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공산당 일당독재 국가에서 매우 드문 대규모 시위 폭발"
상태바
쿠바, 공산당 일당독재 국가에서 매우 드문 대규모 시위 폭발"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1.07.13 1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주의 혁명 직후부터 미국제재로 경제난
트럼프·코로나 탓 민생고 심해 불만 임계점
'새로운 눈' 인터넷 보급 '새 세상 열망' 폭발
쿠바의 대규모 반정부시위는 미국의 오랜 경제봉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탕수수 작황 악화 등에 따른 민생고로 촉발됐다.사진=AFP/연합
쿠바의 대규모 반정부시위는 미국의 오랜 경제봉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탕수수 작황 악화 등에 따른 민생고로 촉발됐다.사진=AFP/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쿠바에서 경제난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독재 타도', '자유' 등의 구호가 등장할 정도로 거세졌다. 

쿠바의 대규모 반정부시위는 미국의 오랜 경제봉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탕수수 작황 악화 등에 따른 민생고로 촉발됐다.

아바나와 산티아고 등 대도시는 물론 기관원이 시위대의 신원을 쉽게 특정할 수 있는 소규모 마을들에도 시위가 확산한 것은 쿠바에 축적된 분노의 수준이 예상보다 매우 심각함을 보여준다고 영국 BBC 방송이 13일 전했다.

공산당 일당독재 국가인 쿠바에서 이런 수준의 대규모 시위는 매우 드문 일이다. 쿠바 헌법에는 사회주의 국가 건설의 목표나 공산당의 결정에 반하는 어떤 행동이나 자유도 용인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당에 의해 시위나 의사 표현이 반 혁명적으로 판단되면 곧 국가에 반하는 범죄라는 뜻이다. 쿠바 민중들은 반혁명분자로 몰려 감옥으로 갈 위험을 무릅쓰고 거리로 나서는 상황이다. 

수도 아바나에서는 성난 시위대가 상점들을 약탈하거나 경찰 차량을 공격하는 일도 있었다. 이번 시위는 1994년 여름 이후 쿠바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 반정부 시위로 평가된다.

1994년 8월 5일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는 경제난에 지친 시민 수천 명이 이례적인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였고 경찰의 진압으로 시위가 해산된 뒤 쿠바인들의 미국 이민 행렬이 이어졌다.

1961년 4월 사회주의 혁명 직후부터 미국의 봉쇄로 경제난을 겪어온 쿠바는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에서 더 강화한 경제제재에 코로나19 대유행이 겹쳐 최근 수십 년 내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었다.

쿠바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 중 하나인 관광은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사실상 붕괴 수준으로 내몰렸고 주요 수출품인 설탕도 사탕수수 작황 악화로 생산량이 예상보다 크게 급감했다. 이런 이유로 쿠바의 외환보유고는 사실상 바닥이 났다.

오랜 기간 이어진 경제난에 더해 인터넷의 보급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시민들의 입을 열어줬다. 지난 2018년부터 모바일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진 쿠바인들은 시위를 조직해 사진과 영상을 찍어 스마트폰으로 공유하며 결속력을 다졌다.

인터넷 보급 이후 당국의 일방적인 선전도 예전처럼 국민들에게 먹혀들지 않고 있다. 당국은 정보화기기와 마인드로 무장한 사람들로 시위대의 세가 불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속속 차단하지만 역부족이다.

영국 더타임스는 "수백만 명의 쿠바인들은 자신들의 생전에 전혀 본 적이 없는 수준의 시위를 목도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공포를 극복하고 변화의 열망을 표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