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EU 떠난 英, 가난해질까 유연해질까
상태바
[글로벌 트렌드] EU 떠난 英, 가난해질까 유연해질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2.26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NN "브렉시트 후 영국 경제 부담 커질 것"
NYT "EU와 결별로 자유로워진 영국, 더 유연히 움직일 것"
브렉시트 이후의 영국에 대해 주요 언론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연합뉴스
브렉시트 이후의 영국에 대해 주요 언론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환상적인 뉴스'라고 강조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 위원장은 "양측 모두에게 적절하게 책임있는 합의를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영국과 EU가 4년 반 만에 완전한 결별을 눈앞에 두게 됐다. 당초 아무런 합의없이 영국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전환기간 종료 시점을 일주일 앞두고 양측이 극적으로 합의했다. 

영국과 EU 양측 모두 역사적인 합의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일각에서는 브렉시트 이후의 영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내놓고 있다. 

CNN "브렉시트 후 영국 경제 부담 커질 것"

CNN은 이날 "영국이 브렉시트로 더 가난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측면에서 영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영국을 더욱 가난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예산책임처(OBR)에 따르면,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은 EU에 남아있는 것에 비해 장기적으로 약 4%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CNN은 이를 언급하며 "영국이 EU의 단일시장을 포기함으로써 영국 기업들은 더 높은 비용부담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 물가는 더욱 상승하고, 더 많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출 전망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것. 현재 EU는 영국에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영국 수출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영국 기업들은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면서 더 높은 관세 부담은 간신히 면할 수 있게 됐지만, 각종 세관 서류의 추가는 불가피하다.

CNN은 "새로운 세관 신고 서류로 영국 기업들은 연간 75억파운드(약 11조6000억원)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공급망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제기됐다. 

최근 영국내 코로나19가 심각해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에서 백신 및 의약품의 신속한 운송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는 EU에 위치한 공장에서 생산되는 백신을 포함해 다양한 신선식품과 의약품 전달이 방해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월1일부터 발효되는 이민 협정과 관련한 변화도 영국에는 부담이 된다고 CNN은 지적했다. 

영국인들이 EU 회원국에서 90일 이상 체류하기 위해서는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며, EU 회원국의 시민들 역시 영국 내에서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된다. 

이는 영국으로 건너오는 노동자들의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로 연결된다. 전국농업인연합에 따르면, 성공적인 수확을 위해서는 매년 7만~8만명의 노동자가 필요한데, 노동력이 부족할 경우 제대로 된 수확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CNN은 영국이 EU와 타결한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해서도 영국이 EU를 상대로 적자를 내고 있는 상품교역을 대부분 다루고 있는 반면, 영국이 흑자를 보이는 금융산업 등 핵심 서비스 부문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양측은 금융서비스 분야는 미래관계 협상에 포함하지 않았고, 별도 협의를 통해 논의하기로 했다. 

말콤 바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좋은 소식은 최악인 '노딜 브렉시트'를 피했다는 점"이라며 "영국에게 나쁜 소식은 EU가 영국과의 무역관계에서 얻는 거의 모든 이점을 그대로 유지하는 동시에 영국과의 무역관계에서 선별적 규제를 취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쉽지 않은 상황에 처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무즈타바 라만 유리사아 그룹 분석가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동맹과 다자주의, 협력을 강조하지만 브렉시트는 이와는 정반대로 가는 것"이라며 "정치적인 맥락에서 영국에게는 매우 어려워진 상황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EU와 결별로 자유로워진 영국 긍정적"

반면 뉴욕타임스(NYT)는 긍정적인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EU와 결별함으로써 좀 더 자유로워진 영국이 철저히 자국 이익을 고려하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NYT는 "현재 EU 내부에서도 중국과의 관계 형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영국이 철저히 자국 이익을 고려하면 바이든 행정부와도 더 나은 협력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영국의 독자적인 행보도 긍정적인 부분으로 꼽았다. 

이 언론은 "유럽연합은 27개 회원국들이 모두 같이 접종을 개시하자고 하는 등 연합해야 한다는 필요성으로 인해 교착상태에 빠진 반면, 영국은 전세계에서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NYT는 "영국은 유럽과의 결별을 통해 논란의 여지가 없는 이점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타격을 입긴 했지만, 적어도 유럽 대륙에 비하면 유연하고 회복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