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크림' , 리셀 시장 수수료 부과...무신사가 웃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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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크림' , 리셀 시장 수수료 부과...무신사가 웃는 까닭은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4.11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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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크림, 4월 21일부터 구매 수수료 1% 부과
솔드아웃 성장에 박차 가하는 무신사
사진=네이버 크림 홈페이지 캡처.
사진=네이버 크림 홈페이지 캡처.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리셀(Resell, 되팔기) 플랫폼 크림이 이달 21일부터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리셀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측되고 있다.

크림은 최근 "오는 4월 21일부터 구매자에게 1%의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공지사항을 게재했다. 지금까지 별다른 수수료를 받지 않고 거래를 중개하던 크림이 수익화에 나선 것이다.

한편 업계 2위인 무신사의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은 수수료 무료 정책을 유지하며 플랫폼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솔드아웃이 업계 1위 크림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송비, 검수비, 수수료' 3無로 시장 선점해온 크림

(좌)무신사 로고, 크림 로고. 사진=각사 홈페이지 캡처.
(좌)무신사 로고, 크림 로고. 사진=각사 홈페이지 캡처.

2020년 3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선보인 크림은 빠르게 몸집을 키우다 2021년 1월 분사해 독립법인이 됐다. 크림은 현재 국내 리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크림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1위 자리에 올라선 비결에는 '3無' 전략이 있었다. 고객 확보를 위해 배송비, 검수비, 수수료 없이 스니커즈 거래를 중개한다고 나선 것이다.

스니커즈 중고거래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운 크림은 이후 명품 의류, 액세서리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명품 중고거래를 원하는 이들은 별다른 비용 부담 없이 크림의 검수를 받은 제품을 사고 팔 수 있었다. 

이에 크림 출시 4개월 후 무신사가 런칭한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도 배송비, 검수비, 수수료 무료를 내걸고 리셀 시장에 진출했다. 무신사 역시 리셀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솔드아웃의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지난해 5월 솔드아웃을 자회사인 ‘에스엘디티(SLDT)’로 분사했다.

현재 솔드아웃은 국내 리셀 시장 점유율 2위다. 스타트업 성장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크림 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20만명, 솔드아웃은 32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크림의 이용자수 규모가 약 4배 정도 큰 셈이다.

업계는 5000억~6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리셀 시장에서 크림의 점유율이 70~80%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림의 수익화 신호탄…솔드아웃은 "수수료 도입 계획 없다"

무신사 솔드아웃 앱 이미지. 사진제공=무신사
무신사 솔드아웃 앱 이미지. 사진제공=무신사

업계는 국내 1위의 입지를 어느 정도 굳혔다고 판단한 크림이 수익화를 통해 그간의 비용 회수에 나섰다고 판단했다.

지난 5일 크림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크림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약 32억 8000만원, 영업비용은 약 628억 3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영업 손실은 약 600억원, 당기순손실은 약 888억원을 기록했다. 또 보고서에 따르면 크림은 검수 인력에 많은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림은 무료였던 배송비 역시 지난해 12월부터 꾸준히 인상해왔다. 배송비 1000원을 시작으로 매달 500원씩 인상해 4월 현재 배송비는 3000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크림의 배송비 인상과 구매자 1% 수수료 도입은 본격적인 수익화에 앞선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세계 1위 리셀 플랫폼인 미국의 '스탁엑스'는 판매자에게 3%의 처리 수수료와 8~10%의 판매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며 "1% 수수료는 아직 한참 낮은 수준인데다가 판매 수수료 부과시 판매자 이탈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일종의 테스트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크림이 수수료 도입을 결정한 가운데 무신사는 솔드아웃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격차를 좁히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솔드아웃 운영사인 에스엘디티는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400억 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기존 에스엘디티 주주인 무신사와 두나무가 각각 참여해 이뤄졌다. 

솔드아웃은 "새롭게 확보한 투자금으로 올해 상반기 내에 '제2검수센터' 오픈을 추진하는 등 검수 시스템을 강화하고 고객 편의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한 채용 사이트에서는 솔드아웃의 검수 인력 채용 글이 다수 확인됐다.

솔드아웃은 현재 배송비, 검수비, 수수료 무료 정책을 유지 중이다. 차후 수수료 도입 계획을 묻자 "솔드아웃의 수익화 시점은 결정된 바 없으며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리셀 시장 '투톱 체제'에 소비자 우려도

크림의 수수료 도입에 대한 리셀 플랫폼 이용자들의 반응은 반으로 갈렸다. 주요 스니커즈 커뮤니티에서는 "크림은 자선사업가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한 수순"이라는 글이 올라온 한편 "앞으로 솔드아웃을 주로 사용하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두 플랫폼이 리셀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한 점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네이버와 무신사를 등에 업은 두 플랫폼이 시장을 장악하면 신생 중고거래 플랫폼이 들어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크림과 솔드아웃이 미래에 수수료나 배송비, 검수비를 인상하면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없어진다는 우려다. 

검수에 있어서도 소비자는 두 플랫폼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어 "불공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솔드아웃은 무신사에 이어 짝퉁 판매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크림의 경우 까다로운 검수 기준을 갖춘 동시에 강력한 가품 판매 페널티 정책을 운영중이다. 판매자들은 "검수에 있어 엄격한 점은 좋지만 가품 판정시 제품을 돌려받을 수 없는데 그 기준을 몰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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