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리인상 나섰지만 여전한 엔화 약세...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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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금리인상 나섰지만 여전한 엔화 약세...왜?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3.2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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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매파적이었던 BOJ·FOMC 앞둔 경계심이 엔저 이끌어
증권가 "당분간 150엔 등락 이어질 듯"
점진적 엔화 강세시 국내 반도체·자동차·조선 유리 
지난 19일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는 등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벗어날 것임을 시사한 가운데 엔화가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9일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는 등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벗어날 것임을 시사한 가운데 엔화가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 19일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는 등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벗어날 것임을 시사했다.

당초 일본은행이 정책 전환에 나설 경우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으나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엔화는 19일에 이어 20일까지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일본은행이 예상만큼 매파적이지 않았던데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경계감에 엔화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당분간 달러·엔 환율이 150엔을 중심으로 등락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엔화 약세 지속...달러·엔 환율 151엔까지 올라 

일본 중앙은행은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 마이너스(-)0.1%인 단기금리를 0~0.1% 수준으로 인상했다. 이와 함께 대규모 금융 완화를 위해 추진해왔던 수익률곡선 제어(YCC)를 폐지하고,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 투자신탁(REIT) 매입도 중단키로 했다. 

당초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전환은 엔화에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더해지면 내외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엔화가 달러 대비 강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 것이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엔화는 여전히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결정이 내려진 19일 달러·엔 환율은 150.68엔까지 오르며 150엔을 돌파했고, 20일 오전 11시 현재 151.16엔까지 상승, 엔화 약세 흐름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일본은행의 덜 매파적인 결정이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일본은행은 YCC를 폐지했으나, 장기 금리의 급격한 상승을 제어하기 위해 기존의 규모로 국채 매입을 이어가기로 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역시 "추가 완화 필요성이 커진다면 이전 정책 사용을 고려할 것"이라며 "향후 국채 매입 축소를 고려할 수 있지만 당장은 아니다"고 언급, 당분간 완화적인 금융환경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우에다 총재는 물가 상승 전망이 강화된다면 금리의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현재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 물가가 재차 2%대 초반으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상당히 점진적이고 신중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최근 미 경제지표 강세로 미국의 금리인하 시기가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 점 또한 엔화 약세에 일조했다. 점도표 수정 등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화되고 있는 점이 달러 강세, 엔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 "150엔 등락 이어질 듯...점진적 엔화 강세 예상"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달러·엔 환율이 150엔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FOMC 회의 결과 등 미 연준 통화정책 재료가 남아있지만 달러·엔 환율은 당분간 150엔을 중심으로 등락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달러·엔 환율이 150엔 수준을 크게 상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달러·엔 환율이 150엔을 상회할 경우 수입물가 상승 등 물가 압력과 더불어 일본 가계의 소비 활동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미 금리인하가 추가로 지연되면서 엔·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152~153엔까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생겼다"면서도 "그러나 일본 통화정책 정상화의 첫 발을 떼면서 엔화 약세 압력은 정점을 지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엔·달러 환율은 연말 140엔대 초반으로 완만하게 하락할 전망"이라며 "원·달러 환율도 하반기 1200원대 후반에 진입하면서 원·100엔 환율은 연말까지 950원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점진적인 엔화 강세가 이뤄진다면 국내에서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의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가치의 변화는 엔화 약세의 피해국이었던 것을 고려할 때 한국 시장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일본시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많이 억압됐던 업종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에서 먼저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점진적으로 엔화 강세가 진행된다면 업종 관점에서는 선박, 가전, 자동차 등 전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수출 경합이 큰 업종 및 수출 점유율이 감소했던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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