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진선의 집짓고홈] 경제적 부담을 낮춘 '더불어 사는' 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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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선의 집짓고홈] 경제적 부담을 낮춘 '더불어 사는' 집들
  • 노진선 더코지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승인 2020.04.25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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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주택과 세대 분리형 아파트에 대해
땅콩주택, 2011년 미국식 듀플렉스 하우스 '상륙'
건축비 저렴...고양 용인 김포등에 많아
세대분리형 아파트, 임대수익과 절세효과 있어
노진선 더코지홈 이사
노진선 더코지홈 이사

[노진선 더코지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따로 또 같이 사는 사람들

월세가 부담되어 저렴한 임대료의 집을 찾다가 집을 공유해 여럿이 함께 사는 셰어하우스에 입주하게 된 A씨.

전원생활을 선택하고, 아내, 딸과 함께 부모님이 계신 집으로 들어가게 된 B씨.

두 사람은 경제적, 정서적 이유로 타인 혹은 가족과 함께 사는 삶을 택한 이들이다. 이들처럼 공간을 공유하며 생활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집도 다양화되고 있다. 따로 또 같이하는 삶을 선택하는 이들을 위해, 독립적인 생활은 보장하되, 경제적인 부담을 줄인 집을 소개한다.

'한 지붕 두 가족' 땅콩 주택

단독주택의 장점은 갖되, 공동주택의 모여 사는 즐거움을 더한 집이 있다. 하나의 필지에 두 가구가 나란히 지어진 형태인 듀플렉스 하우스다.

미국에서 시작된 친환경 목조 주택인 듀플렉스 하우스는 하나의 필지에 두 가구가 나란히 지어진 형태의 집이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외국에서는 때에 따라 3가구, 4가구가 동거할 수 있는 트리플렉스 하우스, 쿼드러플렉스 하우스 등의 주택을 짓기도 한다. 이러한 집들은 목조 주택이라 공사 기간도 1~2개월로 짧고, 벽이 붙어 있는 구조로 단열 성능이 높아 난방비가 적게 들며, 다락방이 딸려 있어 공간 활용도 효율적이다.

미국의 듀플렉스 주택. 사진= 구글
미국의 듀플렉스 주택. 사진= 구글

듀플렉스 하우스가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은 2011년이다. 당시 국내의 한 건축가가 지은 듀플렉스 하우스가 '땅콩 주택'이라는 이름으로 매스컴에 소개되며, 유명세를 탔다. 두 가구가 나란히 붙어 있는 모양이 땅콩과 비슷해 땅콩 주택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일반 주택보다 저렴한 건축비용 덕분에 인기를 끌었다.

두 가구가 함께 집을 지으니 토지 매입에 드는 비용과 건축비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경제적 메리트가 컸기 때문. 3억~4억원의 건축비로 주택 살이의 꿈을 이룰 수 있으니 부모, 지인과 함께 집을 지어 살거나 1세대를 임대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례가 많았다. 현재도 고양, 용인, 김포 등 경기 지역에는 땅콩 주택으로만 이루어진 주택단지가 들어서고 있다.

2011년께 국내에 상륙했던 땅콩주택. 사진= 연합뉴스
2011년께 국내에 상륙했던 땅콩주택. 사진= 연합뉴스

땅콩 주택은 크게 두 세대가 벽을 사이에 두고 좌측과 우측으로 분리되는 좌우 인접형, 층으로 분리되는 상하 인접형으로 나뉜다. 현관을 세대별로 설치해 사생활 보호를 중점에 둔 형태다. 반면, 현관문을 하나만 두어 두 세대가 현관을 공유하는 복합형도 있다. 자유롭게 집을 드나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복합형은 자식과 부모 세대가 정서적 유대감을 주는 동시에 사생활 보호의 균형을 맞추고자 할 때 선택한다. 때에 따라 현관뿐 아니라 거실, 복도 등 집의 일부를 공용공간으로 만들어 함께 여가생활을 보내기도 한다.

경제적으로 따졌을 때 굉장히 효율적인 집이긴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땅콩 주택의 특성상 토지와 건물에 대한 지분을 공동으로 소유해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따른다는 점이다. 집수리나 담보 대출을 받을 때 상대방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단점을 충분히 파악한 후, 주거 대안으로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경제성과 실용성을 갖춘 '세대분리형' 아파트

도심 생활권도, 아파트의 편의성도 포기할 수 없다면, 세대 분리형 아파트를 추천한다. 세대 분리형 아파트는 설계부터 한 채에 현관문과 화장실, 주방 등 완전히 독립된 두 개의 거주 공간을 마련한 주거 형태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 이상민 씨가 채권자 집의 4분의 1만 임대해 생활하는 모습이 방영되면서 주목받았다.

사실 세대 분리형 아파트가 등장한 것은 오래전이다. 2000년대 건설사에서 대형 아파트의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세대 분리형 아파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사생활 문제, 높은 관리비 등으로 외면 받았으나, 현재는 혼술, 혼밥이 대세인 1인 가구 사이에서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원룸이나 오피스텔 시세보다 임대료가 비싼 편이지만, 아파트 커뮤니티 공간과 편의시설 등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2017년10월 가재울뉴타운 5구역에 분양했던 거주와 임대를 한번에 할 수 있는 '부분임대형' 아파트의 평면도. 사진= 연합뉴스
삼성물산은 2017년10월 가재울뉴타운 5구역에 분양했던 거주와 임대를 한번에 할 수 있는 '부분임대형' 아파트의 평면도. 사진= 연합뉴스

임대인 입장에서도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매매 투자보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절세 혜택도 무시할 수 없다. 세대 분리형 아파트는 주택법상 1주택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파트의 기준시가 9억 원이 넘지 않는다면 임대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장점이 부각되면서 이미 지어진 대형 평수 아파트를 둘로 쪼개는 공사를 하는 사례도 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임대인으로서 세대 분리형 아파트에 관심이 있다면 입지 조건이나 환금성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주변에 다세대 주택과 같은 대체 주택이 많을 경우, 임대나 매매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 인테리어 전문가 노진선은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명품관 디자인을 비롯 하얏트호텔, 대림아크로비스타 디자인을 진행한 인테리어 전문가다. KBS '리빙쇼 당신의 6시', KBS 7 무한리필샐러드 '노진선의 집으로', 스토리온 'THE HOUSE', SBS '좋은 아침' 목요일 하우스 등 공중파, 케이블방송의 홈인테리어 프로그램 진행도 다수 맡았다. 배우 한채아 주거공간 인테리어 등 유명 인사들의 홈 인테리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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