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틸만큼 버텼다"… 4월부터 구형 실손보험 두자릿수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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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틸만큼 버텼다"… 4월부터 구형 실손보험 두자릿수 인상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2.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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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구실손보험 보험료 19% 인상 밝혀
나머지 DB손보·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보도 14~19%↑
"손해율 130%~140%에 이른다… 보험료 올려도 손해 여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손보업계가 오는 4월부터 구형 실손보험 보험료를 두자릿수 인상함에 따라 소비자 불편이 예상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높은 손해율을 강조하며 어쩔 수 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5대 손보회사(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는 구실손보험 보험료를 최소 14%에서 최대 19%까지 인상할 예정이다.

구실손보험은 2009년 9월까지 팔린 후 절판된 상품이다. 가입 건수는 약 867만건에 이른다. 이후 보험사들은 표준화실손보험과 신형 실손보험(2017년 4월 이후)을 내놓고 있다. 표준화실손보험 가입건수는 약 1900만건, 신실손보험 가입건수는 약 655만건으로 모두 합치면 3400만건(단체 계약건 제외)이 넘는다. 국민의 약 60%가 가입자인 셈이다.

보험료를 가장 많이 인상하는 회사는 삼성화재다. 삼성화재는 이날 구실손보험 보험료를 19% 올린다고 밝혔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전날 2020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구실손 보험료를 업계 최대폭 19%로 인상한다"며 "계속해서 보험료를 올려 손해율을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손해율이란 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 비율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각 사에 따르면 DB손보는 구실손보험 보험료를 17%, 메리츠화재는 14~15%, 현대해상은 17~19% 가량 인상할 계획이다. KB손보는 인상율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으며 산출 중이라고 밝혔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손해율이 워낙 높아 15% 이상 올려도 적자를 보게 되는 상황"이라며 "손해율 증가 대비 보험료 인상률은 굉장히 낮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실손보험 손해율은 130~140%에 이른다. 보험료를 100원 받으면 보험금으로 130원을 지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손보험으로 크게 적자를 보고 있음에도 지난해 국내 5대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KB손보를 제외하고 나란히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하락한 것을 큰 이유로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가 종식되고 나서 사람들 통행이 많아지면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다시 오를 것"이라며 "실손보험도 코로나19 이후 병원에 가는 사람이 늘어나면 손해율이 더 오를 것이니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영업구조는 두 가지다. 보험업 본업에서 나오는 수익과 소비자로부터 보험료로 받은 돈을 자산운용에 맡겨서 나오는 수익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보험업 본업은 계속해서 마이너스인데 자산운용을 통해 이를 메꾸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실손으로 4000억 가까이 손해가 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손이 가입자가 많아서 그렇지 보험료로 수익이 좋아진 게 아니라 자산운용으로 수익이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실손보험의 위험손실액은 2조8000억원, 위험손해율은 133.9%를 기록했다. 보험업계는 작년에도 위험손해율이 130% 이상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보험료를 법정 인상률 상한선인 25%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한상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보험상품을 팔아서 초반에만 이익을 내고 손실은 뒤로 밀어버릴 수가 있었는데 이제는 회계기준이 바뀌고 감독기준이 바뀌어서 그럴 수 없게 됐다"며 "이제는 미래에 일어날 손실까지 다 대비해서 이익이 나는 상품을 판매해야 하기 때문이 보험사로서는 보험료를 올리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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