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사외이사·부행장 임기 대거 만료…세대교체 이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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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사외이사·부행장 임기 대거 만료…세대교체 이뤄지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12.0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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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그룹 사외이사 73% 임기 만료 앞둬
4대 은행 부행장 70% 임기도 이달 만료
"노동이사나 공익이사 통해 견제와 균형 필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사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와 시중은행에서 사외이사·부행장 등 경영진들의 임기가 대거 만료된다.

내년 주주총회까지 경영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따라 달라지는 점이 있을 지 주목된다. 

사외이사는 대부분의 경우 유임이 예상되지만 부행장의 경우 세대교체가 있을 수 있어 이로 생길 수 있는 변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5대 금융그룹 사외이사, 73% 내년 초 임기 만료

9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에서 내년 3월경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전체 38명 중 28명(약 73%)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이들이 대부분 연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KB금융에서는 사외이사 7명(선우석호, 스튜어트 B.솔로몬, 최명희, 정구환, 김경호, 권선주, 오규택)이 전원 내년 3월 주주총회 시점에 임기가 만료된다. 권선주·오규택 사외이사는 내년 3월 19일, 나머지는 3월 25일까지가 임기다.

또 내년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신한금융에서는 8명(박안순, 배훈, 변양호, 성재호, 윤재원, 이윤재, 진현덕, 최경록), 하나금융은 6명(박원구, 백태승,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정원)이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4명(노성태, 박상용, 정찬형, 장동우)의 임기가 내년 주주총회까지다.

우리금융의 경우 사외이사 4명이 모두 과점주주가 임명한 사외이사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에 예금보험공사가 지분을 매각하면서 유진프라이빗에쿼티(유진PE)도 사외이사 추천권을 가지게 됐다.

또한 NH농협금융은 3명(정재영, 이진순, 남유선)이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에는 이미 연임된 사외이사가 상당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에 처음 선임되면 2년의 임기를 받고 1년 단위로 연장되거나 바뀔 수 있다"며 "금융지주사별로 다르지만 최대 5~6년 정도 연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금융권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안정성을 선호하게 됐기 때문에 이번에도 사외이사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후보군을 상시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있다"며 "전략적 목표에 부합하는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내부통제 미작동시 사외이사 책임추궁 미흡…노동이사제 도입해야

다만 사외이사들 다수가 연임해 높은 보수를 받으면서도 금융사고를 막지 못하고 내부통제에 소홀한 점은 비판할 점으로 꼽힌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교수는 지난 6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주관으로 개최된 '실적주의가 몰고 온 한국금융의 몰락 토론회'에서 금융산업과 금융감독의 실패 원인 중 하나로 이사회 및 주주의 실패를 들었다. 

전 교수는 "내부통제제도 미작동에 대한 이사의 책임 추궁이 회사법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사에 대한 주주의 통제 장치 또한 미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벌 계열회사 체제가 초래하는 후진적 의사결정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사외이사들은 보수는 많이 받으면서 금융지주 내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 유지에 대해서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사외이사들의 보수는 지난해 기준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만에 약 40%가량 증가한 것이다. 

그럼에도 올해 5대 금융지주사 이사회와 이사회 산하 위원회에 올린 안건 가운데 반대 의견이 표명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융회사 사외이사들이 '거수기' 역할만 한다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국장은 "사외이사로 선정되는 인물들은 주로 지배주주나 경영진에 우호적인 경우가 대다수"라며 "게다가 사외이사의 활동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수 주주들이 추천하는 이사들이 사외이사가 되거나 노동이사제를 도입하지 않는 한 쉽게 풀리지 않을 문제"라며 "현재의 사외이사는 크게 무력화돼 있기 때문에 제도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앞으로도 개선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4대 은행 부행장 31명 대거 임기 만료…농협은행은 8명 신규 선임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에서 부행장 44명 중 31명의 임기가 이달 만료된다. 

앞서 농협은행의 경우에는 지난 3일 김춘안, 길정섭, 윤상운, 윤해진, 이수환, 이연호, 이현애, 조상진, 박수기 등 8명의 부행장을 이미 신규 선임했다. 

국민은행에서는 부행장 6명 중 5명(성채현, 김운태, 우상현, 김영길, 하정)의 임기가 이달 만료된다. 윤진수 부행장 임기는 내년 12월까지다. 

신한은행에서는 21명의 부행장 중 12명(장동기, 이재학, 정지호, 이병철, 배두원, 조경선, 김임근, 안효열, 신연식, 최상열, 박현준, 배시형)의 임기가 이달 31일 마무리된다. 

하나은행은 12명의 부행장 중 10명(김기석, 남궁원, 박승오, 박지환, 윤순기, 이승열, 이종승, 이호성, 정민식, 황효상)의 부행장 임기가 마무리된다. 앞서 한준성 부행장은 지난 9월 임기를 마치고 하나은행 자회사인 GLN인터내셔널 대표로 이동했다. 

우리은행은 5명의 부행장 중 4명(박화재, 이중호, 황규목, 김성종)의 임기가 이달 17일까지다. 지난 6일 임기가 마무리된 조병구 집행부행장은 1년 연임해 내년 12월까지 임기를 부여받았다.

지주를 제외한 은행의 사외이사는 22명 중 18명의 임기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5명의 사외이사 중 4명(임승태, 안강현, 석승훈, 유용근)이 내년 3월 주총에서 임기가 마무리된다. 신한은행은 6명의 사외이사 중 4명(박원식, 서기석, 윤승한, 이흔야)이 해당된다. 

하나은행은 6명 중 5명(황덕남, 고영일, 김태영, 유재훈, 이명섭)이 대상이며, 우리은행은 5명의 사외이사 전원(박상용, 노성태, 정찬형, 박수만, 김준호)이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임기가 남아있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1일 이재근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이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내정되면서 은행권에 세대교체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서 부행장들도 대거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것도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권 행장이 1년 더 연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지만 우리금융의 민영화 이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기는 점이 변수라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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