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톺아보기] 유튜브 예능 '머니게임'...끊이지 않는 논란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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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톺아보기] 유튜브 예능 '머니게임'...끊이지 않는 논란 뒷이야기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5.30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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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조회수 5761만회, 평균 회 당 720만회 꼴
약 4억8000만원 상금 놓고 14일간 참가자 8인 밀실 감금
심의 없고, 제작기간 4개월...기존 예능 대비 월등한 '가성비'
홍보효과 대박난 '우리은행', 사전 제작 단계부터 기업 관심 이어져
유튜브 예능 '머니게임'. 사진= 머니게임 영상 캡처
유튜브 예능 '머니게임'. 사진= 머니게임 영상 캡처
연일 터지는 정치·사회 뉴스에 빠져 정작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IT트렌드를 놓치기 일쑤죠. IT기술, 인포테인먼트 소식입니다. 흐름을 놓쳤다간 금방 시대에 뒤처지게 됩니다. 오피니언뉴스는 매주 주요 IT, 과학기술, 게임 소식들을 모아 소개합니다.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미래에 영향을 줄 IT뉴스를 주로 다루려합니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머니게임은 끝난 후가 본게임이였네.”

유튜버 ‘진용진’이 기획한 웹 예능 ’머니게임’에 대한 한 시청자의 반응입니다. 머니게임은 종편이나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오리지널 예능과는 다른 양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홍보효과를 노리고 제작지원에 나섰고, 인터넷 방송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며 기존 예능 제작 문법에 벗어난 방식의 콘텐츠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겁니다. 

지난 15일 머니게임은 8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지만, 30일까지도 '뒷이야기'에 대한 기사가 보도되며 인터넷 커뮤니티와 참가자들의 SNS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방송이 끝난 뒤에 더 인기를 끄는 모양새입니다. 최종화를 공개한 시점에서 평균 조회수는 400만회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회당 평균 조회수는 720만회가 넘습니다. 8편의 누적 조회수는 5761만회에 달합니다. 

OTT업계에서는 심의가 없는 유튜브에서 머니게임 특유의 ‘자유도 높은 설정’이 현재의 인기를 만들었다고 분석하면서도 선정성에 대한 비판도 나옵니다. 종편이나 OTT에 송출하는 예능은 선정성 논란 때문에 이런 시도를 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머니게임의 규칙은 간단합니다. 배진수 작가의 동명 인기웹툰의 설정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8명의 참가자는 14일 동안 밀실에 갇힙니다. 참가자가 원할 경우 자진퇴소도 가능합니다. 14일을 버티면 4억8000여만원의 상금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물·이불·라면 등 생존에 필요한 물품은 시중 가격의 100배를 내고 사야합니다. 참가자의 사비를 내는 것이 아니라 우승 상금에서 차감하는 구조입니다.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간이변기를 돈 내고 사야합니다. 샤워를 하려면 식수를 사야 하고 정신과 치료를 위해 약을 먹어야 하는 참가자 역시 시중 가격의 100배를 내고 사야합니다.

참가자들이 더 많이 소비할수록 퇴소 시점에서 받을 수 있는 상금은 줄어듭니다. 

참가자 8명 대부분은 유튜브나 아프리카TV나 트위치 등에서 활동하는 방송인입니다.

누가 뭘 샀는지를 숨길 수 있고 14일간 어떤 거짓말과 절도도 허용됩니다. 8일차 이후부터는 매일 1회 투표를 통해 강제 퇴소자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간의 관계 형성은 ‘생존’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자진퇴소자 없이 8명이 모두 협력하면 1인당 5000만원에 이르는 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신 혼자 남으면 상금을 나눠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참가자들도 초반에는 ‘햇반’ 대신 공동구매한 쌀로 밥을 지어먹는 등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협력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누군가의 과한 소비로 상금이 갑자기 줄어들자 긴장이 고조됩니다. 몸싸움을 벌이고, 욕설도 오고갑니다.

참여자간 성별 갈등 구도가 형성되면서 도중에 여성 참가자들이 집단 퇴소하기도 했습니다.

4명이상의 참가자가 자진퇴소하면 최종 생존자도 상금을 받을 수 없는 규칙을 이용한 겁니다. 참가자 전원의 동의로 다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최종에는 2명의 여성 참가자가 살아남았습니다. 

최종화에서 2명 생존자는 그간 협조관계였던 탈락자 2명 등과 상금을 나눈다고 밝혔습니다. 각자 2000만~3000만원 상당의 상금을 받은 겁니다.  

매화 수백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던 머니게임에 언론이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된 건 이 때부터입니다. 상금을 나누기로 합의하는 과정에서의 카카오톡과 통화 녹취 등을 공개하며 참가자간 폭로전이 이어졌습니다. 

참가자 8명 대부분이 인터넷 방송인이었던 탓에 각자의 유튜브 채널, SNS 계정, 인터넷 방송 등에서 논란은 확산됐습니다. 

아프리카TV·트위터 등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에서는 실제 참가자들이 다른 방송인들과 프로그램을 소재로 또 다른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냈습니다. 참가자 중 한명인 유튜버 '논리왕 전기'가 지난 25일 진행한 유튜브 생방송은 시청자 38만명이 몰리며 동시간대 전세계 시청자수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지원한 우리은행은 그야말로 ‘대박’이 났습니다. 머니게임에서는 참가자들의 사용금액에 따라 매회차에서 상금 예정액이 차감되는 장면을 우리은행 모바일앱에 표시하는 형태로 시청자에게 전달했습니다.

최종 우승자에게 상금을 지급할 때도 우리은행 모바일앱을 이용하는 모습을 시청자에게 보여줬습니다. 

폭로니 법정공방이니 하는 뒷이야기는 참가자 개인 차원의 논란인데 반해 상금을 놓고 벌이는 화제성에 있어서는 엄청난 홍보효과를 챙긴 셈입니다.

논란의 양상도 참여자의 과거 학교 폭력 가해 사실 등 반사회적인 내용이 아니라 집단퇴소 과정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참여자간 갈등 관계가 주된 내용입니다. 그 자체가 ‘머니게임’의 연장성인 겁니다. 

머니게임은 앞서 기획 단계에서 다수 기업이 제작 지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OTT 등에 공급되는 예능의 회당 제작비는 2~3억원 수준입니다. 8 회차를 만들면서도 4억8000여만원의 상금이 제작비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머니게임의 ‘가성비’와 화재성은 기존 예능이 따라갈 수 없는 수준입니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국내 서비스 중인 OTT업계의 제작 ‘문법’에는 완전히 어긋난 작품인 셈입니다.

머니게임 제작은 지난 1월 중 이뤄졌습니다. 제작후 편집을 거쳐 최종회 공개까지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

OTT 업계에서는 ‘대작’이라 불리는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기 위해 2~3년의 시간과 편당 최소 수십억원 수준의 제작비를 씁니다. 

지난해 ‘가짜사나이’의 성공에 이어 머니게임으로 이제 OTT업계 역시 ‘숏폼’ 콘텐츠를 의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재석이나 방탄소년단(BTS)을 섭외하지 않고도 MZ세대를 대상으로 짧은 기간에 성공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여러 차례 증명된 겁니다.  

OTT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재석 등 지상파나 종편 예능의 주연 MC들은 MZ 세대에게는 이미 '옛날 사람들'”이라며 “새로운 예능 유망주 발굴은 어려운데 유튜브에는 매일 스타가 탄생한다”고 토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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