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 연일 사들이는 외국인...그래도 불안한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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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주식 연일 사들이는 외국인...그래도 불안한 점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3.29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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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연초 이후 16조원 넘는 규모 순매수
단기 성향 짙은 유럽계 자금...시황 변화시 유출 가능성 열어둬야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증시 순매수세가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증시 순매수세가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증시 순매수세가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미 연초 이후 국내 증시에서 16조원이 넘는 규모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자금이 단기간 내 강하게 유입된 만큼 향후 자금 유입 규모가 둔화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증시 상승 탄력을 둔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외국인 수급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럽계 자금 유입 커...단기 성향 강해 자금 유출 가능성 열어둬야"

29일 IBK투자증권은 금융감독원 자료를 인용해 최근 수개월간 국내증시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대체로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계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비교적 장기투자 성격이 짙은 미국계 자금과는 달리 영국을 포함한 유럽계 자금은 헤지펀드 성격의 자금이나, 단기 트레이딩 성격의 자금 성향이 강하다는 것. 이는 시황 변화에 따라 유출입 변동성이 클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변준호 연구원은 이를 언급하며 "최근의 긍정적 시장 변수에서 변화가 발생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이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환율 측면에서 보더라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장기적인 매수세 유입 가능성은 높지 않다.  

외국인 순매수 국면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은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으며 이날 오전장에서도 한 때 1350원을 넘어섰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고, 미국의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서 달러가 강세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반면 중국의 금리 인하로 위안화가 약세 압력을 받고 있고, 일본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이 예상되면서 엔화 또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원화 또한 약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변 연구원은 "우리나라 역시 미국과 유사한 올해 여름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달러는 강세 압력을 받고 있는 환경으로 추정된다"며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인 하락을 기대하며 환율 효과를 기대한 장기적 외국인 자금 유입 가능성은 과거보다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간 내 과도한 자금 유입은 부담"

외국인의 자금이 단기간 내 과도하게 유입된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최근 5개월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금액은 대략 22조원 수준으로, 과거 금융위기 직후 대량 순매수 금액과 유사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변 연구원은 "이는 강력한 자금 유입 효과로 해석할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자금이 단기에 들어왔기 때문에 추가 자금 유입 둔화 가능성도 내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월과 같이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를 월 5조원 이상 순매수한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해당 달과 다음달까지는 상당 자금이 추가로 유입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2개월 이후부터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증시 상승세도 뚜렷하게 둔화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2010년 이후 많지 않은 5번의 사례를 평균화한 것이기는 하나 4월부터 외국인의 자금 유입 규모가 둔화되고 증시 상승 탄력도 둔화될 가능성을 일정 부분 시사해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외국인 순매수 지속 자체가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일각에서는 높은 원 ·환율을 비롯해 대외 환경이 긍정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8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50원을 상회하기도 했으나 장 초반 외국인의 순매도는 오후 들어 다시 순매수로 전환했다"며 "높은 환율에도 순매수가 기록된 점은 긍정적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전일 "환율 변동성이 커졌음에도 외국인이 순매수를 지속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위안화, 엔화 등 아시아 통화각 전반적인 동반 약세를 보이며 원화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감소하지 않았고, 1분기 실적 이익 추정치 상향 및 HBM 반도체 기대감이 하단을 지지해주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 및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는 점 또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4000억원), 한미반도체(+554억원), KB금융(+317억원), 삼성물산(+234억원) 등 반도체 및 밸류업 관련주를 순매수했다. 

한편 29일 오전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9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는 것을 비롯해 코스피 현물 시장에서 4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기록중이다. 오전 11시30분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현물 매수 규모는 3800억원 수준이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0.23% 오른 2752.15포인트를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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