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위기' 홈쇼핑업계, TV 비중 줄이고 '숏폼부터 캐릭터 사업'으로 반전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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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위기' 홈쇼핑업계, TV 비중 줄이고 '숏폼부터 캐릭터 사업'으로 반전 모색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12.25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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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콘텐츠·플랫폼 다양화…탈TV 홈쇼핑 움직임 강화
사내벤처·스타트업 투자 등 신사업 발굴에도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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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샵이 홈쇼핑 방송과 라이브 커머스 영상을 숏폼 콘텐츠로 보여주는 숏픽(Short Picks) 서비스를 정식 오픈했다. 사진=GS샵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최근 TV 시청인구 감소, 송출 수수료 부담 등으로 실적이 악화된 홈쇼핑 업계가 사업을 다방면으로 확대하면서 활로를 찾고 있다. TV 방송 의존도를 줄이면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신규 고객 유입을 이끈다는 방침이다. 

GS샵은 홈쇼핑 방송과 라이브 커머스 영상을 숏폼 콘텐츠로 보여주는 ‘숏픽(Short Picks)’ 서비스를 정식 오픈하며 ‘모바일 시프트 2.0’을 본격 전개한다고 25일 밝혔다.

GS샵은 지난 20일 모바일 앱에서 로그인 고객 대상으로 숏픽을 정식 오픈한데 이어 오는 27일 비회원을 포함한 모든 고객에게 오픈한다. 숏픽은 GS샵이 보유한 TV홈쇼핑, 데이터 홈쇼핑, 라이브 커머스 채널에서 송출된 상품 판매 영상을 1분 내외로 편집해 보여주는 숏폼 콘텐츠다. 패션, 뷰티, 식품 등 주목도가 높은 상품군 중심으로 약 1천 개 콘텐츠를 큐레이션해 앱 첫 화면인 홈 탭에서 보여준다.

GS샵은 숏픽을 꺼내든 이유에 대해 "미디어 무게중심이 TV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면서 최초 TV홈쇼핑 사업자로서 축적해 온 강점을 모바일로 확장하는 것이 필요했고, ‘쇼츠’, ‘릴스’, ‘틱톡’ 등 짧고 간결한 영상을 의미하는 숏폼이 모바일 콘텐츠 대세 트렌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GS샵은 숏픽을 통해 모바일에서 고객층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더 많은 상품을 빠르게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를 기획한 백승대 컨텐츠전략팀 매니저는 “숏픽은 TV로 채널을 탐색하다가 홈쇼핑에서 상품을 발견하던 경험을 모바일로 옮긴 것이다”라며 “고객들이 TV에서는 1시간에 1~2개 상품을 발견했다면, 숏픽을 통해 1시간에 60개 이상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이는 그만큼 협력사에게도 매력적인 서비스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GS샵은 숏픽을 오픈하기 전 전체 고객 중 30%를 대상으로 4달에 걸쳐 다양한 테스트를 실시했다. 어떤 상품군 영상을 선호하는지부터 몇 개 숏픽을 연속 시청하는지 등에 대해 다양한 가설을 수립하고 데이터로 검증했다.

이를 통해 GS샵 고객들은 패션 숏픽에 관심이 많고, 평균 10개 내외 숏픽을 약 10분간 시청하며, 숏픽을 끝까지 시청하는 비율도 40%에 달하고, 숏픽을 본 고객이 앱을 이용하는 시간은 전체 평균 대비 최대 9배나 긴 것을 확인됐다. 

무엇보다 고객들은 상품 시연 영상을 평균 대비 2배 길게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연은 TV홈쇼핑이 가장 잘하는 영역인 만큼, 매일 약 70개씩 생산되는 홈쇼핑 방송 영상은 큰 경쟁력이 될 것으로 사측은 기대했다.

GS샵은 숏픽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모바일 시프트 2.0’을 본격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TV, PC로 주문하던 고객을 모바일로 이동시킨 것이 ‘모바일 시프트 1.0’이라면, 어려워진 TV홈쇼핑 업황을 타개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모바일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모바일 시프트 2.0’으로 정의하고 ‘숏픽’으로 신호탄을 쏜다는 설명이다.

GS샵은 향후 숏픽 시청 데이터와 고객 구매 데이터를 연결해 고객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SNS처럼 고객이 직접 숏픽을 만들어 공유도 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김진석 GS리테일 홈쇼핑사업부장은 “GS샵은 2010년 홈쇼핑 최초로 모바일 앱을 출시하는 등 업계에서 가장 빠르고 선도적으로 모바일 시프트를 주도해 왔으며 11월 기준 앱 MAU 420만으로 업계 1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면서 “국내 최초 TV홈쇼핑 사업자로 축적해 온 미디어 커머스 역량과 모바일 시프트를 선도하며 축적한 앱 경쟁력, 오픈 이노베이션과 데이터 중심의 업무 문화를 바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홈쇼핑 업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겠다”라고 밝혔다. 

사진=롯데홈쇼핑
사진=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은 신사업 육성을 위한 사내벤처를 운영하고, 아이디어 토론 제도를 도입하는 등 임직원 아이디어를 활용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영업, 마케팅, ESG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임직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며 혁신경영을 강화해 왔다. 입사 2년차 직원의 제안으로 시작돼 160만 팬덤의 글로벌 캐릭터로 성장한 ‘벨리곰’, 폐의류를 업사이클링 섬유패널로 재활용해 친환경 도서관을 건립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 2월에는 직원들이 M&A, 투자기업을 제안하는 ‘아이디어 팝콘’ 제도를 시행하기도 했다. 미디어 커머스 컴퍼니를 내세우며 탈TV를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사내벤처 육성 등 미래 성장을 주도할 신사업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롯데홈쇼핑은 이달부터 미디어, 콘텐츠,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사내벤처를 모집 중이다. 캐릭터 지적재산권(IP), 콘텐츠 커머스 등 기존 신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선발된 팀에게는 준비기간 동안 팀별 최대 1억 원의 사업 지원금을 지원하며, 사무실 및 전문가 멘토링 서비스도 제공한다. 

최종 선정된 아이디어는 기업 분사(Spin Off)를 통한 지분투자, 사내 독립 기업(CIC, Company-In-Company) 등의 형태로 추진된다. 최종 사업화에 실패해도 1000만원의 도전 장려금을 지원한다. 

지난 13일에는 전사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토론하는 신규 제도 ‘테닝(Ten-ing)’을 도입했다. 3M의 ‘15% 룰’,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러지 프로젝트’ 등 글로벌 기업의 아이디어 활성화 제도를 벤치마킹했다. 발제자가 사내 게시판에 프로젝트를 제안하면 관심있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4시간(주간 업무시간의 10%) 동안 토론을 진행한다. 참여한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15만 원의 적립금도 제공한다. 제안된 아이디어는 신사업 발굴, 내부 시스템 개선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롯데홈쇼핑은 올해 경영 전반에 임직원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직원이 재능기부를 통해 사내강사로 활동하는 이색 교육 프로그램 ‘숨고의 런치클래스’, SNS 구독자 수가 높은 사내 인플루언서를 단독 패션 브랜드 홍보모델로 활용하는 ‘엘샵 서포터즈’도 운영하고 있다.

전승익 롯데홈쇼핑 신규사업팀장은 “TV홈쇼핑을 넘어 미디어커머스 회사로의 도약을 위해 직원들이 주도하는 사내벤처를 발굴하고 아이디어 토론 제도도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다각도로 지원하고, 자유로운 경영활동 참여를 장려하며 신사업 역량을 계속해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CJ ENM
사진제공=CJ ENM

CJ온스타일은 ‘원플랫폼’ 전략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버티컬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원플랫폼 전략은 TV홈쇼핑부터 T커머스, 이커머스, 모바일라이브, 유튜브 등까지 CJ온스타일이 보유한 전체 채널을 연계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CJ ENM이 발굴·투자한 스타트업 ‘바인드(BIND)’는 중소기업벤처부가 주관하는 팁스(TIPS,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최종 선정된 바 있다. 이는 CJ ENM의 첫 팁스 추진 사례로, 바인드는 정부로부터 5억원의 과제 지원금을 받게 됐다.

CJ ENM은 올해 8월 바인드 프리 시리즈A 단계에서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바인드는 2022년 말에 론칭한 4050 남성을 위한 패션 버티컬 플랫폼 ‘애슬러’의 운영사다. 서비스 시작 5개월 만에 MAU(월간활성이용자) 5만명 돌파, 매월 평균 50% 이상의 거래액을 돌파하는 성적을 거뒀다. 또 재구매율을 포함한 고객 리텐션 지표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CJ ENM은 아직 태동 단계에 머물러 있는 중년 타깃의 남성 패션 버티컬 시장을 애슬러가 리딩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팁스 추천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애슬러는 팁스 최종 투자사로 선정됨에 따라 상품 메타 데이터 구축 등을 거쳐 중년 남성 구매 문법에 맞는 개인화 큐레이션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팁스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집중 육성하는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CJ ENM은 올 4월 CJ그룹 계열사 최초로 팁스 운영사에 선정됐다. CJ ENM은 팁스 운영을 시작하며 바인드를 비롯, 식물성 콜라겐 이너뷰티 브랜드 ‘로가’와 국내 유일 액티브 시니어 모델을 보유한 MCN·콘텐츠 제작사 ‘더 뉴 그레이’ 등 유망 창업기업을 발굴 중이다. CJ온스타일 고객과의 접점 및 상품 카테고리 강화 등 CJ ENM 커머스 채널과의 시너지 여부를 투자의 지표로 삼았다.

로가는 CJ온스타일의 모바일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이달 27일, 신상품 ‘플랜트 콜라겐’을 선보인다. 내년에는 CJ온스타일의 투자사인 부스터즈와의 협업을 통해 TV CF, ATL 광고 등을 강화해 ‘플랜트 콜라겐’ 브랜드로서의 인지도를 제고할 계획이다. 더 뉴 그레이는 CJ온스타일의 원플랫폼 캠페인과 연계해 상호 협력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에이피알의 뷰티 브랜드 ‘포맨트’, 매일유업 ‘셀렉스’와의 대형 프로모션 시 시니어 기반의 차별화된 숏폼 콘텐츠를 제작해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배민욱 CJ ENM 커머스부문 성장추진팀장은 “향후 애슬러를 통해 CJ ENM의 브랜드 전문 자회사 ‘브랜드웍스 코리아’의 남성 브랜드를 전개하고, API 실시간 연동으로 애슬러의 다양한 상품을 CJ온스타일에 선보이는 등 카테고리 경쟁력 강화 측면의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향후에도 매출 규모화는 물론 해외 진출, 기술 제공 등 창업 기업의 스케일업을 위한 전방위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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