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은 금값, 어디까지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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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뚫은 금값, 어디까지 오르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3.08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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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신고가 새로 쓰는 금 가격...온스당 2165달러까지 올라
금리인하 기대감 및 중국 투자자들의 적극적 매수세가 랠리 지지
금 가격 밴드 상단 근접...단기 조정 가능성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도 
금 가격이 연일 신고가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 가격이 연일 신고가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금이 화려한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7일(이하 현지시간)까지 3거래일 연속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견조한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 랠리를 지지하는 요인이 적지 않다면서도, 금 가격이 이미 밴드의 상단 부분에 근접한 만큼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연일 신고가 쓰는 금 가격...금리인하 기대감 등이 하단 지지 

7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전일대비 0.32% 오른 온스당 2165.20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한 것이며 3일 연속 신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3주간 금 가격의 상승률은 8%에 달한다. 

금 가격의 상승 랠리를 이끄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다.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은 금리 인상 전망에는 부정적, 금리 인하 전망에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인다. 최근 발표된 일부 경제지표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내 금리인하를 예상한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금 역시 이같은 흐름에 반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 가격의 상승세를 이끄는 또 한가지 요인으로 꼽시는 것이 중국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 값은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중국 투자자들의 수개월간의 엄청난 순매수세가 뒷받침되며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고 언급했다. 

중국의 증시 및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인해 자산 가치 하락을 우려한 중국 투자자들이 금 실물을 활발히 사들이면서 금 값의 하단이 지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하나증권의 1월 글로벌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 유출입 현황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에서의 금 ETF 자금은 큰 폭으로 유출된 반면 아시아에서의 금 ETF 자금은 순유입됐다.

메탈스데일리 최고경영자(CEO)인 로스 노먼은 "서부 투자자들은 금 랠리의 배후에 있지 않다"며 "금은 계속 동쪽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11월 예정된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양자 대결이 확실시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점 역시 금 가격의 상승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투자은행 베렌버그의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성 증가가 금 가격을 계속 지지할 수 있다"며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은 금의 전망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금 가격 밴드 상단 근접한 듯...단기 조정 가능성"

전문가들은 금의 랠리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동일한 궤적을 보이던 금 가격과 글로벌 ETF 내 금 보유 규모 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다"며 "금 가격의 추세적인 상승이 이어질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금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금 ETF로의 자금 유입이 전개되지 않고 있고, 금 선물의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도 약화되고 있다는 것. 

그는 "금 가격이 본질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실질금리가 하락하고 미 달러가 약세를 보여야 한다"며 "그런데 미 달러와 금리 모두 아직까지 방향성을 명확하게 잡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질 금리가 하락하려면 명목금리의 하락 속도가 물가 안정 속도보다 빨라야 하는데, 미 연준의 금리인하가 서서히 전개될 것으로 보여 실질 금리 하락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 

6월부터 미 금리인하가 시작된다 하더라도 그 폭이 크지 않고 경기 침체 우려도 제한돼 금 가격이 일방적으로 오를 장세가 아니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전 연구원은 "금 가격은 연말까지 강보합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나 현재 가격은 밴드 상단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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