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점검] ③킹달러 현상, 갈수록 짙어져...원화에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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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점검] ③킹달러 현상, 갈수록 짙어져...원화에도 타격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7.15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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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장중 한 때 1320원 돌파...13년래 최고치
킹달러는 유럽 경제는 물론 미 기업 이익에도 타격
유로존 경기침체 해소 여부가 달러 추이 결정할 듯 
유로화 급락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달러화 강세 추이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로화 급락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달러화 강세 추이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유로화 급락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달러화 강세 추이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킹달러 현상으로 인해 유로화의 추락이 더욱 가팔라지는 것은 물론 국내 외환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15일 원·달러 환율은 1320원을 뚫는 등 13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는데, 이는 국내 주식시장에도 먹구름으로 작용하면서 코스피 지수는 장중 23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는 킹달러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주목된다. 

13년만에 1320원 넘어선 원·달러 환율

15일 오후 1시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20원을 넘어섰다. 이는 13년2개월만에 처음이다. 치솟는 원·달러 환율은 주식시장에도 상당한 악재로 작용하며, 코스피 지수는 장중 2300선을 무너뜨리기도 했다.

원화 약세 현상은 달러 흐름이 초강세를 보이는 킹달러 현상에 따른 것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8포인트를 넘어섰다. 

CNN은 "미국 달러는 약 20년만에 다른 주요 통화 대비 가장 강력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맹렬한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킹달러 현상을 이끄는 동력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 유럽지역을 필두로 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감 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안전자산의 대표 주자인 달러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마크 헤펠 UBS 글로벌웰스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 현상과 동시에 부각된 달러의 강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반면 달러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다른 자산들이 이같은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볼 때 달러의 강세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속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달러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엔화의 경우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은 미국과는 달리 통화 완화정책을 유지중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경기둔화를 감수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임을 수차례 표명한 바 있다. 지난 13일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대로 앞자리가 바뀐 이후 시장에서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00베이시스포인트(bp)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등 보다 공격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미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속도가 가팔라질수록 달러는 더욱 매력적인 자산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여타 경제 대비 견조한 미국...킹달러 현상 더욱 강화

미 경제가 여타 글로벌 경제 대비 견조하다는 인식 또한 킹달러 현상에 일조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러시아 국영기업 가즈프롬이 현재 정비로 인해 운영이 중단된 노르트스트림1의 가동 재개를 보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에너지 위기가 부각되고 있다. 미국에 비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최악의 경우 경기침체가 불가피한 상황에 처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입장이다. 

노무라증권의 통화 전략가인 조던 로체스터는 "유럽 지역에 가스 공급이 중단되는 시나리오가 있다"며 "이것이 경제위기가 아니면 다른 무엇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같이 에너지 위기가 부각될수록 유로화는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화 약세는 강달러 추세를 더욱 굳건히 만드는 요인이다. 

킹달러 현상은 유럽의 수입 비용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더욱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는 가뜩이나 침체를 겪고 있는 유럽 경제에 상당한 악재가 된다. 

유럽위원회는 2022년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하향하기로 결정했으며,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6.1%에서 7.6%로 상향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 측은 "크라이나 사태 이후 에너지 위기가 부각되고 공급망이 교란되면서 역내 물가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향후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기업이익에도 타격...빅테크 영향 클 듯

킹달러 현상은 미 경제에도 새로운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모건스탠리의 주식 전략가 마이클 윌슨은 "킹달러 현상은 미국 기업 수익에 또 다른 역풍을 가져온다"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미국 기업들은 매출의 약 30%를 해외에서 창출하고 있다. 미 기업들은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혼란, 수요의 변화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킹달러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에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달러 강세는 향후 몇 년간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또 다른 이유"라며 "최근의 주가 반등은 머지 않아 흐지부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앞서 지난달 실적을 발표한 나이키는 "미 달러 강세가 최근 분기의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며 "달러강세 현상이 2023 회계연도에도 수익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달러 강세로 인해 2억5000만달러의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소피의 리즈 영은 "달러가 강세를 유지한다면 해외 매출 비중이 큰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화, 유로화 동조 현상 보일 듯...유로존 경제위기 해소 여부가 관건

킹달러 현상은 원화 약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300원 초반까지 상승한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 상승 여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신용 리스크에 달려있다"며 "기본적 시나리오는 달러화 가치의 3분기 정점 통과로 원·달러 환율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불안 확대와 일부 신용 이벤트 발생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이 경우 1300원 수준이 상당기간 하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유로화의 추가 하락세도 원화 약세로 연결될 가능성이 닜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이미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유로화 흐름은 단기적으로 원화 추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유로화 가치가 통화정책 차별화에 기인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에너지 리스크를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단기적으로는 유로화 추이와 원화 가치가 동조화될 여지가 크다"고 언급했다. 유로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경우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가 멈추기 위한 키는 유로존의 경기침체 우려 해소 여부에 달려있다고 강조한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 상황에서는 긴축 정책도 중요하지만 유로존의 경기침체 우려감이 언제 마무리될 수 있는지가 글로벌 환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유로존 경기 문제의시발점이 전력 가격이라는 점에서 모든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유가 하락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유가의 고점이 확인되는 3분기 말 경에는 좀 더 편안한 금융시장 여건이 형성돼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인덱스 추이.
달러인덱스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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