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발목잡는 중국 증시...中 포비아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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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 발목잡는 중국 증시...中 포비아 언제까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1.23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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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부진한 흐름...코로나19 초기 이후 최악의 흐름
中 경기 부진이 한국 수출에도 악영향...국내 금융시장 타격
정책금리 인하 시점이 주가 상승 결정할 듯 
지난 22일 상해종합지수는 2800선을 무너뜨리며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2일 상해종합지수는 2800선을 무너뜨리며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중화권 증시의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미 증시가 사상 최고치 흐름을 경신하고 있는 반면 중화권 증시는 코로나 19 초기 당시인 2020년 4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중화권 증시가 사실상 최악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흐름이 국내 금융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코로나19 초기 이후 최악의 中 증시...중국 포비아 현실화

지난 22일 상해종합지수는 2800선을 무너뜨리며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3일 장 초반 0.3% 안팎의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2800선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전일 선전종합지수는 4.5% 폭락세를 보였으며, 항셍지수와 홍콩H지수는 각각 2.3%, 2.4% 급락세를 이어갔다. 상해종합지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중화권 증시는 하락폭이 12~13%대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연간 하락폭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증시의 추락 속도가 공포스러운 수준"이라며 "중국 포비아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화권 증시가 이토록 부진한 원인으로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의지에 대한 실망감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의 경기가 상당히 부진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동결 결정에 이어 전일 대출우대금리(LPR)까지 동결키로 결정하면서 이에 대한 실망매물이 대거 출회된 점이 최근 중화권 증시의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주 리창 중국 총리는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경제발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강력한 부양책을 사용하지 않고 단기 성장을 대가로 장기적 위험을 쌓지 않았으며, 대신 내생적 발전 모멘텀을 강화하는데 더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앞으로도 중국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쓰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박 연구원은 "중국 인민은행 뿐만 아니라 리창 총리 역시 강력한 경기부양책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발언을 하는 등 중국 경기의 반등 불씨를 찾아보기 힘든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기 모멘텀이 상당히 부진한데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에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중화권 기업들의 이익 또한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중화권 증시 기업이익은 전반적으로 모두 둔화되는 모습"이라며 "주요 지수 전체 기업이익은 전반적으로 전기대비, 전년대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항셍 테크 기업들의 이익 개선세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정책에 대한 신뢰 훼손으로 회피 심리가 높아진 만큼 의미있는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며 "중국 기술주 또한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중소형 기술주의 경우 전망 대비 부진했던 흐름 등을 감안할 때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진한 중국 경기, 국내 수출에도 악영향 미칠 듯 

부진한 중화권 증시는 국내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미 증시 및 일본 증시의 신고가 행진에도 불구하고 국내증시의 부진한 흐름이 눈에 띈다. 국내 주식시장이 여타 증시 대비 부진한 원인으로는 내부적인 수급요인을 꼽을 수 있지만, 중화권 증시의 부진한 흐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기 불안은 국내 연초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초 이후 1월 20일까지의 수출 증가율은 -1.0%의 하락세를 기록, 지난해 말 수출 모멘텀이 지속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국 제조업 경기 부진과 더불어 기대했던 대중국 수출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연초 국내 수출 반등 모멘텀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1월20일까지 국가별 수출 증가율을 보면 대중국 수출은 0.1%에 그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중국 수출이 -24.4%를 기록했음을 고려하면 연초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여전히 초라한 수준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대중 수출이 회복되지 못할 경우 국내 수출 경기 회복세가 유지되기 어렵고, 특히 올해 가장 주목을 받는 반도체 수출의 강한 반등도 큰 틀에서 대중국 반도체 수출에 달려있다는 점에서 우려할 만 하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중국 경기부양책에 대한 실망감과 이에 따른 중화권 증시 불안 지속은 중국 경기의 반등을 단기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국내 수출 경기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답답한 중국 경기 상황은 수출 회복 강도를 제약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중화권 증시의 반등 시점은 정책 금리 인하 시점일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1~2월 물가지표(전월비) 추이와 정책금리 인하 시점이 주가 상승 시점과 각도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과거 중화권 증시는 기업 이익 저점 구간의 저금리 환경이 밸류에이션 상승을 먼저 촉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는 중국 정책의 과감성"이라며 "춘절 이전 통화정책 선택, 당국 산업정책 발표와 자본시장 안정화 조치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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