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찬성", 기업은행 "반대"…KT&G 방경만 사장 선임 가능성은
상태바
국민연금 "찬성", 기업은행 "반대"…KT&G 방경만 사장 선임 가능성은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4.03.26 16: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8일 주총, 방경만 후보 사장 선임안 '표대결' 촉각
기업은행·국민연금 이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찬반 엇갈려
후보 3인중 상위 득표자 2인 선임…"낙마 가능성 희박"
방경만 사장 후보 사진. 사진제공=KT&G
방경만 사장 후보 사진. 사진제공=KT&G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오는 28일 열리는 KT&G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방경만 현 KT&G 수석부사장의 대표이사 사장 선임 안건 통과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KT&G는 방경만 수석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사외이사로 임민규 KT&G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는 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렸다. 이 안에 대해 최대주주인 기업은행과 행동주의 펀드 연합전선은 반대 입장을, 3대 주주 국민연금은 찬성 입장을 내며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먼저 최대주주 기업은행(보유 지분 6.93%)과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 보유 지분 0.4%)에 이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방 사장 선임에 반대한 상황이다. 

앞서 기업은행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 공시를 통해 방경만 사장 선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기업은행은 "KT&G의 최대주주인 중소기업은행은 이사회의 전문성 및 독립성 강화를 통한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주주제안을 한다"면서 "중소기업은행이 제안한 손동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찬성을, 이사회가 제안한 대표이사 사장 방경만, 사외이사 임민규, 사외이사 곽상욱 선임에 대해 반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40%가 넘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영향력을 갖고 있는 ISS도 최근 KT&G 관련 보고서에서 회사가 추천한 후보 선임 안건에 모두 반대 권고를 했다. ISS는 글로벌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 주총 안건을 분석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자문 기관이다.

ISS는 보고서에서 “KT&G가 회사 경영 실적 악화에 직접적인 역할을 한 임원을 최종 사장 후보로 선택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방경만 후보 선임에 반대할 것을 권했다. 반대로 기업은행과 FCP가 지지하는 손동환 후보에는 찬성했다.

이에 KT&G는 "ISS의 분석은 상당 부분 FCP가 제공한 사실과 다른 데이터와 주장을 인용하고 있다"며 "ISS와 FCP(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의 공모 가능성을 제기한다"며 즉각 반박했다.

한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 루이스는 방 후보의 사장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약 2달에 걸쳐 선임 절차가 진행됐고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지배구조위원회,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감독하에 복수의 서치펌 추천 및 공개 모집을 거쳐 합리적이고 철저하게 투명한 과정을 통해 사장 후보 선정이 이뤄졌다”며 찬성 이유를 밝혔다.

또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ESG기준원과 한국ESG연구소는 찬성을, 한국ESG평가원은 반대 의견을 내놓으며 입장이 엇갈렸다.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며 6.31%를 보유한 국민연금, 외국인을 비롯한 소액주주(53.3%)의 결정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최근 KT&G의 손을 들어주며 방 후보의 사장 선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방 후보의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고, 손동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안에도 찬성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KT&G 사옥. 사진=연합뉴스
KT&G 사옥. 사진=연합뉴스

이번 KT&G 주주총회는 '집중투표제'로 치러진다. 집중투표제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묶어서 이사 후보자 중 한 사람에게 몰아서 투표할 수 있는 방식이다.

현재 후보는 KT&G 이사회가 추천한 방경만 사장 후보, 임민규 사외이사 후보와 주주제안으로 이름을 올린 손동환 사외이사 후보다. 

방경만 사장 후보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햄프셔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8년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에 공채로 입사한 후 브랜드실장, 글로벌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사업부문장 등 회사의 핵심 분야를 두루 거쳤다.

아울러 회사의 성장 투자와 기술혁신을 통한 3대 핵심사업(NGP, 건강기능식품, 글로벌CC) 중심의 중장기 성장전략 수립과 신(新)주주환원정책 추진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총괄부문장으로서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임민규 후보는 삼성물산 석유화학사업부장 상무를 거쳐 OCI머티리얼즈와 SK머티리얼즈의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판사 출신인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은행 주주제안에 의해 추천됐으며, FCP 주주제안으로 사외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이상현 FCP 대표는 자진 사퇴했다.

이번 KT&G 주총처럼 이사 2명을 선임하는 경우 주주는 보유 주식 수의 2배에 해당하는 투표권을 가지며 이를 여러 후보에게 분산하거나 모두 한 후보에게 행사할 수 있다. 총 3명 후보 중 2명에게 각각 한 표씩 행사할 수도, 아니면 1명에게 몰표를 줄 수도 있는 셈이다. 투표 결과 다득표순에 따라 상위 득표자 2인이 사내이사나 사외이사로 선임된다.

이같은 집중투표제 방식에 따라 방 후보는 '꼴찌'만 면하면 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표 대결이 팽팽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찬성으로 입장을 정해 방 후보가 낙마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말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설 독립기구인 지배구조자문위원회도 전날 KT&G의 회사 추천 후보 선임에 찬성 의견을 냈다.

자문위는 “방경만 후보가 2021년 등기이사에 선임된 이후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며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해온 점, 이사회 내 유일한 사내이사 후보로 부결될 시 이사회 운영에 차질이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해 찬성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외이사와 관련해서는 “임민규 후보는 삼성물산, OCI, SK머티리얼즈 등 임원을 역임해 경영 전문성을 갖추었으나, 주주제안 후보인 손동환 후보는 법률전문가로 회사가 필요로 하는 해외사업 확장을 위한 경험 및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역시 회사안에 찬성하는 것을 권고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