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준금리 6개월만 인하...한국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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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준금리 6개월만 인하...한국에 미칠 영향은?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4.02.2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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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영향 미미...기준금리는 선진국 결정 반영
경제 기초체력 강화로 증시는 긍정적이지만
원화 강세로 수출기업은 가격 경쟁력 약화
중국 인민은행. 사진=EPA 연합뉴스
중국 인민은행. 사진=EPA 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중국 대출우대금리(LPR)가 6개월만에 인하됐다. 경기를 부양하고자 하는 중국 정부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LPR은 중국 내 모든 금융사가 대출에 참조하는 사실상의 기준금리다.

당장 우리나라 외환시장과 증시에 미친 충격은 미미하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우리나라 기준금리 결정에도 큰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금리인하 대책의 효과가 발생한다면 중국 경기 활성화로 인한 수출 증대에 따라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중국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추가 인하를 거듭한다면 미·중 간 통상·무역 분쟁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일 중국 인민은행은 5년 만기 LPR을 연 4.2%에서 3.95%로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만이다. 인하 폭은 종전 0.1%포인트의 2.5배에 달한다.

1년 만기 LPR은 지난 8월에 0.1%포인트를 내린 후 6개월 연속 3.45%로 동결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1년 만기와 5년 만기 LPR을 동시에 0.1%포인트 낮춘 바 있다.

LPR은 현지 시중은행들의 우량 고객 대상 대출금리 평균치를 의미한다. 5년물은 주택담보대출, 1년물은 신용·기업대출의 기준이 된다.

5년물 LPR 인하는 투자·소비 진작으로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고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주담대의 기준금리를 낮춰 주택수요를 끌어올리고 원리금 상환부담을 낮춰 내수경기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백관열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각 지방정부에서 다양한 주택 구매 지원책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서프라이즈한 5년물 LPR 하향은 침체된 주담대의 반등과 주택 가격 방어에 긍정적으로 작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 은행들은 부동산 개발업체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화이트리스트(적격 프로젝트)를 작성, 실행에 옮기고 있다. 지난 19일 중국 국유은행들은 적격 부동산 프로젝트에 600억위안(11조115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배정한 바 있다.

지난해 중국 부동산 개발투자는 전년 대비 9.6% 하락했다. 생산자물가지수 역시 지난해 12월까지 1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도 커졌다.

백관열 연구원은 "중국의 소비 회복세가 더딘 이유는 소비를 리딩하는 부동산 경기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에서 소비력이 가장 높은 상하이 마저 주민들의 부동산 구매 의향이 저조한 상황이며 이에 따라서 중국 소매판매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에 대한 구매 의향까지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통화정책이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상황이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12.19포인트(0.42%) 오른 2922.73에, 선전종합지수는 8.29포인트(0.52%) 오른 1612.46에 소폭 상승 마감했다. 1달러 대비 위안화 가격은 장중 7.21 위안에서 7.2위안대로 하락했다.

위안화 강세에도 한화는 오히려 약세를 띠며 상승 마감했다. 통상 원화는 위안화의 대리(프록시) 통화 역할을 하면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다. 한·중 간 높은 무역 의존도 탓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중국의 금리 인하 발표 직후인 오전 10시 1336원으로 내려갔다가 이내 반등해 1330원 후반대에서 등락했다. 이후에는 전일 대비 2.4원 오른 1337.6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는 22일 예정된 우리나라 기준금리 결정에도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중국보다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 추이를 따르는만큼 이들 상황을 더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새벽에는 1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중국 대출우대금리 추이. 사진=연합뉴스

중국은 지난해에도 2회에 걸쳐 LPR을 인하했지만 부동산 시장의 수요를 진작시키지는 못했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금리 계속 낮추면 무역·통상 마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미국은 지난 2019년 중국 당국이 외화 순매도 개입으로 위안화 절하를 실시했고 인민은행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 서로에게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전쟁이 벌어진 바 있다.

중국 의도대로 부동산 경기 활성화로 인한 경기 부양에 성공한다면 우리나라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기가 좋아지면 우리나라 수출이 살아나고 국내 증시에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가 유입되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전문위원은 “우리나라 펀더멘털이 강화돼야 외국인 자금도 추가 유입되는데 그 전제조건이 수출 경기가 좋아지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중국 경제가 살아나야 우리나라 수출경기도 활성화 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증시가 저점을 다지고 반등 모멘텀을 찾기 시작한 것은 국내 증시, 특히 외국인의 국내 주식순매수 흐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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