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살인…이런 정권과 대화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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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 살인…이런 정권과 대화하려는가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7.06.20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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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미국, 자국 우선주의 강화할 때 한국은 어디에 서야 하나

 

오토 웜비어(Otto Warmbier)라는 22세의 젊은 미국 대학생이 사망했다. 그의 가족들은 19일(현지시간) “슬프게도 오늘 아들 웜비어가 집으로의 여행을 완전히 끝냈다”며 그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아들은 북한이 가한 끔찍한 학대로 숨졌다”고 했다.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이던 그는 지난해 1월 관광을 하기 위해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그해 3월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17개월간 옥살이를 하던 그는 지난 13일 석방돼 혼수상태(coma)로 미국에 돌아왔다. 신시내티 병원에 입원한지 엿새만에 사망한 것이다.

미국은 이 학생의 사망을 북한의 고문으로 인한 살인으로 보고 있다. 북한측은 식중독의 일종인 보톨리누스 중독증상을 보이다 수면제를 복용한후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지만, 믿을수 없는 얘기다.

미국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미국은 인권을 존중한다. 가뜩이나 어린 학생이 관광을 하기 위해 북한을 갔다가 북한당국에 체포되어 오랜 기간 수감되어 있다 돌아와 곧바로 사망했다. 미국 언론들은 그의 죽음을 인터넷에서 톱기사로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잔혹한 정권(brutal regime)이라 규정하며 진노했다. 그는 공식성명을 내고 윔비어의 사망을 애도하면서 "오토의 불행한 운명은, 무고한 사람들을 상대로 법규범과 기본적 인간의 품위를 존중하지 않는 정권들에 의해 저질러진 이런 비극을 예방하려는 우리 정부의 결심을 더욱 굳게 한다"며 "미국은 다시 한 번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애도를 표시했다. 미국내 대북 유화파로 북한을 수차례 다녀온 빌 리쳐드슨 전 뉴멕시코주 지사는 "웜비어가 억류돼 있는 동안 북한 외교관들을 20여차례 만났지만 그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얘기는 전혀 듣지 못했다"며 "북한은 웜비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국제사회에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웜비어는 여행사의 주선으로 북한을 여행했다. 중국에 기반을 둔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Young Pioneer Tours)라는 여행사다. 이 여행사는 웜비어가 구금되었을 때 그를 만나게 해달고 요청했어도 북한측은 거절했다고 한다. 극심한 외환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은 미국인 관광객을 붙들어 뭔가 협상하려 했던 것이다.

 

▲ /연합뉴스TV 캡쳐

 

자국민이 외국에서 불분명한 이유로 사망했을 경우, 외교적 분쟁 나아가 전쟁의 원인이 된다. 가뜩이나 미국은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개발로 가능한 모든 제제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마당에 이번 사건은 북미 간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 분명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망한 웜비어의 유족에게 조전을 보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취하고 있는 대북 유화제스춰가 설득력을 잃고 있다.

북한은 변한게 없다. 핵실험, 미사일 발사를 조금도 양보하지 않고 있다. 인권마저도 개탄스럽다. 외국인 청년을 주검의 상태로 가두었다가 돌려보냈다. 그래도 같은 민족이니까, 대화하면 통할 것이라는 생각은 혼자만의 짝사랑일수도 있다.

곧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도 화가 났고, 미국의 조야가 들끓고 있다. 문정인 대통령 특보의 발언, 사드 배치 연기의 문제는 어쩌면 웜비어의 사망보다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다뤄질수도 있다.

미국은 한국을 오랜 동맹으로 여기고 있다. 6.25 전쟁에도 피를 흘리며 싸웠다. 미국 곳곳에 한국전 참전 기념탑이 있다. 한국을 지켜주기 위해 미국의 비용으로 사드를 배치하려는데, 환경영향평가를 한다는 이유로 1년이상 끈다는 소식에 오피니언 리더들이 서운해 하고 있다. 차라리 사드를 빼겠다고 나올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말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국이 미국과 거리를 두면서 자주적으로 나가는 것은 한국의 선택일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은 자국인의 생명과 자국 안보가 위협당할 때,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로 갈수도 있다. 그게 트럼프고, 그를 밀었던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이다. 시진핑과 즐겁게 만찬을 한 직후에 미국에 적대적인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토마호크 미사일 수십발을 날린 게 트럼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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