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역은행 어닝쇼크 파장 지속...상업용 부동산 우려 수면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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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역은행 어닝쇼크 파장 지속...상업용 부동산 우려 수면위로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2.02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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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커뮤니티 뱅코프 이틀간 주가 45% 급락
日 아오조라 은행에 독일 도이체방크까지 美 오피스 손실 예상
증권가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 가능성 제한적"
미국의 지역은행인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NYCB)의 어닝 쇼크로 미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지역은행인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NYCB)의 어닝 쇼크로 미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의 지역은행인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NYCB)의 어닝 쇼크로 미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 은행은 물론 일본의 아오조라 은행, 유럽의 도이체방크까지 미 상업용 부동산 관련 손실을 예상하고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뉴욕 커뮤니티 뱅크 이어 日 은행, 도이체방크까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가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를 발표했다.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는 지난해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 이후 파산했던 시그니처 뱅크의 은행 예금을 대부분 인수하며 주가가 상승했던 은행이다.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는 4분기 순손실이 2억5200만달러에 달하고, 주당 순손실이 0.36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에서는 0.27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예상했으나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순손실로 전환한 것이다. 

적자 전환 배경에는 신용전망 악화와 대출 손실 확대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부동산 대출로 1억850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했고, 이에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4분기 어닝 쇼크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배당금을 주당 17센트에서 주당 5센트로 무려 70% 삭감을 예고했고, 이것이 주가 손실로 이어졌다. 

뉴욕 커뮤니티 뱅크는 지난 31일 실적을 발표한 직후 37.7% 주가가 급락한 데 이어 1일에도 11% 이상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틀간 주가 하락폭은 무려 45%에 달한다. 시그니처 뱅크의 은행 예금을 대부분 인수한 이후 주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셈이다. 

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우려는 여타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미국 시장 익스포저가 큰 일본 아오조라 은행은 지난 1일 도쿄 증시에서 주가가 21.5% 급락한 이후 2일 오전장에서도 15% 이상 하락했다. 

아오조라은행은 올해 3월 말로 끝난 회계연도에 280억엔(약 2550억원) 가량의 순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예상한 가이던스(240억엔 순이익)에서 대폭 수정된 것이다. 미국 오피스 대출에서만 약 324억엔(약 2950억원)의 손실이 예상됐다. 

아오조라은행은 전년도 주당 154엔의 배당금에서 대폭 줄어든 주당 76엔의 배당금을 이번 회계연도에 지급했으며, 하반기에는 배당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은행은 "미국 오피스 시장이 안정되기까지 최대 2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일 최대의 투자은행이자 유럽의 대표 은행인 도이체방크 역시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손실을 예상했다. 

도이체방크는 실적 발표에서 전분기 미 상업용 부동산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1년 전 2600만유로에서 1억2300만유로로 4배 가량 늘렸다고 밝혔다. 전체 중당금은 4억8800만유로로 늘었는데, 이는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도이체방크의 경우 미국 오피스 대출이 전체 대출의 1.5%에 불과해 주가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과 아시아, 유럽 은행들의 미 상업용 부동산 관련 손실이 커지면서 미 부동산 시장에 대한 두려움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에 나섰던 이들이 사무실로 복귀하지 않고 있고, 금리 상승으로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서 미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대출 부실화 문제가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은행 시스템 리스크 확산 가능성 제한적"

미 지역은행의 경우 대형은행에 비해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더욱 우려가 커진다. 

미국 지역은행 주가를 추종하는 KBW 지역은행 지수는 전일 6.5%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2.3% 추가로 하락하면서 지역은행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음을 보여줬다. 

다만 국내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미 지역은행 전반의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권 예금공급 불안이 지역 중소은행 파산 사태로 직결됐던 작년과는 근본 펀더멘털이 다르다"며 "시장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이것이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의 파산으로 직결되거나 지역은행 전반의 문제라는 인식을 갖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의 경우 시그니처 뱅크 예금을 인수하고, 대출 포트를 헐값에 사들이면서 총 자산이 중대형급으로 상승했으나, 커진 덩치에 걸맞는 자본력과 건전성 확충이 미흡했다는 것. 반면 여타 은행들의 경우 자산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2023년 4월부터 현금을 급속도로 쌓아올렸던 만큼 모든 은행들이 같은 상황을 겪고 있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메리츠증권의 황수욱 연구원 역시 1일 보고서를 통해 "상업용 부동산 우려가 계속 있어왔던 만큼 은행 시스템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으나 이는 기우라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시적인 투자심리 위축 요인이 될 수 있겠지만,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는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라며 "아직 유사시를 대비한 BTFP(연준 은행대출제도) 등 은행 유동성 창구가 건재하고, 중소은행 파산이 현실화되더라도 대형은행과의 인수 합병 등으로 이슈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글로벌 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손실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꾸준히 증가해왔다"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 자체가 구조적 수요 변화를 겪고 있는데다 여전히 높은 금리는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4~2025년 재융자 부채 금액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부실 자산 관리를 위한 대손충당금·준비금 쌓기, 배당 삭감 흐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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