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EV] ①장밋빛에서 흙빛으로...어두워진 전기차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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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EV] ①장밋빛에서 흙빛으로...어두워진 전기차 전망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3.14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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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리더 테슬라 주가 급락세 지속
주요 자동차 업계도 전기차 생산계획 연기 및 철회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는 파산 신청 가능성 대비 
포드 등 일부는 하이브리드로 눈 돌려
전기차 업계에 대한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기차 업계에 대한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테슬라 주가의 변동성이 심상치 않다. 한 때 '천슬라'로 불리면서 시가총액 1조클럽에도 발을 들였지만, 최근에는 주가가 급락세를 이어가며 시총은 5000억달러대로 떨어졌다. 

월가에서는 전기차(EV) 업계의 리더인 테슬라의 주가 흐름이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해석하고 있다.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시장에 앞다퉈 진출했으나, 최근에는 전기차 계획을 미루거나 철회하는 등 급격히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주목된다. 

올 들어 30% 주가 빠진 테슬라...어두운 EV 전망 반영

2024년 들어 미 증시가 신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테슬라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올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상승률은 10%에 가까운 반면 테슬라는 올해 들어서만 30% 이상 주가가 빠졌다. 지난해 연간 주가 수익률이 100%를 넘어섰던 테슬라지만, 올해의 주가 흐름에서는 지난해와 유사한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전기차 선두주자인 테슬라의 주가 흐름은 EV 업계가 직면한 현실을 반영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콕스오토모티브는 2024년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장밋빛에서 현실로 전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석 분석가인 미셸 크랩스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전기차 판매에 대해 상당히 야심찬 전망이 있었고, 아무도 이 전망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제 현실은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앞다퉈 전기차 시장에 발을 들였던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목표를 대폭 축소하거나 전기차 생산 계획을 미루는 분위기다. 

볼보는 최근 자회사인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도 폴스타의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는데, 전기차 시장 속도 둔화가 이같은 결정의 배경이 됐다고 주요 언론들은 보도했다. 

제너럴모터스(GM) 또한 전기차 생산 목표를 대폭 낮추며 전기차 전환 속도조절에 나섰다.  앞서 2021년 GM은 2035년에는 전기차와 경(輕) 전기차만 생산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최근에는 경영진들 사이에서 '반드시 2030년까지 내연차 생산을 종료할 필요는 없다'는 언급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업계 리더인 테슬라 역시 성장 둔화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1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올해 성장세는 지난해보다 현저하게 낮을 수 있다"며 올해 성장 둔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비싼 차량 가격과, 금리인상 여파에 따른 소비 둔화, 충전 인프라 부족 등 다양한 문제들이 전기차 수요 둔화에 영향을 미쳤고, 이것이 EV 업계의 전망을 흐리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기차 스타트업은 잠재적인 파산 신청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는 최근 재무 자문사인 FTI 컨설팅 및 데이비스폴크 로펌과 계약을 체결했다. 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피스커가 잠재적인 파산 신청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구조조정 자문가를 고용했다"고 언급했다. 

앞서 피스커는 지난해 매출이 2억7300만달러지만, 부채가 10억달러 이상이라고 밝혔으며, 지난해 고객에게 인도한 차량 대수가 4900대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WSJ은 "피스커는 2010년 초 테슬라를 뒤따르며 전기차 시장에 야심차게 발을 들여놓은 전기차 스타트업 중 하나"라며 "현재 투자자들로부터 현금 조달을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내 EV 및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 자료=CNBC

포드 등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로 눈 돌려 

일부 자동차 회사들은 전기차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변경하고 하이브리드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포드는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는 대신,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 및 판매를 늘리는데 주력할 것임을 밝혔다. 

포드의 전기차 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인 마린 기아야는 "2021년과 2022년 우리는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보았다"면서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우리가 보았던 2021~2022년 속도와 비슷하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항상 선택의 폭을 넓히는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다"며 "지금 시장이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에 한 방향으로 너무 멀리 가지 않도록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GM 역시 전기차와 함께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할 계획이며,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하지 않고 있던 폭스바겐 또한 미국 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CNBC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완전한 전기차량에 대해 준비되지 않은 운전자들에게는 전기차로의 전환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인 애덤 조나스는 "하이브리드에 주력해 온 도요타는 전기차 경쟁에서는 완전히 빠져 있었지만, 올해는 다른 어떤 자동차 회사보다 더 많은 미국 시장 점유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EV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고, 하이브리드 차량은 미국에서 EV보다 5배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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