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신고가 행진 속 유독 부진한 국내증시...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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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신고가 행진 속 유독 부진한 국내증시...이유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2.26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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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 연초 이후 0.8% 하락세...글로벌 증시와 동떨어진 흐름
삼성전자 부진도 원인으로 꼽혀...미 채권금리 상승 및 저PBR 약세도 원인
글로벌 증시의 랠리 속 국내증시가 유독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증시의 랠리 속 국내증시가 유독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글로벌 증시의 랠리 속 국내증시가 유독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신고가를 경신하고, 나스닥 지수 또한 전고점 돌파가 임박하는 등 미 증시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일본 및 대만 증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중국 및 홍콩 등 중화권 증시 또한 연휴 이후 반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국내증시는 2700선을 앞두고 주춤한 양상을 보이면서 여타 증시 대비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어 그 배경에 주목된다.

"삼성전자 부진에 코스피 힘 잃었다"

코스피 지수는 연초 대비 0.8%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의 연초 이후 상승률이 각각 7.3%, 8.3%에 달하고, 일본의 닛케이 225지수의 연초 이후 상승률이 18%를 넘어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증시는 글로벌 증시의 랠리에서 완전히 동떨어진 흐름을 보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한 이유 중 하나로 삼성전자를 꼽고 있다. 

미 증시의 시가총액 3위인 엔비디아가 연초 이후 60%에 달하는 고공행진을 펼친 것과는 달리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약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연초 이후 8%대의 하락세를 지속중이다. SK하이닉스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여타 반도체주의 강세도 나타나고 있지만, SK하이닉스의 시총 비중이 5.4%에 그치는 등 영향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전반적인 지수는 삼성전자의 부진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는 것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700선을 앞두고 주춤하는 결정적 원인 중 하나는 시총 약 21%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부진"이라며 "만일 삼성전자의 연초 이후 주가가 보합이라고 가정한다면 현재 코스피는 2710선 수준이었을 것으로 산출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부진한 이유는 엔디비아발 반도체 업종의 강세가 AI 관련 반도체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AI반도체 경쟁력에서 뒤로 밀려난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이 지속됐다"며 "엔비디아발 반도체 업종의 강세가 진행중이지만, 이는 AI 관련 반도체에 국한된 흐름으로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인텔과 마이크론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점 역시 같은 이유라는 것. 

그는 "엔디비아가 미 증시, 특히 나스닥에 미치는 영향력과,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한국 AI 관련 반도체 기업들이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력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미 채권금리 상승에 저PBR 약세도 국내증시 부진 원인"

국내증시의 경우 성장주 중심의 흐름이 강한데, 미 채권금리 상승 압력이 확대되면서 성장주에는 불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도 국내증시의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주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32%를, 2년물 국채금리는 4.7%를 넘는 반등세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것. 

그는 "미 10년물 채권금리 상승은 성장주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에 부담 요인"이라며 "특히 미 10년물 채권금리 등락은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매매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내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어 온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관련주의 부진한 흐름 또한 국내증시의 제자리 걸음에 한 몫 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저PBR 관련주는 1월17일 이후 코스피 상승의 약 60% 이상을 기여했으나, 2주 전부터 부진한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연구원은 "그간 코스피 상승을 이끌어왔던 업종, 저PBR주들이 흔들리면서 코스피의 발목을 잡았다고 본다"며 "저PBR주의 흔들림을 넘어설 정도로 반도체, IT 업종이 강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이 발표되면서 기대감에 미치지 못했다는 실망감에 저PBR 관련주의 낙폭은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돌아서며 저PBR 업종 위주의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구체적 계획안의 부재, 시장이 기대했던 배당분리과세 등 세제 내용이 없어서 실망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주 및 성장주 강세로 코스피 레벨업 가능할 듯"

증권가에서는 향후 국내증시의 박스권 돌파를 위한 열쇠로 수출주 및 성장주의 강세 흐름을 꼽았다.

이번주 발표 예정인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안정되는 흐름을 보일 시 미 채권금리 또한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 여기에 3월1일 발표 예정인 한국 수출 지표에서 반도체와 가전, 핸드폰 주도의 수출 모멘텀 개선이 확인된다면 수출주와 성장주 반등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저PBR주들의 과열 및 매물 소화 과정이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주와 성장주 강세를 주도하며 코스피의 추가적인 레벨업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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