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홍콩 ELS 배상 비율'...직접 계산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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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홍콩 ELS 배상 비율'...직접 계산해보니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4.03.1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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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사 책임·투자자 요인 함께 고려
고령자 가입자나 은행 서류 누락하면 배상 비율↑
가입 횟수 많거나 대규모 투자시에는 낮아져
서울 여의도의 금융감독원 본원.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의 금융감독원 본원.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홍콩 ELS(주가연계증권)에서 발생한 손실은 판매사 요인과 투자자별 특징을 고려해 배상 규모가 산출된다.

판매사의 기본배상비율은 20~40%이며 여기에 공통가중치 3~10%를 더한다.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부당권유 금지 등을 위반했는지에 따라 20~40%가 결정되고 내부통제가 부실했는지도 따져 3~10%포인트를 추가하는 것이다. 즉 전체 배상 비율 중 판매사 요인은 23~50%다.

나머지 절반 가량은 투자자의 나이와 투자경험, 투자규모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만 80세 이상, 의사소통에 장애가 있는 고객과 ▲예적금 목적으로 가입한 고객에게는 배상 비율이 10%포인트 높아진다. ▲만 65세 이상 은퇴자·주부 등과 ELS 최초 투자자 ▲은행이 서류상 가입인 성명이나 서명을 누락한 경우 ▲투자권유 자료를 보관하지 않은 경우 ▲녹취제도 운영이 미흡했거나 모니터링콜이 실시되지 않았을 때는 5%포인트를 더한다.

반대로 ▲ELS 가입횟수가 21~51회를 넘으면 2~10%포인트가 줄어든다. ▲과거 낙인(Knock In)이나 손실을 경험한 적 있는 투자자도 각각 10%포인트와 15%포인트를 차감한다. ▲가입 금액이 5000만원 초과, 1억원 이하면 5%포인트를 ▲1억원 초과 2억원 이하는 7%포인트를 ▲2억원 초과시에는 10%포인트를 깎는다. ▲금융사 임직원 등 일정 수준의 금융지식이 인정되는 가입자에게도 은행 배상비율이 10%포인트 낮아진다.

이밖에 일반화하기 곤란한 내용이 있으면 기타 조정요인(±10%포인트)으로 반영해 최종 0~100% 이내에서 배상비율이 결정된다.

홍콩 H지수 ELS 손실에 관한 배상기준. 사진=연합뉴스

예컨대 80대 초반의 A씨가 은행직원에게서 ELS 상품을 권유받아 5000만원으로 가입, 2024년 1월중 만기가 도래해 손실이 확정됐을 때를 가정해보자. A씨는 ELS 가입 경험이 3회이며 낙인·손실 경험이 없다.

은행은 ELS 상품을 설명하면서 투자위험 일부를 누락해 설명의무 위반, 내부통제 부실 소지, 투자권유자료 미보관, 고령자 보호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상태다. 영업점 창구에서 적합성 원칙과 부당권유 금지도 위반했다.

이 경우 판매사에는 ▲자본시장법상 설명의무 위반(기본배상비율 20%)과 ▲적합성 원칙 위반, 부당권유 금지 위반 20%가 적용돼 배상비율이 40%로 설정된다. 여기에 내부통제 부실(공통가중 10%포인트)과 투자권유자료 보관의무 위반(5%포인트)도 더해 판매사 잘못으로만 55%의 배상비율이 정해진다.

투자자 요인은 ▲가입당시 초고령자였다는 점에 따라 고령자 보호기준 미준수로 15%포인트 증가 ▲ELS 상품 가입 경험 3회로 0%포인트 차감 ▲지연상환·낙인 손실경험이 없으므로 0%포인트 차감 ▲가입금액 5000만원 이하 0%포인트 차감이 적용된다. 최종 손실 배상비율은 약 70%(판매사 요인 55%+투자자 요인 15%)다.

손실 배상 비율이 0%인 사례도 있다. 과거 ELS 상품에 여러번 가입한 적 있으며 손실 역시 경험해봤을 때다.

은행 직원으로부터 가입을 권유 받은 50대 중반의 B씨는 ELS 가입 경험이 62회에 이른다. 그는 은행직원으로부터 ELS 상품을 권유받아 1억원 규모로 가입했다.

은행은 ELS 상품을 설명하면서 투자위험 일부를 누락하는 등 설명의무를 위반했다. 내부통제 부실 소지와 투자권유자료를 보관하지 않은 사실도 있다.

이때 판매사 요인은 자본시장법상 설명의무 위반(일괄 기본배상비율 20%), 내부통제 부실(공통가중 10%포인트), 투자권유자료 보관의무 위반(5%포인트)이 적용돼 35%로 설정된다.

하지만 투자자 고려요소로 ▲ELS 상품 가입 경험 62회(10%포인트 차감) ▲손실 1회 경험(15%포인트 차감) ▲가입금액 5000만원 초과~1억원 이하(5%포인트 차감) ▲ELS로 얻은 누적이익이 이번 손실규모를 초과했을 때는 10%포인트도 차감한다. 최종 손실 배상비율은 0% 내외다.

40대 초반의 C씨가 은행직원으로부터 ELS 상품을 권유받은 후 모바일로 가입한 경우도 있다. B씨의 가입 금액은 6000만원으로 지난 2월 중에 만기가 도래해 손실이 확정됐다.

은행은 상품설명시 투자위험 일부를 누락해 설명의무를 위반했고 내부통제 부실 소지도 확인됐다. 판매자에게는 ELS 상품 쿠폰금리가 올랐다며 영업점 방문을 요구하는 문자메세지도 보냈다.

이 때 판매사 요인은 자본시장법상 설명의무 위반(일괄 기본배상비율 20%), 내부통제 부실(공통가중 10%포인트), 적합성 원칙 소홀 소지(5%포인트)로 35%다. 비대면 가입은 공통가중 비율이 5%포인트지만 지점을 방문한 고객에게 판매직원이 비대면(모바일) 가입을 권유했기 때문에 사실상 대면 가입으로 간주해 10%포인트를 추가한다.

투자자 요인으로는 가입금액 5000만원 초과, 1억원 이하가 적용돼 5%포인트가 깎이면서 최종 손실 배상비율은 30%(판매사 요인 35%-투자자 요인5%) 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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