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폭풍 성장한 K-진단키트, 올 수출 2조원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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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폭풍 성장한 K-진단키트, 올 수출 2조원 넘을까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0.11.06 10: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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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올 9월까지 코로나 진단키트 수출금액 1.4조원"
씨젠 분자진단키트 정확도 95%...전망 '맑음'에 목표주가 35→37만원
셀트리온·녹십자 항원진단키트, 신속함과 정확도 '두 마리 토끼' 잡아
항체진단, 국내서는 긴급사용승인 내역 없지만 해외 수출은 활발

[오피니언뉴스=양소희 기자] 글로벌 코로나 재확산세에 코로나 키트 관련주들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6일 오전 기준 전 세계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68만5295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확진자 수는 4800만명이 넘어간다.

국내에서도 건조한 가을, 초겨울 날씨가 이어지자 코로나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국내 확진자수는 지난달 30일부터 11월 1일과 2일을 제외하고 모두 세 자릿대 신규 확진자 수를 이어가고 있다. 6일 자정 기준으로 집계된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145명으로 지난 2일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생산한 코로나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부터 이어져 온 수출 호재가 내년까지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키트 '대박' 기업으로 잘 알려진 씨젠은 지난 2월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후 영미권 국가들을 포함한 67개국에 5000만개 테스트 물량을 수출했다. 최근 개발한 키트는 겨울철 유행을 앞둔 독감도 동시 진단이 가능해 수출 규모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과 2100억원 규모의 '샘피뉴트' 진단키트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GC녹십자엠에스도 지난 6월 진단키트 수출 허가를 획득하고 150억원 이상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진단키트 매출 강세에 힘입어 씨젠은 전년 동기 대비 주가가 16배 가까이 급등했다. 셀트리온과 GC녹십자의 주가도 전년동기 대비 각각 1.8배, 5배 가까이 올랐다.

기업들이 개발중인 코로나 진단키트 종류는 크게 분자진단과 면역진단으로 나눠진다.

이중 분자진단(RT-PCR)키트는 분자진단에 해당하고 항원진단(RDT)키트, 항체진단(RDT) 키트는 면역진단방법에 해당한다. 키트별 원리와 대표 기업 등이 다양한 만큼 앞으로도 국내 키트개발 사업은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씨젠의 코로나 진단 시약. 사진=씨젠

씨젠 분자진단키트 정확도 95%...목표주가 35→37만원

분자진단(RT-PCR)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코로나 의심증상이 발현될 때 보건소나 병원에 가서 받는 검사법이다. 의료기관에서 검체를 채취해 검사센터 등으로 보내면 자동화장비를 통해 추출한 RNA를 분주하고 검사를 진행한다. 

RNA는 DNA와 함께 생물체에서 가장 중요한 분자 중 하나로 DNA로부터 생산된다. RNA가 DNA에 있는 정보를 전부 전사(轉寫:정보가 옮겨진다는 뜻)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업무에 활용 가능하다. RNA의 가장 대표적인 쓰임새 중 하나는 감염여부 진단이다. 

몸에서 만들어지는 RNA를 분석하면 세포 상태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 후 12시간 이내로 결과를 통보 받을 수 있으며 정확도는 95%다.

국내 대표적인 분자진단키트 생산 기업은 씨젠이다. 이밖에는 오상헬스케어, 나노엔텍 등이 있다. 지난 4일 생산한 키트가 국내서 첫 정식허가를 받은 코젠바이오텍도 해당된다.

씨젠의 분자진단키트는 코로나 특이 유전자 3개를 모두 검사가능하며 지난 3월부터 미국과 유럽을 대상으로 수출을 진행해왔다. 올 3분기 매출은 연결 기준으로 전년 대비 1040% 증가한 3575억원, 영업이익은 3250% 증가한 2292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15일 발표된 9월 관세청의 진단키트 수출금액이 2억8751만 달러로 지난 8월 대비 59.1% 급증했다"며 고점이었던 4월 수출금액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런 호조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씨젠이 R&D 투자를 확대하고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씨젠의 목표가를 기존 35만원에서 3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젠바디 키트 생산 공장. 사진=연합뉴스

항원진단키트에 나노반도체 활용, 전류값 증폭...셀트리온·녹십자의 '두 마리 토끼' 잡기

항원진단키트(RDT)도 분자진단키트와 마찬가지로 코와 목 속에서 채취한 검체를 이용한다.

키트에 검체를 떨어트리면 바이러스 항원이 키트에 내장된 항체와 결합해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임신진단키트에 활용되고 있다.

항원진단키트의 가장 큰 장점은 간편함과 신속함으로 알려져 있다. 검사 시간이 10~15분밖에 걸리지 않으며 별도의 장비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정확도가 80%로 낮아 검사 결과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긴급사용승인을 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국 FDA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고 21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이루어낸 셀트리온의 현장진단(POCT) 항원진단키트 '샘피뉴트'와 녹십자의 POCT 형광면역 항원진단키트의 수출허가는 더욱 돋보인다.

샘피뉴트와 항원진단키트는 기존 항원진단키트의 신속함에 정확도를 더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두 기업 키트 모두 정확도가 여타 항원진단키트와 달리 93~94%에 달한다.

셀트리온의 샘피뉴트와 녹십자의 형광면역 항원진단키트. 사진제공=셀트리온·GC녹십자

셀트리온이 진단기업 BBB와 협력해 개발한 코로나 항원진단키트 '샘피뉴트'는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감염 초기 환자들을 선발해내는 용도로 사용되며 분자진단 대비 94% 이상의 높은 정확도(민감도)를 보여 주목 받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샘피뉴트의 정확도가 높아진 기술적 요인에 대해 "채택된 기술이 기존의 다른 신속진단키트와는 달리 전류값을 증폭시켜 검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높은 민감도를 보일 수 있었다"며 "대개 체내 바이러스 농도는 증상발현 시기에 정점을 기록하고 이후 점차 낮아지는데 7일전까지는 대체로 높게 유지돼 검출이 용이하기 때문에 대상환자를 증상 후 5일 이내 환자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동개발로 진행되고 있고, 올해 매출에서는 키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첫 거래인만큼 수요에 따라 시장 확대가 기대되고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녹집자의 자회사 녹십자엠에스가 개발한 형광면역 항원진단키트의 경우에는 나노반도체가 들어가 정확도를 높였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나노반도체를 활용해 항원과 항체의 결합 반응을 인식하고, 코로나를 진단해 정확성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셀트리온과 녹십자의 실적 및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며 각각의 목표 주가를 셀트리온은 36만4000원, 녹십자 50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두 기업 모두 백신, 치료제도 순항중이다.

이밖에 항원진단키트를 개발중인 기업으로는 유럽인증을 획득한 앤디포스, 디엔에이링크, 젠바디 등이 있다.

수젠텍의 항원·항체 신속진단키트. 사진=수젠텍

항체진단키트, 신속하지만 초기 감염자 잡아내기 어려워

항체진단키트는 혈액에서 분리한 혈청을 검체로 사용하는 키트다. 정확도가 높지 않아 국내에서는 긴급사용승인의 신청 및 승인 내역이 아직까지 없다.

다만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항체진단키트가 해외 수출 승인을 받은 경우는 있다.

국내 항체진단키트 개발 기업으로는 GC녹십자엠에스와 미국에 항체진단키트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엑세스바이오와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나노엔텍, 독일에 20만개 규모의 물량을 공급하기로 한 수젠텍, 바디텍메드 등이 있다. 이 중 녹십자는 항체진단키트 외에도 기존의 분자진단키트 2종, 항원진단키트 1종에 대한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항체진단키트에 사용되는 혈청은 혈장에서 섬유소원을 제거한 나머지를 의미한다. 항체진단키트는 검체를 통해 체내에 이뮤노글로블린M(lgM)과 이뮤노글로블린G(lgG) 두 종류의 항체 중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가장 먼저 생기는 lgM 항체가 생겼는지 확인을 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lgM이 형성됐다면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어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항체 형성 유무를 확인해 코로나 양성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다. 검사 시간은 15분 가량이며 항원진단키트와 마찬가지로 간단하지만 정확도가 70~90%로 정확도가 비교적 낮다.

또 항체가 형성되는데 감염 이후 2~10일 정도의 시간이 걸려 초기 감염자를 잡아내는 것도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다만 GC녹십자엠에스 등은 지속적으로 항체진단키트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입장이다.

국내 코로나 진단키트 수출 실적은 올해 9월을 기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식품안전의약처는 코로나19 진단시약 수출 금액이 9월까지 약 1조 3956억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19년 체외진단시약 전체 수출액(4855억원)보다는 187% 증가한 규모다. 코로나의 현재 확산세로 볼 때 연말까지 판매가 20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는만큼 남은 4분기 매출 행보도 긍정적인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키트 수출이 K-방역의 성과와도 맞물려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3분기이후 코로나 재확산세가 이어지는 추세라 올해 수출금액이 2조원에 육박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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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민 2020-11-22 22:52:42
우리나라 진단키트가 자랑스럽습니다. 수출 실적 1조원 돌파 우리나라가 백신개발도 수출된다면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도 있을텐데 대한민국의 발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