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에도…"경기침체? 지금이 주식 투자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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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에도…"경기침체? 지금이 주식 투자 적기"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4.0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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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10년물 추월
연은, 2년-10년물보다 3개월-10년물 무게
장단기 금리역전 이후 증시 고점까지 1년 6개월 소요
사진=연합뉴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경기침체 가능성을 나타내는 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경기침체를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역사를 봤을 때 이러한 경향이 항상 들어맞았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증권가에서는 지금이 주식 매수에 적기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부터 실제 경기침체까지 걸리는 시간이 6~24개월가량 걸리는 만큼 그 사이에 글로벌 증시와 코스피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국채 2년물-10년물 금리 역전…경기침체 전조 가능성↑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3890%를, 2년물 금리는 2.4620%를 각각 기록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높아진 채로 장을 마감한 것은 2019년 8월 이후 약 2년 반만이다.

통상 채권은 대출기간이 길수록 불확실성이 높아 금리가 높다. 그런데 단기 채권 금리가 장기 채권 금리를 넘어섰다는 것은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장단기금리차 역전은 통상 경기 침체의 시그널로 여겨져 왔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연구진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에서는 1955년 이후 경기가 후퇴하기 전마다 6개월에서 24개월의 시간차를 두고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가 역전됐다.

2006~2007년에 2년물과 10년물 채권 금리가 역전한 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미국 장단기 금리차는 지속적으로 역전돼왔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미국 5년-30년물 금리가 역전된 데 이어 29일에는 미국 채권 시장에서 장중 2년물 국채금리가 10년물 국채금리를 넘어섰다. 

"1년 후 미국 경제 침체 확률 6.1% 불과"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경기 침체 확률은 높지 않다고 주장한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미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을 때 경기침체나 위기가 온 것은 대략 50~60% 확률적으로 맞지만 아닌 경우도 많았다"며 "국내에 미칠 파장은 상대적으로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주로 2년-10년물 금리차에 주목하지만, 중앙은행은 3개월-10년물 금리차의 예측력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이를 모니터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뉴욕 연은은 3개월-10년물 금리차를 설명변수로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을 모델링하는데, 1년 후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 확률은 6.1%로 낮다"고 밝혔다.

김진일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역시 "통상 2년물과 10년물이 가장 많이 거래돼서 이를 근거로 보는 경우가 많지만 연준에서는 이를 가장 좋은 지표로 보지는 않는다"며 "가장 확실한 지표는 3개월물과 18개월물이며 이마저도 반드시 침체와 연결시키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논란의 핵심은 결국 미국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대한 공포"라며 "우려에 비해 금융시장은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선행지수 하위 항목인 10년과 기준금리, 뉴욕 연은의 경기침체 모델에 포함되는 10년과 3개월, 파월 의장이 언급한 18개월 포워드 3개월 금리 간 차이는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장단기 금리역전 후 침체 이전까지가 주식 매수 타이밍

현 상황을 오히려 주식 매수 타이밍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경기 침체가 바로 눈 앞에 나타나야 반응하는 성격이 있다"며 "그렇다보니 장단기 금리 역전이 나타나고 나서도 더 오르는 경향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인 장단기 금리 역전이라면 막연한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심리를 투자 기회로 활용할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1985년부터 있었던 장단기 금리역전 이후 침체 국면에 진입하기까지 글로벌 증시는 평균 6.63% 상승했고, 코스피도 평균 14.72% 올랐다"며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증시 고점까지 평균 수익률은 글로벌 증시가 22.55%, 코스피는 55.46%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문가들은 이번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것이라는 시각과 과장됐다는 시각 가운데 후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과거 장단기 금리 역전은 기준금리 인상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 발생했는데, 현재는 인상 초기(0.25%포인트 인상)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종현 신한은행 IPS전략부 투자전략팀 수석은 "이번 역전은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기보다는 연준의 긴축 강화 전망이 크게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한 "보통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증시 고점까지는 평균적으로 1년 6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며 "따라서 투자자 관점에서는 추가 수익 여력이 일정 부분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과거 장단기 금리 역전의 탁월한 경기 침체 설명력이나 자기 실현적 예언을 통해 경기 주체의 행동이 실질적인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현 시점을 적극적인 매수 시점으로 판단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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