영하는 한 해운사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대마도 관광의 주요 목적으로 쇼핑을 꼽은 한국인 관광객 비율이 80%에 달했다. 대마도 도처에서 단기 여행에 어울리지 않은 큰 가방을 소지한 한국인 관광객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 부산-대마도 간 배편 카페리 항로 /코트라 후쿠오카 무역관

 

한국 관광객들이 많아 지면서 관련 비즈니스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3월에 일본 비즈니스 호텔 체인인 토요코인(東横イン)이 이즈하라에 수용인원 300인 규모의 호텔을 개업했으며, 대마도 북부에도 같은 규모의 호텔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두 항구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호텔·펜션 건립 프로젝트가 다수 예정돼 있다.

섬 내에는 10개 안팎의 면세점이 운영되고 있는데, 지난해엔 2개의 면세점이 신규 오픈하는 등 한국인 관광객 증가로 쇼핑 관련 인프라도 증가 추세다.

일본 정부도 인구감소 지역인 대마도를 위해 비즈니스 환경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일본 정부는 대마도를 포함한 71개 섬에 50억 엔(약 53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해 각종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특히 쓰시마시는 대마도에 창업하거나, 사업을 확장할 경우 투자액의 일정 부분에 대해 자금을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코트라 후쿠오카 무역관에 따르면 대마도 내 식당이나 민박 등의 상용시설 가운데 명의상 소유자는 일본인으로 돼 있으나, 실질적인 경영자가 한국인인 사례가 많다고 한다. 이에 따라 코트라는 앞으로 대마도에 한국에 의한 투자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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