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너무 올라 버티기 힘들어” 최장수 기업 ‘전방’ 눈물의 구조조정 (동아)
[정부 강공에 숨죽인 재계]공장 3곳 폐쇄-600명 감원 나서
조규옥 전방 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생산효율성을 높여도 내년도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생존할 수가 없어 눈물을 머금고 중년의 주부가 대부분인 근로자들을 해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방을 20여 년간 경영한 조 회장은 19일 공장 폐쇄와 해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지난 15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을 16.4% 올린 과정에서 정부가 세금 지원을 사전 약속하면서 찬성을 종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회의가 열리기 직전 기획재정부 관계자가 공익위원들에게 최저임금 8~9% 인상분 정도를 국민 세금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설명했다고 한다. 그는 이어 열린 전체회의에도 참석해 "(최저임금 상승에 대비한) 여러 정책 지원 패키지가 준비되어 있다"며 대폭 인상을 노골적으로 종용했다. 실제로 다음 날 기재부는 최저임금 인상률 중 9%포인트에 해당하는 3조원을 국민 세금으로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 남짓 지났다. 묵은 난제(難題)를 풀 쉬운 해결책이 많이도 나왔다. 대부분 아주 간단하다. 이런 식이다. 저소득층이 생활비 부족으로 고생하면 최저임금을 올린다. 영세 자영업자가 불어나는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겨울 텐데? 세금 더 걷어서 지원한다. 보험료가 너무 올라 국민 불만이 커지면 보험사에 내리라고 하고, 원전 사고가 대재앙이라면 앞으로 안 지으면 된다.
문제는 민주적 절차와 과정이 생략되고 지나치게 서둘러 진행된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이나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분석하고 고려해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마치 군사작전하듯 밀어붙이는 분위기다. …
하지만 새 정부는 스스로 5년 임기의 민주정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5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우리 사회의 모든 병폐를 모조리 개혁하는 건 절대 불가능하며, 중점 과제를 선정해 개혁에 나서더라도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허문명의 프리킥]동맹과 민족 사이에 낀 문 대통령의 고민 (동아)
군사회담 제안은 경솔했다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훈련이 다음 달 코앞인데, 한국 정부가 북한에 군사회담을 제안한 것은 ‘무장 해제적’ 복안으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경솔했다. 민족의 번영과 융성은 좋은 일이지만 민족의 미래는 동맹에서 온다. 협상의 주도권은 힘에서 나온다. 접근 전략을 바꿔 각종 회담을 유보하고 북핵을 압도하는 한미일 집단안보체제 구축에 힘을 쏟았으면 한다. 그러면 우리가 부르지 않아도 북한이 먼저 회담 제안을 하고 나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협상의 주도권은 우리가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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