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식량안보 강조 속 복제 종자 800여건 등록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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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식량안보 강조 속 복제 종자 800여건 등록 취소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04.1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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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농업농촌부는 2021년 당국의 종자 산업 활성화 방안과 연계해 시장 정화 작업을 개시한 이래 위조 종자 유통 단속을 최우선시하고 있다.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중국 농업농촌부는 2021년 당국의 종자 산업 활성화 방안과 연계해 시장 정화 작업을 개시한 이래 위조 종자 유통 단속을 최우선시하고 있다.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중국 당국이 '식량 안보'를 강조하면서 종자 산업의 혁신을 위해 지난 2년간 복제 종자 800여건의 등록을 취소했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지난 2월 성명을 통해 지난 2년간 인기 종자를 복제한 800여건의 종자에 대해 등록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중국이 미국을 비롯해 그 동맹국들과 관계가 악화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속에서 식량 안보 개선을 위해 종자 산업에서 혁신을 주문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우수 종자의 지식재산권(IP)이 보호되지 않아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하면 관련 연구 의욕을 꺾어 종자 자급자족을 이루지 못하게 되고 결국 중국의 식량 안보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최대 곡물 생산국이지만 일부 곡물은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미국과 그 여러 동맹국으로부터 대두, 옥수수 등 상당량의 농산물을 수입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곡물·비료 유통과 공급에 차질을 겪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작년 12월 중앙농촌공작회에서 "농업 강국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의 근간"이라며 "자기 힘에 의지해 밥그릇을 든든히 받쳐 들어야 한다"고 식량 안보를 재차 강조했다.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에서 당시 리커창 총리도 종자 산업을 혁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2021년 당국의 종자 산업 활성화 방안과 연계해 시장 정화 작업을 개시한 이래 위조 종자 유통 단속을 최우선시하고 있다.

중국 종자 산업이 지극히 세분돼 있어 혁신 실적이 낮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쓰촨대 위안자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혁신과 기업가 정신에 대해 주문하고 있는데 종자 분야에서 그러한 요구가 가장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규모의 저품질·무단 복제 종자가 중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는 농업 생산성에 영향을 끼치고 국내 종자 혁신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복제 종자가 만연하고 그러한 흐름을 막지 못하면 종자 기술 보유자들은 혁신에 따른 보상을 덜 받게 되는데다 전체 분야의 발전에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더 맛있고 운송 과정에서 덜 손상되는 품종의 개발이 필요한데 이것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중국 농산물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질 좋은 수입품에 대한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중국은 2021년 종자 무역에서 3억 5000만 위안(약 67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주로 채소 수요에서 기인했다.

중국은 쌀과 밀에서 일부 우위에 있지만 옥수수와 대두 등 유지 종자 작물은 해당 분야 선두 그룹에 한참 뒤처져 있다. 최근 후베이성 관리에 따르면 대두와 옥수수의 중국 내 수확량은 미국의 60%에 불과하다.

지난해 관영 중국뉴스위크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는 곡물 종자 육종가가 7천300여명 있지만 그중 독립적으로 연구·개발(R&D)이 가능한 이는 약 100명에 불과하다. 또 순자산이 10억 위안(약 1900억원) 이상인 경우는 15%에 불과하다.

쓰촨대 위 교수는 글로벌 종자 산업은 거대 기업이 지배하는 반면 중국은 연구 역량과 혁신 자금이 부족한 작은 기업들로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종자 산업도 인수·합병을 통해 R&D 자원을 한데 모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중 긴장을 고려하면 여력이 있다고 해도 해외 기업의 인수 기회는 적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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