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까지 판다"…中알리·테무 공습에 국내 이커머스 '긴장'
상태바
"신선식품까지 판다"…中알리·테무 공습에 국내 이커머스 '긴장'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4.03.05 1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알리익스프레스, 신선식품 취급 시작…"품목 늘려갈 것"
판매자 혜택·보안 강화…시장 공략 본격화
가품 판매·유해성 논란 여전…'역차별' 우려도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한국대표가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알리익스프레스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보호 강화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한국대표가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알리익스프레스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보호 강화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가 '초저가'를 앞세우고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앱의 국내 이용자 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들 기업이 한국 시장에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가자 국내 이커머스의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앱 국내 사용자 수는 717만 5000명으로 전년 동기 336만 4000명 대비 113% 증가했다. 이는 쿠팡, 11번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지난해 7월 한국에 상륙한 테무의 지난달 이용자 수는 약 570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52만명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알리익스프레스는 생활용품·가공식품 외에 신선식품까지 취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국내 브랜드 상품 전용관인 '케이베뉴'(K-베뉴)를 통해 과일과 채소, 수산물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입점 판매자가 직접 상품 정보를 올리고 배송까지 담당하는 오픈마켓 방식이다.

이에 앞서 알리익스프레스는 온라인 그로서리 또는 리테일 분야에서 8년 이상 경력을 가진 신선식품 상품기획자(MD) 채용 공고를 내는 등 신선식품으로의 카테고리 확장을 모색해왔다.

아직 초기 단계로 일부 중소 판매자가 한정된 종류 상품을 판매하는 선에 그치고 있으나, 초저가 정책을 무기로 순식간에 기존 국내 이커머스 업체를 위협할 정도의 신선식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신선식품 판매와 관련해 "이제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앞으로 취급 품목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베뉴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한국 상품 전문 채널로 합리적인 가격과 빠른 배송으로 고객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앞서 알리익스프레스는 케이베뉴에 입점한 국내 판매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우선 이른 시일 내에 판매자 상담·교육 전용 카카오 채널을 개설해 판매자들이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주문 처리, 판매, 배송, 사후 처리(AS)를 포함해 모든 단계의 필요한 정보를 담은 종합 입점 가이드라인도 제작해 배포한다.

또 판매자 지원센터를 가동하고 한국어 서비스 전담 직원을 배치해 판매자가 언어 소통의 불편 없이 상품 판매에만 집중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 케이베뉴에는 일상소비재(FMCG), 뷰티, 가구, 스포츠 카테고리에서 다수의 브랜드가 입점해있다. LG생활건강, 한국피앤지 등의 유명 브랜드가 들어와 있으며 최근에는 참존, 이고진, 스피드랙 등이 합류했다.

한시적으로 입점수수료와 판매수수료를 면제하는 혜택으로 빠르게 판매자 수를 늘려 나가고 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케이베뉴 채널의 한국 판매자를 적극 지원해 더 역동적이고 풍부한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참여형 마켓플레이스를 조성해 한국 기업의 발전을 돕는 것은 물론 관련된 모든 사람을 위한 혜택을 창출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테무 로고. 사진제공=테무
테무 로고. 사진제공=테무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광고를 2년 연속 진행하는 등 미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테무의 다음 타깃은 한국이다.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에 따르면 지난달 테무의 신규 설치는 약 222만 건으로 쇼핑앱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최근 테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보안 평가(Mobile Application Security Assessment, 이하 MASA) 인증을 획득하는 등 사용자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무 관계자는 “테무는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으며, 그 일환으로 MASA 인증을 획득했다”며 “업계 최고의 수준으로 고객 정보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개인정보 유출 걱정 없이 안심하고 쇼핑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이커머스 업체를 둘러싼 가품 판매, 유해성 등의 논란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 기업이 가품·저품질 제품이나 개인정보 보호 등 소비자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국내 규제망에 벗어나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연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소비자 불만은 지난해 465건으로 전년(93건) 대비 400% 증가했다. 올해 1월에만 150여건이 접수됐다. 

해당 앱들에 무분별하게 선정적인 광고 사진·영상, 검색어, 추천어 등이 노출되면서 '유해성' 논란도 빚어졌다. 

국내 판매자들에 대한 '역차별' 지적도 나온다. 국내 판매자가 중국에서 상품을 매입해 판매할 경우 각종 관세와 부가세, KC 인증 취득 비용 등이 붙지만, 중국 플랫폼은 이 같은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는 상황에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만 규제의 대상이 된다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기 어렵다"며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가 동등한 규제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