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인터넷은행 삼국지...토스 "원 앱 전략으로 사용자 포용"
상태바
막 오른 인터넷은행 삼국지...토스 "원 앱 전략으로 사용자 포용"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6.09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존 케이뱅크·카카오뱅크와 중금리대출 경쟁 예상
비금융정보까지 포함해 신용평가모델 고도화 나서
원 앱 전략으로 월간 사용자 1100만명 확보에 주력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토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토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토스가 은행업 인가를 받아 오는 9월 토스뱅크를 출범한다. 이에 따라서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9일 제 11차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토스뱅크에 대한 은행업을 인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7년 4월 카카오뱅크 인가 이후 4년만에 제3호 인터넷은행이 출범하게 됐다. 

앞서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2019년 1월부터 토스뱅크 사업을 준비해 그해 12월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이후 2020년 1월 토스혁신준비법인을 설립해 토스뱅크 본인가를 준비했다. 

중·저신용자 대출로 금융 소외 계층 포용

토스가 이번 인터넷은행 출범과 함께 내세우는 가장 큰 목표는 금융 소외 계층 포용이다. 

토스뱅크는 일반 은행 이용자 외에도 중·저신용자, 금융이력부족자(씬파일러),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외국인 등에게도 자사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토스는 자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도화된 신용평가모델(CSS)을 구축할 예정이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간담회에서 신용평가모형을 설명하고 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이날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토스는 누구보다 많은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이 몇 년 동안 대출을 신청하고 심사받고 실행했던 데이터를 모든 업권으로부터 수집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까지 신용평가는 신용서비스나 신용카드를 사용했던 결과만 판단해 모순이 있었다"며 "이력이 없는 사람들도 제대로 대출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토스 플랫폼에서 몇 년간 비금융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설명했다. 

토스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전 업권에서 대출을 신청한 사용자의 80%가 4등급 이하였다. 이에 토스는 자체 신용평가를 기반으로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 중 30%의 등급을 상향했다고 밝혔다. 

토스뱅크가 특히 내세운 차별화 전략은 중금리 대출 영역이다. 

토스뱅크는 금융당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서 출범 후 올해 말까지 중금리 대출 비중을 전체 대출의 34.9%로 맞추겠다고 보고했다. 이어 2023년 말에는 중금리 대출 비중을 44%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2023년까지 중금리 대출 비중을 30%대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과 대조된다.

금융당국은 인가 이후 토스뱅크가 차질 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손익분기점 도달 예상시점인 2025년까지 증자 계획을 이행하도록 조건을 걸었다. 

홍 대표는 "약 5년간 1조원 정도 자본을 추가 증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매년 3000억원씩 증가하는 식으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원 앱 전략으로 월간 사용자 1100만명 확보에 주력

토스의 또다른 강점은 원 앱 전략이다. 다른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토스 앱 내에서 모든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택한 배경에는 토스 앱 자체의 성공이 있었다. 토스는 지금까지 누적 가입자 2000만명과 누적 송금액 150조원을 기록했다. 토스의 월 평균 이용자는 1100만명이며 월 송금액도 6조원에 달한다. 

홍 대표는 모바일뱅킹 앱을 별도로 출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매월 1100만명이 금융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매달 한 번 이상 토스에 접속한다"며 "이들이 모두 뱅크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잠재적 이용자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별도 앱을 출시하지 않으면 이에 대한 마케팅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이렇게 초기에 아낀 비용으로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스가 굉장히 단단한 앱이라 많은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대용량 트래픽을 한번에 소화할 수 있다"며 "금융서비스는 안정성과 대규모 트래픽 처리, 보안이 중요한데 토스는 6년 넘게 안정적 보안체계를 갖추고 있어 초기에 은행서비스로 많은 사용자를 끌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토스 앱 내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지만 서버운영이나 컴플라이언스 체계 등이 독립적으로 구동된다. 홍 대표는 "토스 앱이 가진 장점을 가지면서 서버는 자체적으로 구축해 장점을 취사선택했다"며 "토스 앱이 다운된다고 해도 토스뱅크는 독립적으로 구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도 중금리 대출 확대 주력

이미 중·저신용자 대출을 제공하고 있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더 공격적으로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와 대출 확대에 나선다. 

당분간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에서 '3파전'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1조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최대주주인 비씨카드는 케이뱅크에 4249억원을 추가로 출자한다.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 금액인 5248억7320만원의 약 80%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확장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신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플랫폼과의 협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IT 인프라를 확충하고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공급을 확대한다.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하고, 신용점수 820점(KCB 기준) 대상 신용대출 상품인 '중신용대출'의 최대 대출한도를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 중신용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도 1.50%포인트가량 인하해 최저금리를 2.98%로 적용했다. 

카카오뱅크의 새 신용평가 모형은 카카오뱅크가 2017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쌓아온 금융 거래 데이터와 이동통신 3사가 보유한 통신료 납부정보, 통신과금 서비스 이용정보 등을 기반으로 한다. 

신용평가모형 개선도 지속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휴대폰 소액결제정보와 개인 사업자 매출 데이터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반영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서 내년에는 카카오 공동체가 보유한 비금융정보를 분석해 적용할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앞선 두 인터넷은행의 이러한 행보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 대표는 "토스의 경쟁상대는 없으며, 바꿔 말하면 모두가 경쟁자라는 뜻"이라며 "이용자 관점에서 가장 좋은 서비스가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토스의 목표이며 따라서 다른 은행들과의 경쟁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