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푸드 합병…'글로벌·온라인'서 시너지효과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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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푸드 합병…'글로벌·온라인'서 시너지효과 낼 수 있을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3.24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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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사업 통합으로 시장 1위 탈환 노려
양사 인프라 활용해 사업확장·비용절감
롯데제과 사옥. 사진제공=롯데제과
롯데제과 사옥. 사진제공=롯데제과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23일 롯데제과가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양사의 합병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양사는 5월 27일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 1일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당초 업계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빙과사업 부문을 통합할 것으로 예측해왔다. 2020년 업계 2위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며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측은 빙과 시장 경쟁력 제고가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닐슨데이터 조사에 따르면 2019년 빙과 시장 점유율 순위는 1위 롯데제과(28.6%), 2위 빙그레 (26.7%), 3위 롯데푸드(15.5%), 4위 해태아이스크림(14%)이었다. 이듬해 해태아이스크림의 지분 100%를 인수한 빙그레가 40%를 웃도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며 1위로 올라섰다. 업계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 후 중복 운영중인 빙과사업을 통합하면 약 45%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적인 빙과시장의 규모가 줄어든 점도 롯데에게 위기감으로 작용했다. 아이스크림의 주 소비층인 어린이 인구 감소와 대체 디저트 시장의 확대로 빙과시장 규모는 지속 감소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에 따르면 2015년 2조원을 기록한 빙과시장 규모는 2020년 1조5432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빙과시장 총 매출은 66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빙과 제품. 자료=롯데제과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빙과 제품. 자료=롯데제과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합병 직후 빙과 조직부터 통합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롯데푸드의 빠삐코, 돼지바 등과 롯데제과의 스크류바, 월드콘 등 양사의 카테고리별 인기 상품을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제과는 "기존에 양사가 경쟁사에 대응하기 위해 내놨던 구색상품의 운영을 중단해 제품 수를 줄이는 대신 운영 효율을 높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빙과 제품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각 공장별 생산 물량을 재배치하고 중장기적으로 빙과공장을 통합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양사가 중복되는 영업조직과 영업소를 통합해 대형 영업소를 신축하면 유통 과정에서의 효율 또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빙과 넘어 전체 사업 통합…신사업·해외진출·온라인 시너지

양사가 당초 예측됐던 빙과사업 부문 합병을 넘어 전체 사업 부문을 통합한 이유는 신사업 확장과 글로벌 진출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다.

롯데제과는 롯데푸드와의 합병을 통해 제한적이었던 제과업 영역에서 벗어나 신사업으로의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기존의 건과, 빙과, 제빵 등의 카테고리뿐 아니라 롯데푸드의 가정간편식(HMR), 유지, 육가공, 유가공 카테고리의 인프라도 활용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상온, 냉동으로 이뤄진 제과 유통채널과 롯데푸드의 냉장 유통채널을 두루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내수 중심으로 운영됐던 롯데푸드는 롯데제과의 글로벌 현지법인 8개국(벨기에, 카자흐스탄, 러시아, 중국, 미얀마, 파키스탄, 인도, 싱가폴)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해외 진출이 용이해진다.

양사는 7월 합병 후 국내 글로벌 영업 조직을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제과의 글로벌영업팀과 롯데푸드의 수출팀을 합친다는 구상이다.

롯데스위트몰(좌측), 롯데푸드몰. 사진=온라인몰 캡처
롯데스위트몰(좌측), 롯데푸드몰. 자료=롯데제과

이커머스 조직과 자사 온라인몰을 통합해 온라인 시장 경쟁력도 키울 예정이다. 현재 롯데제과는 롯데스위트몰을, 롯데푸드는 롯데푸드몰을 운영하고 있다. 양사는 통합몰에서 온라인 전용 제품을 출시하거나 온라인 한정 프로모션을 진행해 2021년 10% 아래 머문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25년 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롯데제과는 합병을 통해 기존 주요 소비층인 어린이, 청소년, 청년층에 더해 유아, 고령층까지 전 연령대를 겨냥하는 식품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미래 먹거리 사업 확대에 대한 뜻도 내비쳤다. 롯데제과는 최근 캐나다 식용 곤충 제조기업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에 1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곤충단백질, 대체육, 배양육 등 미래 단백질원 사업을 확대할 경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도 달성할 수 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합병 시너지에 대해 "양사가 유지, 유제품 등 중복 원재료가 많다는 점에서 구매 효율화만 가시화되더라도 상당한 원가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점진적으로는 공장 통합, 인력 효율화를 통해 영업 마진이 유의미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롯데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상호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존 중복 사업의 인력, 비용 등은 효율적으로 재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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