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일 파워 정점 도달했나···생산량 증가세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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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일 파워 정점 도달했나···생산량 증가세 둔화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4.02.2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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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올해 하루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100만 배럴 증가에서 17만 배럴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미국 올해 하루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100만 배럴 증가에서 17만 배럴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지난 2년간 유가 급등을 억제했던 미국의 셰일 붐이 약해지고 있다.

미국 올해 하루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100만 배럴 증가에서 17만 배럴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고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연방 기록보관소 자료를 인용보도했다. 이는 팬데믹을 제외하면 2016년 이후 가장 적은 연간 증가량이다.

최근 중동을 포함한 전 세계적인 혼란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원유가 급증하면서 유가 급등을 막는 데 도움이 됐다.

민간 공급자들이 늘어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가 2022년 초 배럴당 12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제 민간 원유생산업체들의 성장세는 급격히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하락으로 생산업체들은 작년에 장비를 정리했으며 대기업에 인수되기도 했다. 대기업들은 새로운 유정을 시추하기보다는 주주에게 현금을 돌려주는 것을 우선시했다.

지난주 모건스탠리 분석가들은 올해 미국 원유 생산량 추정치를 낮추고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75~80달러에서 80~8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다이아몬드백 에너지가 비상장 기업인 엔데버 에너지를 인수하고 비용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밝힌 뒤 나온 전망이다.

엔데버와 같은 민간 기업은 최근 몇 년 동안 유가가 높을 때 생산량을 늘리고 하락할 때 생산량을 줄이는 미국의 스윙 프로듀서(생산량 조절로 전체 수급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공급자)였다. 

S&P 글로벌 커머디티 인사이트에 따르면 엔데버를 포함한 10개 민간 생산업체가 2019년 12월부터 2023년 3월까지 퍼미안 분지 생산량 증가의 절반을 차지했다.

퍼미안 분지는 서부 텍사스와 남동부 뉴멕시코에 걸쳐 있으며 팬데믹 이후 미국 석유 생산량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미국은 작년 하루 평균 약 129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이자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많은 양이다.

현재 미국에서 운영 중인 석유 굴착 장비 수는 2022년 말 이후 거의 20% 감소해 약 500개로 줄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폴 호르넬 원자재 연구 책임자는 "최근 많은 유정이 시추됐고 셰일 유정 생산량이 초기에 가장 빠르게 감소하는 만큼 이러한 감소는 성장세가 크게 둔화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지난해 39개 민간 생산업체가 상장 기업에 인수됐다. 여기에 팬데믹 이후 퍼미안 분지의 복귀를 이끈 빅10 기업 중 4개가 포함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석유 산업이 다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맥쿼리의 월트 챈슬러 에너지 전략가는 "시추 장비 수가 줄면 시추 효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 12월에는 2023년 같은 달보다 하루 66만 배럴을 더 생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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