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 끝났나? 엔비디아 급락에 고민 깊어지는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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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 끝났나? 엔비디아 급락에 고민 깊어지는 투자자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3.11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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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장중 변동성 확대 후 5%대 급락
증권가 "AI주 숨고르기 시작 vs 조정은 매수 기회"
지난 8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장중 5% 이상 급등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이후 5.5% 급락한 채 거래를 마감, 엄청난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장중 5% 이상 급등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이후 5.5% 급락한 채 거래를 마감, 엄청난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가 5% 이상 급락했다. 글로벌 증시의 랠리를 이끌어 온 주역인 엔비디아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11일(한국시간) 국내증시에서도 반도체주의 약세 흐름이 두드러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급락이 글로벌 주식시장의 랠리가 중단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하고 있는 반면 또다른 한편에서는 AI 및 반도체주의 성장성이 상당한 만큼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주말 엔비디아 장중 10% 변동성

글로벌 주식시장에서의 엔비디아 영향력은 상당하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꺼져가는 주식시장의 상승세에 다시 불을 붙였고, 엔비디아의 숨고르기는 글로벌 주식시장이 쉬어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막대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엔비디아의 지난 8일 주가 흐름은 월가는 물론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장중 5% 이상 급등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되면서 결국 5.5% 급락한 채 거래를 마감, 장중 고점과 저점의 폭이 10%에 달하는 등 엄청난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월가의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의 이같은 흐름과 관련해 모멘텀 부재가 주가에는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미리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AI 랠리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시가총액 2조2000억달러 규모로 몸집을 키워낸 엔비디아가 현 시점에서 추가적으로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모멘텀이 필요한데,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를 만족시킬 만 한 모멘텀이 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는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돈 나무 언니'로 유명한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엔비디아에 대해 "소프트웨어 수익의 폭발적인 증가가 없다면 재고 과잉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볼 때 닷컴시대의 시스코와는 달리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가 성공하고 있고, 엔비디아의 고객들, 즉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테슬라 등이 자체적으로 AI칩을 설계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AI株 숨고르기...여타 업종으로 매수세 옮겨갈 듯"

국내 증권가에서도 당분간 AI 랠리가 숨고르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증시를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긍정적이기 때문에 매수세가 여타 업종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주식은 크건 작건 균형선을 상향 이탈하는 때가 있고, 현재 AI 산업 관련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반면 이들 AI 산업 관련주를 매수하기 위해 팔아야만 했던 주식들은 딱 그 정도로 균형선을 하향 이탈한다"고 설명했다. 

즉 AI 랠리 속에서 펀더멘털보다 과도하게 저평가 받은 주식들이 존재하게 된 것이고, 여기에는 구경제 산업이 다수 포함됐다는 것. 

강 연구원은 "향후는 AI산업과 구경제 산업 관련주 사이의 관계가 전환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경제 전반의 펀더멘털이 회복될 경우 그간 AI 산업 단일 강세에서 벗어나 여타의 산업에도 온기가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금리인하까지 더해질 경우 일정한 자금이 주식시장에 추가 공급될 수 있는데 이는 이같은 흐름을 더욱 명확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엔비디아 등 성장주 차익실현 속 변동성은 높아지겠으나 달러 약세 기조와 더불어 Non US, Non 테크, 밸류 로테이션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기술주 차익실현 속 밸류 로테이션 확산 가능성, Non US, Non 테크 확산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정은 매수 기회"..."AI주 차별화 시작" 평가도 나와

일각에서는 기술주의 조정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IT가 관심의 대상이라면 눈 앞에 나타날 조정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IT, 특히 미국의 IT 업종이 시장 대비 크게 오르면서 가격 부담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주식시장의 주변 환경이 IT의 추세적인 하락을 시사하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미 경제는 주식시장에 우호적이고 기업가들이 올해 경제의 기회 요인으로 AI와 기술 발전을 꼽은 만큼 IT 산업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밸류에이션 관점에서도 미국 IT는 과거 버블 시기에 비해 부담이 크지 않으며, 최근 미국 IT 장세를 견인 중인 AI 관련 기업의 실적이 꺾이지 않은 점도 IT 주가에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만약 실적 전망이 악화된 상황에서 주가가 급락했다면 주가의 추세적 하락이 고민이 될 수 있으나, 금리와 같은 매크로 변수가 흔들리지 않는 가운데 실적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면 주가는 일시적 조정을 보이더라도 언제든 다시 회복될 수 있다"며 "다양한 요인을 고려할 때 미국 IT는 아직 꺾일 시기는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미 IT는 단기 조정일 가능성이 높고, 한국 IT 또한 유사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급락을 계기로 AI 관련주 내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엔비디아가 급락한 지난 8일 브로드컴 역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는데, 브로드컴의 경우 AI 이외의 다른 반도체 및 다른 부문의 매출 증가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마벨 역시 AI 이외의 부문의 실적이 부진하면서 주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를 언급하며 "지난 주말 미 반도체주 하락은 전반적인 주가 조정이라기보다는 AI 반도체 내 차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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