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CSM 확보에 총력..."신계약보다 순증규모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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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CSM 확보에 총력..."신계약보다 순증규모가 중요"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4.02.23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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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 도입에 CSM 늘려
'빅5' 손보사, CSM 규모 10조원대
"순증가 없이 이익체력·주주환원 보장 어려워"
'빅5' 손해보험사 로고. 사진 제공=각사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CSM은 보험사가 현재의 보험계약으로 미래에 얻을 수 있는 예상 이익이다. 장기간 이어지는 보험계약 특성상 미래에 기대되는 현금 흐름을 보험 기간 동안 나눠서 인식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됨에 따라 보험사들은 CSM을 불리며 이익체력을 관리해 왔다.

23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82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화재는 1조5748억원(25.2%), KB손보 7529억원(35.1%)으로 집계됐다.

괌·하와이 자연재해 대사고 등 일회성 요인으로 손해가 늘어난 DB손보는 순이익이 21.1% 줄어든 1조5368억원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 역시 예실차(보험금·사업비의 예상과 실제 차이) 탓에 전년 대비 37.1% 감소한 805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CSM은 삼성화재 13조3028억원, 메리츠화재 10조4687억원, DB손보 12조2000억원, 현대해상 9조787억원, KB손보 8조5180조원이었다.

보험사들은 과거 데이터를 해석해 미래에 발생할 손해율, 해지율, 사업비율 등의 가정 값을 정해 CSM을 산출한다. 현재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계약들을 토대로 향후 얼마만큼의 이익을 낼 수 있는지 계산해보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지난해부터 CSM 증대에 매진해왔다. 새로운 계약으로 CSM을 꾸준히 유입시켜 CSM 총액을 늘리고 순이익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지난 22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메리츠금융은 “메리츠화재의 호실적 지속은 신계약의 질적 가치 향상을 위해 우량 계약 중심의 매출 성장에 집중하고 효율적인 비용 관리 등 본업 경쟁력에 충실했기 때문”이라며 “CSM 잔액과 상각 금액이 늘어났고 이런 가정 변동은 올해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삼성화재 역시 "올해는 신계약을 기반으로 CSM 총량을 더 늘리는 모습으로 방향성을 잡고 있다"며 "CSM 확보를 위해 주력 시장인 건강보험 시장에 지속적으로 상품을 공급하고 혁신 상품 개발에도 경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요 손보사들이 지난해 확보한 신계약 CSM은 삼성화재 3조5000억원, 메리츠화재 1조6010억원, DB손보 2조8260억원, 현대해상 1조6790억원이었다.

전문가들은 신계약 CSM 뿐 아니라 이자부리와 금융당국 규제 요인을 제외한 순 증가 CSM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CSM이 증가하는 것과 동일한 금액이 즉시 이자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진정한 이익체력의 증가는 아니다"라며 "CSM은 감독당국의 규제요인과 유지율·손해율 등의 가정변경효과로 인해 추가적으로 변동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따라서 모든 요인을 감안해 이자부리를 제외했을 때 CSM이 얼마나 순증했는가를 점검하는 것이 보험사 이익 체력과 영업활동의 성과를 파악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23일 이병건 센터장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조정과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지적사항을 감안한 CSM은 삼성화재가 1조410억원으로 가장 컸다.

DB손보는 1조4000억원의 가정조정효과, 1조2620억원의 상각으로 실질적인 CSM 증가 규모는 1400억원이었다. 메리츠화재는 금감원 지적사항을 소급적용해 지난해 초 CSM이 연초 제시했던 것보다 4000억원 감소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사실상의 CSM 순증은 미미했다.

이병건 센터장은 "예실차 위주로 끌어가는 실적을 높게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며 "CSM 순증이 바탕이 되지 않는 2~3년의 예실차 이익 발생이 장기적으로 보험사 이익체력과 주주환원 증가를 보장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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