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자살로 가는 한국사회…리가르드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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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자살로 가는 한국사회…리가르드의 경고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10.2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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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생들과 간담회서 한국 여성의 사회참여 좌절감 비유

 

집단자살(mass suicide)은 수많은 사람이 동일한 목적으로 자살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전쟁에서 패한 군인들, 종교집단에서 종종 발생했다. 지나친 애국주의, 광적인 종교관의 집단 심리에 의해 생겨나는 현상이다.

 

① BC 206년 2차 포에니 전쟁때 로마 스피키오 장군에게 카르타고의 스페인 식민도시 일리투르기스와 아스타파의 시민들이 집단자결을 단행했다.

② AD 79년 로마군에 패한 유대인 병사 960명이 서로를 찔러죽이며 최후를 장식했다.

③ 2차대전 때 미군이 오키나와를 침공할 때, 주민들은 일제에 의해 집단자살을 강요당했다.

④ 일본 카미카제 병사들은 자살특공대를 만들어 미군을 공격했다.

⑤ 2차 세계대전 중 사이판에서 고립된 수백 명의 일본군은 미군 군대에 항복하지 않고 집단 자살을 했다.

⑥ 1978년 가이아나의 존스 타운에서 일어난 종교집단 인민사원 사건으로 914명이 사망했다.

⑦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애고에서 천국의 문(Heaven's Gate) 신도들은 외계인 우주선에 승선할 목적으로 집단 자살을 결행해 39명이 사망했다.

⑧ 우리나라에서도 1987년 8월 29일 오대양 사장 박순자씨 등 총 32명의 시체가 동회사 용인 공장에서 발견되었고 경찰은 집단자살로 추정했다.

집단자실은 집단의 광기에서 발생한다. 종교나 컬트 환경에서 발생하기도 하고, 패전으로 인한 극단적 불안심리, 광적인 애국심으로 인해 나타나기도 한다.

정치적 시위로 발생하기도 한다.

⑨나치 치하에서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대인 게토에서 폭동이 일어나 나치 진압군이 진입하자 유태인 전사들이 집단자결을 선택했다.

 

▲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위키피디아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한국은 ‘집단자살(collective suicide) 사회’”라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리가르드 총재를 수행한 이창용 IMF 아태국장이 워싱턴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그 일화를 소개했다.

내용인즉, 지난 9월 7일 리가르드 총재는 이화여대에서의 ‘학생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때 이대 재학생 150여 명도 청중으로 참석했다. 주제는 ‘한국 교육시스템의 미래와 여성의 역할’이었다.

그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은 여성 차별을 호소하며 "결혼을 하지 않겠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이창용 국장이 전했다.

리가르도 총재는 이대생들의 이야기를 들은후 “그러지 말라. 여성은 더 독립적이고 강해져야 한다”며 출산의 소중함을 강조했다고 한다. 라가르드는 프랑스 국적으로 IMF 사상 첫 여성 총재다.

행사를 끝내고 돌아가는 길에 라가르드 총재는 행사 뒤 이 국장에게 "한국은 집단자살 사회(collective suicide society) 같다"고 했다고 한다.

여성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으면 그 종족은 멸족한다. 리가르드는 이대생들의 얘기를 듣고 한민족의 멸족을 의미한 것은 아니다. 출산율이 떨어지면 생산성이 낮아진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우리사회가 병들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전쟁에 패한 파멸감이나 종교적 광신에 의해 사회가 붕괴되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벽에 막혀 좌절감을 맞보게 하는 구조가 문제다.

그날 어느 학생은 “아이를 갖는 순간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 하네요. 미래가 없는 것처럼 보여요. 이게 유리천장이구나 느낍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KBS 출신의 배종호 방송인은 리가르드의 발언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평했다.

“출산율 저하는 당뇨병이나 연탄가스처럼 심각한 문제이다. 지금 추세가 계속된다면 종국에는 나라가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집단 자살’중인가?”

리가르드의 지적은 한국 지도층에게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한국은 재정을 현명하고 유용하게 써서 미래 사회안전망을 미리 구축해야 한다.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더 적극 참여해 성장률을 올릴 수 있는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 젊은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고 일본보다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질 경우 돈이 나중에 더 많이 들어간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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