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업! 게임산업]② 4차 산업시대 첨단 핵심 기술 집약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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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업! 게임산업]② 4차 산업시대 첨단 핵심 기술 집약체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5.24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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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클라우드·블록체인 등 신기술 대거 적용
클라우드 분야에서 손잡는 국내외 ICT 업체들
게임 개발 돕고 대결도 펼치는 AI플레이어
향상된 보안·커뮤니티 확장 제공하는 블록체인
정부, 규제 개선·지원책 마련으로 업계와 보조
최근 게임산업은 '레벨 업(level up)' 중이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집콕족'이 된 가운데 게임이 주요 여가 활동으로 떠오른 덕분이다. 엔씨소프트는 1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고, 넥슨은 시가총액 20조원을 돌파하며 현대자동차를 넘어섰다. 또 게임은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과 연계한 기술로 무장하는 등 최첨단 ICT 기술 발전을 이끄는 분야다. 이에 게임 산업이 어떻게 진화 중인지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지난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지스타'에서는 클라우드 게임이 각광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지스타'에서는 클라우드 게임이 각광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게임은 고부가가치를 가진 산업이다. 국내에선 2020년 기준 유니콘 기업 11개 중 게임 회사가 넷마블(8조원), 크래프톤(6조원·비상장), 펄어비스(2.5조원), 더블유게임즈(1조원) 등 4개로 가장 많다. 이처럼 게임산업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분야로 볼 수 있다.

게임사들이 이처럼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은 게임이 4차 산업시대의 핵심인 인공지능,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분야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외 게임사들은 저마다 새로운 기술 발전시키고 이를 게임과 접목 시키고 있다. 속도, 보안, 재미 등 이유도 다양하다.

LG유플러스-엔비디아의 '지포스나우'.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엔비디아의 '지포스나우'. 사진=LG유플러스 제공

◆ 언제 어디서나 스트리밍으로 즐기는 '클라우드 게임'

클라우드 게임은 스마트폰이나 PC를 이용해 장소의 제약 없이 특정 서버에 저장된 게임을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게임이 개인 저장장치가아닌 업체의 서버에 있기 때문에 이용자는 따로 설치나 업데이트 할 필요가 없다. 굳이 고사양 PC나 스마트폰이 없어도 된다.

개념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기술적 문제로 대중화되긴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5G의 본격적인 보급으로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게됐다.

클라우드 게임은 구글,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IT 업체들이 눈독들이는 영역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은 지난 2018년 3억 8700만 달러였던 시장 규모가 2023년 25억 달러 수준까지 약 6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미국 구글은 '스타디아'를, MS는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중국 텐센트는 엔비디와 협력해 '스타트'를 출시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5G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통신사도 적극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MS와 손잡고 '엑스클라우드'를 시범 서비스 중이다. MS에 따르면 한국 이용자의 1인당 플레이시간과 재접속율은 미국, 영국 이용자 대비 각각 1.75배, 3배에 달한다.

KT는 지난해 '5G 스트리밍 게임'이라는 이름의 클라우드 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이 서비스는 지난달 가입자 4만명을 돌파하며 인기 몰이 중이다. 최근에는 LTE 이용자에게도 개방해 외연을 넓히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 분야 세계 최초인 엔비디아의 '지포스 나우'를 서비스 중이다. 특히 오는 28일에는 스마트폰과 PC를 넘어 IPTV에서도 즐길 수 있게끔 플랫폼을 확대할 계획이다.

게임사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 앤 소울'을 클라우드 게임으로 전환해 텐센트의 '스타트'에서 서비스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리니지2M'을 자체 게임 플랫폼 '퍼플'을 통해 향후 클라우드 게임에 탑재할 예정이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을 클라우드 게임으로 시연, MS의 '엑스클라우드'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클라우드 서비스 대응을 목표로 현재 차세대 게임엔진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AI 플레이어 '알파스타'의 '스타크래프트2' 게임 장면.
AI 플레이어 '알파스타'의 '스타크래프트2' 게임 장면.

◆ 게임 제작 돕고 사람과 대결도 펼치는 AI

구글의 딥마인드는 게임 '스타크래프트2'를 하도록 AI '알파스타'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해 1월 북미 프로게이머들과 11번의 승부를 벌여 10승 1패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게임에서도 AI는 빼놓을 수 없다. 게임 규칙이나 스토리 등 변칙적 패턴을 생성하는데 용이하며, 콘텐츠를 알아서 만들고 사용자를 모델링 하기도 하며 게임 분석까지 나아간다. 이를 토대로 프로게이머처럼 플레이할 수도 있으며, 유저의 연습상대가 될 수도 있고, 애초에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일손을 덜어주기도 한다.

현재 국내 게임사들은 인공지능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 2017년부터 200여 명의 연구인력을 투입해 AI,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의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게임을 넘어 AI를 활용한 금융 투자·거래 서비스업에도 뛰어들 태세다. 넥슨의 지주사 NXC는 자회사 '아퀴스'를 설립한다. AI를 이용해 투자 상담을 하고 실행과 결과를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시각화해 보여주는 서비스를 내년 중 내놓을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부터 약 150명의 연구인력을 통해 AI 및 자연어처리 원천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4월에는 AI 연구 성과로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 날씨 기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제3회 2020 NC Fellowship'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주요 대학 AI·전산 관련 동아리가 참여, 교육과 과제수행 등을 통해 AI 연구 경험과 지식을 쌓을 수 있는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넷마블은 지난 2018년부터 맞춤형 AI 플레이어 적용기술을 개발 중이다. 2개의 AI프로젝트가 있다. '콜럼버스 프로젝트'는 게임 퍼블리싱과 마케팅, 운영 등 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여러 제반 사항을 AI로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젤란 프로젝트'는 AI로 개발자의 게임 개발을 돕는 것을 지향하는 프로젝트다. 또 넷마블은 최근 코웨이를 인수, 실물 구독경제 사업 모델에도 AI를 접목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 보안에 최적화된 블록체인도 게임 속으로

대표적인 보안 신기술로 꼽히는 블록체인 역시 게임과 접목 중이다. 블록체인은 각자의 컴퓨터에 데이터를 블록 형태로 분산 저장하는 기술로, 이론적으로 위·변조, 해킹이 불가능한 기술이다. 이를 통해 아이템 거래 내역, 랭킹과 같은 게임 데이터를 투명하고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이용자 측면에서는 해커들의 불법 변경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하나의 캐릭터를 여러 게임에서 활용하거나 아이템을 다른 게임으로 전달하는 등 게임 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

개발자 측면에서는 고유 가치를 지닌 암호화 자산을 보유한 게임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또 네트워크 확산을 담당하는 이용자들이 비용을 담당함으로써 게임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미국의 야구게임 'MLB크립토', 캐나다의 고양이 육성게임 '크립토게임' 등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국내에선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한 RPG '이오스나이츠'와 이 게임을 개발한 스튜디오 비스킷이 카카오와 손잡고 만든 '클레이튼나이츠' 등이 있다.

다만 블록체인 게임은 진입장벽이 높았다. 로그인 단계 하나하나가 암호화폐 거래방법을 아는 사람이 할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하기 때문이다. 월렛을 만들어 프라이빗키를 저장한 후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로그인해야한다.

하지만 이제 로그인 단계를 간소화하고 기술적 허들도 낮추는 등 블록체임 게임 대중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계열사 위메이드 트리는 올해 '버드토네이도 포 위믹스’(가칭), 미르의 전설 IP를 활용한 '전기 H5 포 위믹스'를, '두근두근 레스토랑 포 위믹스', '터치파이터 포 위믹스'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 업계와 보조 맞추는 정부

업계에서는 첨단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규제나 가이드라인은 명확하지 못해 호흡이 맞지 않는다고 꾸준히 지적해오고 있다. 이에 정부가 한국이 글로벌 게임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적극적인 규제·제도 개선에 나섰다.

우선 올해 신기술 기반 게임의 불법적 이용 상황 발생시 사후관리 강화를 위한 전담 조직 신설을 추진한다. 

블록체인 게임의 경우 ▲관련 기술 장려 ▲게임아이템 자산화(NFT), ▲거래소 운영 등 금융위원회 정책 방향과 공조하여 등급분류 세부기준 수립할 예정이다.

클라우드 게임에서는 ▲2021년 콘텐츠 중심 등급분류 도입 ▲플랫폼 제약 없이 1회 등급분류로 모든 플랫폼 유통 가능 등의 새로운 등급분류 기준도 마련한다는 계획(아케이드 제외)이다.

또 5G 기반의 실감형 게임(AR·VR,MR 등) 게임 제작을 지원한다. 가상현실 하드웨어 발전에 대응해 단계별 게임제작, 제조업체-기술 보유 기업 간 협업, 마케팅, 해외진출 등을 지원한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미래 게임 산업의 주축이 될 신기술 육성을 위해 중장기 과제로 제작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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