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은 저가매수 나섰는데..." 글로벌 증시, 진짜 기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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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은 저가매수 나섰는데..." 글로벌 증시, 진짜 기회일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2.25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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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긴축 우려 낮아지며 나스닥 3%대 반등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넘어..글로벌 경제에 타격 될 수도
유가, 2분기 내 배럴당 125달러 전망도 나와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빠르게 반등한 가운데 증권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각을 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빠르게 반등한 가운데 증권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각을 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되면서 털썩 주저앉았던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빠른 반등이 나타났다.

지정학적 위기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우려만큼 공격적인 긴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된 결과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매수 기회로 여기며 주식을 사들였고, 긴축 우려에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나스닥 지수는 24일(이하 현지시간) 3.3% 반등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움직임에도 여전히 조심스러운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한 곳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 급등이 이어질 수 있는데, 이것이 글로벌 경제에는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주식시장 역시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쏟아지고 있다. 

"3월 공격적 금리인상 가능성 낮아졌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이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대형 기술주의 매수 기회로 작용했다. 24일 아마존과 넷플릭스를 비롯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이어지자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술주 중심의 저가매수세가 이어졌다. 기술주는 금리인상 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업종으로 꼽힌다. 

개리 블랙 퓨쳐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설립자는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이 이처럼 고조된 긴장 하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성장주를 더 편하게 살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움직임에 조심스러운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엘리의 수석 시장 자금 전략가인 린지 벨은 "지정학적 영향으로 인해 (지금은) 넘어갈 수 있지만,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상 의도에 대해 여전히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캐시 보스트잔치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이같은 불확실성과 부정적인 경기여파 속에서 3월 기준금리를 25bp 높이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긴축을 향해) 진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2V리서치의 데니스 드버스셰어는 "투자자들은 러시아에 가해지는 강력한 제재를 예상해야 하는데 이는 성장을 둔화시키고 상품가격 상승 압력을 높일 것"이라며 "이번 위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에 따라 인플레이션, 재정, 성장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100달러 넘어선 국제유가..상승압력 지속될 듯"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유가 및 가스의 급등세다. 이미 지난 밤 브렌트유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세계 2위의 천연가스 생산국이자 세계 최대 산유국중 한 곳인 러시아의 역할을 고려할 때 최근의 움직임은 세계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라시아그룹의 애널리스트들은 "서방 국가들의 새로운 경제 제재는 많은 투자자 및 트레이더들이 러시아산 원유 취급을 극도로 신중하게 하도록 이끌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가스가 차질을 빚어 유럽 지역의 여러 국가로의 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유럽 내 기름값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드맥킨지의 유럽가스 연구 수석 분석가인 카테리나 필리펜코는 "러시아의 유럽향 가스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경우 상황은 훨씬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브렌트유가 2분기 내 배럴당 125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크리스찬 말렉 JP모건 글로벌에너지 전략 책임자는 "올해 2분기까지 브렌트유가 배럴당 125달러로 오를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러시아 수출에 차질이 없다 하더라도 유가는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에 따르면, 현재 원유의 글로벌 예비용량은 하루 280만배럴 수준인데, 이는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이슈에서 안정적일 수 있는 하루 500만배럴을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코로나 이후 경제가 회복되면서 석유 수요가 빠르게 되살아난 반면 친환경 추세 강화로 인해 석유기업들의 생산투자가 감소, 공급이 부족해진 것이 글로벌 예비용량을 급격히 낮췄고, 이같은 상황에서 벌어진 지정학적 이슈로 인해 에너지 가격의 급등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밥 맥널리 라피던 에너지그룹 대표는 "석유 공급과 가스 공급에 차질이 없을 때까지 유가는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브렌트유 가격 추이. 자료=CNBC
지난 24일(현지시간) 브렌트유 가격 추이. 자료=CNBC

"고유가, 세계 경제에도 타격 우려"

유가 급등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압박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오르면서 가계와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고유가로 인해 미국이 경기침체 위기에 빠졌다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지만, 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이미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탄력을 잃은 미국의 성장이 더욱 부진해질 수 있다는 것.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인 유가는 2분기 연간 성장률의 0.1%포인트, 3분기에는0.5%포인트를 삭감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소비가 미 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유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에너지 관련 비용 소비가 더욱 늘어난다면 다른 분야의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로 꼽힌다. 

EY-파르테논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유지할 경우 미 가계는 지난해보다 평균 750달러를 더 소비하게 된다"며 "물가가 오르면 2022년 GDP 성장률이 약 0.3%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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