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된 일본車 불매운동…日 브랜드 '요지부동' 이유는?
상태바
현실화된 일본車 불매운동…日 브랜드 '요지부동' 이유는?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8.05 16: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日 완성차 7월 신규등록, 전월比 32.2%↓
일본車 업계 "프로모션 없어…상황 예의주시 中"
업계 "日 하이브리드 수요 지켜봐야…"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일본 정부의 보복무역 규제로 인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완성차 업계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완성차 브랜드는 별다른 대응 없이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신규 고객 유치에 애를 먹고 있다는 영업 현장의 목소리에도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격 프로모션 역시 요지부동이다. 

ㅇㄹ
반일 감정이 악화되면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완성차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는 2674대로 전년 동월(3229대) 대비 17.2%, 전월(3946대) 대비 32.2% 감소했다.  

반면, 지난달 전체 수입 자동차 신규등록대수 1만9453대로 전월(1만9386대) 0.3% 증가, 전년 동월(2만518대) 대비 5.2%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일본 완성차 업계는 전체 시장 대비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지난달 수입차 시장 점유율(13.7%) 역시 전월(20.4%) 대비 6.7%p, 전년 동월 대비 2%p 하락했다. 

◆ 혼다, 전월比 41.6% 감소…토요타 37.5%·렉서스 24.6%↓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렉서스를 제외한 모든 업체가 전월, 전년 동기 대비 모두 마이너스 성장했다. 

혼다의 지난달 신규등록은 468대로 전월(801대), 전년 동월(704대) 대비 각각 41.6%, 33.5% 감소했다. 토요타(전월:1384대·전년동월:1270대)는 865대로 각각 37.5%, 31.9% 줄어들었으며 인피니티(올해 7월:131대·6월:175대·전년 7월:163대)는 각각 25.1%, 19.6%, 닛산(올해 7월:228대·6월:284대·전년 7월:351대))은 각각 19.7%, 35% 감소했다. 

지난달 982대의 신규등록을 기록한 렉서스는 전년 동기(741대) 대비 32.5% 증가했으나 전월(1302대)과 비교하면 24.6% 감소했다. 

◆ "신규 고객 유치 힘들어…프로모션은 아직"

영업 현장에서는 악화된 한일 관계에 신규 고객 유치가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본 브랜드 한 딜러는 "지난달부터 한일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고객에 한해서는 흔들림이 없지만, 신규 유입 고객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면서 "사회적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본사 측에서는 가격 프로모션 등 특별한 대응 방안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서 "기존 체결 계약 건수가 많이 남아있어 당장 타격이 크다, 작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향후 2~3개월 정도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본 완성차 브랜드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실적 감소 배경으로 휴가 등 계절적 요인과 함께 사회적 이슈(한일 관계)가 작용했다고 보고 있으나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업사원 말처럼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선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7월 신규등록현황을 보면 렉서스·토요타·혼다·닛산·인피니티 등 일본완성차 업계 실적은 전월 대비 모두 감소했다. 표=오피니언뉴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7월 신규등록현황을 보면 렉서스·토요타·혼다·닛산·인피니티 등 일본완성차 업계 실적은 전월 대비 모두 감소했다. 표=오피니언뉴스

토요타·렉서스 관계자는 "한일 관계에 대해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실적 감소로 인한 가격 프로모션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닛산·인피니티 측은 실적 악화에 대해 "내부적으로 국내 상황(한일 관계) 영향으로 풀이하고 있다"면서 "이번 이슈로 인한 특별한 프로모션은 준비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혼다 관계자 역시 "사회적인 이슈(한일 관계), 계절 지수, 휴가 시즌 등의 영향 인지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으며 마케팅 활동 역시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7월 실적 영향을 단지 일본 불매운동으로 규정하지 않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향후 대응 방안을 만들어 갈 것이란 게 일본 완성차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 업계 "日 하이브리드 수요 되살아날 수도…"

업계에서는 일본차 수요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유보했다. 자동차는 일반 소비재와 달리 구매 가격 만큼 충성심도 높기 때문에 사회적 이슈로 인해 장기적으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기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산 하이브리드 모델 점유율이 높다"며 "현재 일본을 제외한 다른 수입차 업체의 하이브리드 모델 영향력은 미미한데 잠재 고객이 국내 시장으로 눈 돌릴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전반적으로 일본산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만족감이 높은 상황에서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지가 많지 않아 시장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본 브랜드 매장에서 고객들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향후 타격은 더 커질 것"이라면서도 "최근 일본산 하이브리드 모델에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데 수입차 시장에서는 마땅한 경쟁모델이 없고, 수요가 한국 모델로 돌아설 가능성도 크지 않아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국 구매 시기를 늦추는 시나리오를 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 역시 "일본차에 대한 선호도는 1~2달 실적으로만 판단하기에는 무리수"라며 당장의 실적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박 교수는 "지난해 BMW 화재로 인해 유려가 많았지만, 실적에 큰 타격은 있지 않았다"면서 "자동차는 일반 상품과 달리 고액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판단 기준 자체가 달라 장기적으로 6개월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박 교수는 "일부 영향은 있을 수 있겠지만, 외부에서 우려하는 심각한 타격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