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부터 원소주까지'…더현대 서울이 팝업스토어에 힘쓰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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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부터 원소주까지'…더현대 서울이 팝업스토어에 힘쓰는 까닭은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3.05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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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서울'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희소성↑
명품 브랜드도 팝업스토어 오픈…"색다른 경험"
인산인해를 이룬 '원소주'의 더현대 서울 팝업스토어. 사진=연합뉴스
인산인해를 이룬 '원소주'의 더현대 서울 팝업스토어.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장장 7시간 걸려 구매했습니다."

지난달 25일부터 일주일간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과 연결된 더현대 서울의 지하 통로는 손님으로 붐볐다. 명품 구매를 위해 백화점 앞에 줄을 서는 일반적인 오픈런족과는 달랐다.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에 열린 '원소주' 팝업스토어에서 1만 4900원의 소주를 사기 위한 줄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새벽 4시부터 7~8시간을 기다려 구매에 성공했다는 인증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더현대 서울은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명품 브랜드 없이 팝업스토어로 기록적인 '오픈런' 줄을 세웠다. 

팝업스토어 '희소성'으로 MZ세대 모은다

지난해 9월 더현대 서울에서 운영됐던 '인더숲' 팝업스토어. 사진제공=현대백화점
지난해 9월 더현대 서울에서 운영됐던 '인더숲' 팝업스토어. 사진제공=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은 지난해 2월 개장 이후 적극적으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해오고 있다. 지난해만 수십건이 넘는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지하 2층에는 정식 '팝업존'이 마련돼있어 이 팝업존에서 2~3개의 팝업스토어가 약 2주 동안 운영된다. 

팝업존뿐 아니라 더현대 서울 내부 곳곳에서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기존 백화점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 명품관이 자리한 1층 공간을 활용하거나, 5층의 실내정원 '사운즈 포레스트'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기도 한다.

더현대 서울은 "사운즈 포레스트만의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찾는 고객이 많아 팝업스토어 오픈을 제안하는 브랜드가 매우 많다"고 설명했다. 

더현대 서울이 팝업스토어 운영에 힘쓰는 이유는 'MZ세대 고객'을 잡기 위해서다. MZ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브랜드라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더현대 서울은 '인사일런스', '꼼데가르송' 등의 패션 브랜드 팝업부터 캐릭터 디자인 브랜드 '오롤리데이',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하이브가 운영한 '인더숲'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바 있다.

더현대 서울과 협업한 브랜드들은 고객 확보를 위해 신상품을 최초로 공개하거나 한정판매 제품을 선보였다. 사진촬영, 테이스팅 등 체험적 요소를 추가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도 했다. '정해진 기간 동안 특정 공간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는 희소성은 MZ세대 고객을 집결시켰다. 다른 유통채널이 아닌 '더현대 서울'에 가야만 하는 이유가 생긴 것이다.

보다 유연한 방식으로 신진 브랜드의 잠재력을 평가해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지난 1월 새롭게 선보인 'MZ세대 전문관'에는 더현대 서울의 '팝업스토어 실험'을 거친 신진 브랜드 20여개가 입점했다. 

더현대 서울 관계자는 "팝업스토어의 목적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것을 선보이는데 있기 때문에 MZ세대 고객 확보에 힘쓰는 더현대 서울은 이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팝업스토어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꾸준히 소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소주 오픈런족' 만든 원소주…더현대 서울 첫공개 이유는 

더현대 서울에서 운영됐던 원스피리츠의 '원소주' 팝업스토어. 사진제공=원스피리츠
더현대 서울에서 운영됐던 원스피리츠의 '원소주' 팝업스토어. 사진제공=원스피리츠

원스피리츠의 '원소주'는 더현대 서울의 팝업스토어 전략과 제대로 시너지를 낸 사례다. 원소주는 박재범 원스피리츠 대표가 미디어에서 몇차례 언급한 바 있어 출시 소식에 엄청난 관심이 쏠렸다. 

원스피리치는 더현대 서울 팝업스토어에서 원소주를 첫 공개했다. 팝업스토어 외에 다른 판매 채널은 열지 않아 희소성을 높였다. '더현대 서울에 가야 원소주의 맛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엄청난 인파를 불러모았다.  

오픈 첫날인 25일부터 오픈런이 시작됐고 예약 방문 신청 서비스에 약 3000명이 몰려 잠시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 팝업스토어 운영 일주일간 약 3만명이 방문했다. 

팝업스토어의 체험 요소도 적극 활용했다. 원소주로 만든 칵테일을 판매하는 칵테일존과 포토부스를 운영해 소주를 구매하지 못한 손님도 매장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원스피리츠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에서 원소주의 첫 팝업스토어를 연 이유에 대해 "MZ세대에게 가장 '핫'한 백화점인 동시에 재밌는 팝업을 운영한 경험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팝업스토어로 색다른 시도하는 명품 브랜드

더현대 서울에서 운영됐던 '레이디 디올' 팝업스토어. 사진제공=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에서 운영됐던 '레이디 디올' 팝업스토어. 사진제공=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과 협업해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는 브랜드들은 팝업 매장을 독창적으로 꾸며 고객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굵고 짧게 보여줄 수 있다. 주로 신진 브랜드의 무대가 됐던 팝업스토어 시장에 명품 브랜드들도 잇달아 뛰어드는 이유다. 

'레이디 디올'은 지난해 9월 더현대 서울 사운즈 포레스트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레이디 디올은 디올의 대표 핸드백 라인으로, 레이디 디올 상품만을 선보이는 팝업스토어가 열린 것은 국내 처음이었다. '레이디 디라이트백' 디자인을 형상화해 팝업스토어 외부를 독특하게 꾸몄다. 해당 팝업스토어에서만 판매되는 익스클루시브 상품을 선보였다. 

레이디 디올 팝업스토어 이후에도 명품 브랜드의 팝업이 줄을 이었다. 10월에는 '프라다'의 팝업스토어가, 11월에는 '티파니'의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업계는 명품 브랜드의 팝업스토어 오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백화점은 입점 없이 다양한 명품 브랜드를 고객에게 선보일 수 있고, 명품 브랜드는 기존의 틀을 깨고 체험형 매장 운영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공격적인 팝업스토어 오픈 등을 통해 MZ세대 고객 잡기에 공을 들인 더현대 서울은 개점 1년 만에 매출 8000억원을 넘겼다. 이는 국내 백화점 개점 첫 해 매출 신기록이다. 매출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0.3%로 절반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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