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 확산...‘시진핑 퇴진’ 구호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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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 확산...‘시진핑 퇴진’ 구호도 등장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2.11.28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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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 부작용 속출
中 정부, 시진핑 장기집권 반대 집회로 확산 우려
지도자와 공산당 퇴진을 외치는 노골적 구호도 등장
월드컵을 통해 신뢰 잃어가는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중국에서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대한 반발 민심이 폭발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 상하이, 우루무치 그리고 베이징에 이르기까지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에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특히 최근에 벌어지는 시위는 공안 차량을 뒤집거나 방역 요원과 충돌하는 등 물리력을 동반한 집단 시위가 잦아지고 있다.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중국 공산당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구호들이 등장하면서 중국 당국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봉쇄에 가까운 조치가 계속되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제20차 당대회를 마치고 중국 정부가 방역을 일부 완화하고 과거처럼 지역 전체나 거주 단지 전체를 통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지만 4만 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하고 중국 정부가 이전과 다름없는 봉쇄 방역정책을 계속 유지하자 중국인들의 반발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 부작용 속출

반발심은 집단 폭력 시위로 나타나고 있다. 회사 건물, 식당, 아파트 등 수백 동이 봉쇄되고 일부 배달까지 금지되면서 사실상 봉쇄나 다름없는 상황을 맞이한 베이징 차오양구에서는 고강도 조치에 지친 시민들이 곳곳에서 집단 행동에 나섰다. 

아이폰의 최대 생산 공장이 있는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에서는 폭스콘 공장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수당 문제와 엄격한 방역 정책에 항의하며 방역 요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결국 폭력 시위로까지 번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인 베이징 칭화대에서도 수백 명의 학생이 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베이징 방역당국은 봉쇄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봉쇄기간 단축 및 정밀 봉쇄 등을 발표하며 연일 시민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출처=베이징TV캡처
베이징 방역당국은 봉쇄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봉쇄기간 단축 및 정밀 봉쇄 등을 발표하며 연일 시민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출처=베이징TV캡처

방역 정책 때문에 사람들이 화재로 목숨을 잃는 일도 발생했다. 지난 24일 밤 신장 우루무치에 있는 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서 주민 10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지고 9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와 관련해서 주민들은 코로나19 방역 봉쇄로 진화가 지연되어 사상자 수가 늘었다며 수백 명이 관공서 밖 광장에서 봉쇄해제와 당국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상하이 우루무치중루에서는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의 봉쇄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에 항의하며 수천 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분노를 표출했다.

이들 시위에서 "시진핑 물러나라! 공산당 물러나라!"라는 구호까지 등장하면서 경찰은 최루탄까지 쏴서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다.

카타르 월드컵,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 불신 가속화 시켜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은 점점 신뢰를 잃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 정책만이 중국 인민을 보호하고 지킬 수 있다고 역설한다. 중국인들도 그동안 중국 정부의 방역 정책을 신봉해왔다 그러나 점점 중국 방역 당국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코로나 봉쇄를 해제하라"고 외치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기 영상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댓글로 동조하는 사람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열리고 있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중국인들의 중국 방역 정책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는데 한몫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월드컵에 참여한 나라들이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경기를 관람하고 즐기는 것을 보면서 충격을 받은 중국인들이 중국 방역 정책에 대해서 신뢰감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산동 칭다오의 한 의류 시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봉쇄 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방문자들이 봉쇄 격리를 피하기 위해 건물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출처=유튜브 콰이서우 채널 캡처
산동 칭다오의 한 의류 시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봉쇄 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방문자들이 봉쇄 격리를 피하기 위해 건물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출처=유튜브 콰이서우 채널 캡처

중국인들은 월드컵을 보면서 카타르 월드컵에 중국 대표팀이 없다는 자조 섞인 한탄과 함께 다른 나라들이 자유롭게 대형 행사들을 치르는 데 왜 유독 중국만이 아직도 코로나19 방역 정책 때문에 봉쇄를 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중국인들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의 점진적 완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또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가 시진핑 주석의 치적 중에 하나인 만큼 중국 정부가 쉽게 포기하거나 급격히 정책 변경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내년 1사분기에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전국인민대표대회가 끝나는 2분기부터는 ‘제로 코로나’가 대폭 완화 또는 사실상 포기를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방역 후퇴는 방역 정책에 피로감을 느끼던 중국인들이 건강, 가족, 사업 등에 직간접적인 영향이 커지면서 중국인들을 거리로 나오게 만들고 있다.

거리에 나서는 중국인들이 많아질수록 중국 정부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가 치적으로 내세운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이 중국 정부에 대한 중국인들의 신뢰를 잃어가는 아이러니가 계속되고 있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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