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국내 식품업계가 푸드테크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식품산업은 최근 인공지능(AI)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접목을 통해 급변하고 있다. 이에 업계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대체식품을 개발하거나, 조리 과정에서 사람 대신 로봇을 활용해 실용성을 높이는 등 연구개발 및 투자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세계적인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IT 전시회 CES 주최사 CTA는 2022년 5대 키워드 중 하나로 푸드테크를 선정하기도 했다.

2020년 기준 국내 푸드테크 시장 규모도 약 61조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2017년에서 2020년 간 매년 3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닛케이BP종합연구소 등 시장조사 기관들은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가 연평균 6~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발간한 '푸드테크 산업의 혁신 트렌드와 미래전망' 보고서를 통해 2040년에는 푸드테크 시장 규모 현재보다 약 1.8~2.3배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미래 먹거리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식품업계는 푸드테크 관련 경쟁력을 키우기에 돌입했다.

대체식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신세계푸드는 최근 프리미엄 순대 전문점 순대실록과 협업해 ‘유아왓유잇(You are What you Eat) 식물성 순대볶음’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와 순대실록은 이번 제품 출시를 위해 6개월간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해당 제품은 신세계푸드가 100% 식물성 원료로 자체개발한 식물성 순대와 순대실록의 170시간 숙성 비법 레시피를 접목한 냉동 밀키트다. 대두단백, 당면, 양배추, 당근, 양파, 마늘 등 식물성 원료로 순대의 식감을, 카카오 분말로 순대의 색상을 구현한 누드 순대다. 

신세계푸드는 이번 신제품을 비롯해 소비자들이 각자의 기호와 신념에 따라 다양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 혁신적인 대안식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그 동안 쌓은 푸드테크 역량을 기반으로 자체개발한 식물성 순대와 순대실록의 맛집 레시피를 접목해 세상에 없던 식물성 간편식을 선보이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요리 로봇 등의 자동화 장비를 도입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풀무원의 푸드서비스 전문기업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영동 고속도로 안산 복합 휴게소에 요리로봇과 디지털 무인배송 서비스 등 푸드테크를 접목했다.

1층 대형 식당가 코너에는 조리사들이 무거운 웍을 사용해 반복적으로 조리를 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는 ‘로봇웍’이 도입됐다. 로봇웍은 조리 알고리즘 데이터에 기반하여 전문 요리사들이 채소를 기름에 볶을 때 웍을 흔드는 모션과 웍에 불을 켜고 화력 조절을 하는 모션, 기름 투입 등의 과정을 자동화했다. 

고객이 주문한 꼬마김밥을 기송관을 활용해 수령하도록 하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고객이 휴게소 1층에서 기송관 꼬마김밥을 주문하면 2층에서 조리한 꼬마깁밥이 캡슐에 담겨 휴게소 2층 위 벽면에 설치된 기송관을 통해 전달되어 1층에 있는 고객이 제품을 수령하는 원리다.

로봇웍 등 디지털 전환 기술을 도입하고 발생한 매출은 안산휴게소 개장 초기인 2022년 5월부터 12월 동 기간 대비 지난해 59.5% 증가했다. 

롯데GRS는 반도체 장비 제조 기업 네온테크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네온테크가 개발한 F&B 자동화 튀김기 '보글봇'을 적용하기 위한 목적이다. 협약을 통해 롯데GRS는 네온테크사가 개발한 자동화 튀김기 보글봇을 롯데리아에 맞는 고도화 개선 모델 개발 완료 시 올해 하반기 내 패티 자동화 로봇 '알파 그릴'과 함께 매장에 적용해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네온테크사의 자동화 튀김기 보글봇은 작업자의 원재료 투입 후 바스켓의 이동, 쉐이킹 작업 및 조리 완료 후 완전한 쿠킹 작업을 위한 기름 떨이 작업 과정을 로봇 스스로가 수행하도록 개발됐다. 또 지속적인 원재료 투입으로 발생한 유조 내 탄화물을 자동으로 정제하는 기능이 탑재됐으며 조리시 발생되는 유증기와 열 차단을 위한 밀폐 구조로 작업자의 안전한 작업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롯데GRS 관계자는 "이번 MOU 체결로 푸드테크의 저변 확대, 단순 업무 축소와 매장 효율화 등 미래 성장동력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근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이 ‘한화푸드테크’로 사명을 변경했다. 푸드테크는 유통과 로봇 부문 신사업 전략을 담당하는 김동선 부사장의 주요 신사업 중 하나다. 한화푸드테크는 63레스토랑, 도원스타일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 운영 경험에 한화 로봇 전문 계열사인 ‘한화로보틱스’의 기술력을 더해 푸드테크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최근 한화푸드테크는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Stellar Pizza)를 인수했다. 스텔라피자를 운영하는 서브 오토메이션 창업자는 스페이스X에서 로켓과 위성용 배터리 시스템을 연구 개발한 벤슨 차이로, 한화푸드테크는 자산 100% 인수와 함께 CEO 벤슨 차이를 포함한 경영진과 핵심 기술진을 고용 승계한다. 

스텔라피자는 5분 남짓한 시간으로 12인치 크기의 피자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48시간 저온 숙성한 피자 반죽을 로봇이 조리하는 방식으로 전 공정을 완전 자동화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아워홈은 투자 전문 엑셀러레이터(AC) 씨엔티테크와 함께 미래 식품산업을 견인할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에 나선다. 아워홈과 씨엔티테크는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하고 유망 스타트업 발굴과 양성을 위해 오픈이노베이션 등 혁신적인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씨엔티테크는 창사 이후 5000개 이상 기업을 육성해왔으며 4년 연속 국내 최다 투자를 달성한 아시아지역 최대 엑셀러레이터다. 아워홈은 벤처투자조합을 통해 식음료 및 로봇과 AI, 데이터 기술 등 푸드테크 분야 우수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고 협업하여 ‘푸드테크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는 한편, 식음사업 밸류체인 혁신 사례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중앙연구소는 푸드테크 스타트업과의 상생을 위해 최근 자사 공유오피스 푸드테크 밸리 입주사인 에이지엣랩스와 브로컬리컴퍼니에 기술 지원을 실시했다. 에이지엣랩스는 기능성 원료인 저분자 특허 뮤신 및 이너뷰티 브랜드 ‘퓨리카뮤신’을 보유한 뮤신 전문 바이오 식품 스타트업이며, 브로컬리컴퍼니는 지역별 스토리와 소재를 발굴하여 브랜드화하는 로컬 큐레이션 커머스 스타트업으로 푸드 업사이클링 브랜드 ‘UGLYCHIC(어글리시크)’를 보유 중이다. 

롯데중앙연구소는 최근 펫 푸드 브랜드로의 확장을 기획 중인 에이지엣랩스와 감귤 껍질 업사이클링 숙취 해소 스틱 젤리 ‘어글리시크 술깨스틱’을 준비 중인 브로컬리컴퍼니에 각각 푸드테크 밸리 내부 프로그램인 전문 연구원 멘토링을 지원했다.

아울러 롯데중앙연구소는 푸드테크 밸리 입주사에게 롯데중앙연구소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및 롯데웰푸드 등 롯데 식품사와의 협업 기회, 공모전을 통한 롯데벤처스 투자 검토 기회, 시설 무료 활용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롯데중앙연구소 관계자는 “자사의 노하우에 스타트업의 민첩한 개발력을 더해 신속한 사업 영역 확장을 이루고자 한다”며 “혁신적인 식품 아이디어를 소비자에게 전할 수 있도록 지속 협업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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