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월요일’ 코스피…‘R의 공포 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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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월요일’ 코스피…‘R의 공포 뭐기에?’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3.2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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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장단기 금리역전· '비둘기 Fed' 악재로..."향후 美경기 후퇴" 예상
▲ 코스피가 25일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에 1.92% 급락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코스피가 미국발(發) 경기 침체 신호에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국채시장에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하자 ‘R(Recession·경기 후퇴)의 공포’가 확대된 탓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2.09포인트(1.92%) 내린 2144.86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28.15포인트(1.29%) 하락한 2158.80으로 출발한 뒤 하락 흐름을 유지했다. 지난해 10월 23일 하루 동안 55.61포인트(2.57%) 떨어진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과 하락률이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일 대비 16.76포인트(2.25%) 내린 727.21로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10.46포인트(1.41%) 내린 733.51로 개장한 지수는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웠다.

◆ “10개월~18개월 이내에 미국 경기 후퇴 예상”

그간 시장이 우려해왔던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시화하자 뉴욕 증시가 급락했고, 국내 증시에서도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0.19포인트(1.77%) 급락한 2만5502.32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54.17포인트(1.90%) 내린 2800.71에, 나스닥 지수는 196.29포인트(2.50%) 하락한 7642.67에 마감했다.

이날 미국 국채시장에서 3개월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높아지는 수익률 곡선(일드 커브·yield curve)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 경기 침체 전망에 불을 지폈다. 이같은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약 10년 만에 처음이다.

통상 자금을 오래 빌려 쓰는 장기채는 단기채보다 높은 수익률(금리)을 제시한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볼 경우 장단기 금리 차가 줄어들고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3개월물-10년물’나 ‘2년물-10년물’ 등 주요 장단기 금리 차가 줄어들거나 역전하면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타파스 스트릭랜드 호주은행(NAB) 연구원은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수익률 곡선 역전 현상이 다시 발생했다”며 “이전 경기 침체를 분석한 결과 앞으로 10개월~18개월 이내에 40%~60%의 확률로 미국의 경기 후퇴(Recession)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美 연준 '비둘기' 급선회도 침체 우려 키워

또 같은 날 유로존을 중심으로 부진한 경제 지표가 잇달아 나오면서 경기 침체 공포를 키웠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독일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4.7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48.0)와 지난달(47.6) 수치를 밑돈 데다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유로존의 3월 합성 PMI 예비치도 51.3으로 예상(51.8)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의 3월 마킷 제조업 PMI 예비치(52.5) 역시 12개월 만에 최저치이자 예상(53.5)를 밑돌았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비둘기’로 급선회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Fed는 지난 20일(현지시간) 경기 둔화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현행 2.25%~2.50%로 유지했다. 또 올해 점도표를 2회 금리 인상에서 동결로 하향 조정하고 4분기에 예정됐던 대차대조표 축소 시기를 9월로 앞당겼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극적으로 입장을 변화시키는 배경을 둘러싼 의구심이 생길 것”이라며 “앞으로 코스피는 글로벌 경기 흐름과 경제 지표에 대해 높은 민감도를 보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글로벌 경기 둔화는 국내 경제와 주식시장에 부정적”이라며 “반도체 업황 둔화까지 겹치면서 실적 전망치가 추가적으로 하향 조정된다면 코스피의 적정 레벨이 지금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R의 공포’는 국내증시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됐다. 25일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50.23포인트(3.01%) 내린 2만977.11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 25일(5.01%)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61.12포인트(1.97%) 하락한 3043.03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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