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짜오! 베트남] 베트남 기업들, 설 연휴 이후 미복귀 직원들로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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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짜오! 베트남] 베트남 기업들, 설 연휴 이후 미복귀 직원들로 골머리
  • 호치민=강태윤 통신원
  • 승인 2024.02.1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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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윤 통신원
강태윤 통신원

[호치민=강태윤 통신원] 베트남의 설 명절인 '뗏'이 끝날 무렵 베트남에선 공장들 마다 연휴기간 고향을 찾았던 직원들의 복귀를 독려하는 촌극(?)벌어진다.

큰 꿈을 안고 대도시 공장에 취업했던 지방출신 노동자들이 '뗏' 연휴기간 고향을 방문한 후 보수가 조금이라도 더 나은 일자리가 생기면 고향에 눌러앉아 버리는 일이 아직까지도 횡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호치민 인근 많은 공장들이 위치해 있는 동나이(Dong Nai)성과 빈증(Binh Duong)성의 공장들역시 올해 7일간의 '뗏' 연휴가 끝난 후 정상적인 공장가동을 위해 직원들이 빨리 복귀하도록 독려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호치민 산업단지에 위치한 다이중금속제조회사는 '뗏' 연휴가 끝난 지난 15일 공장가동을 시작했으며, 근로자의 90%정도가 복귀했다. 연휴이후 공장 가동 첫날 근무한 모든 직원에겐 '뗏'을 기념하는 베트남 전통에 따라 한화로 1만~2만원 정도의  '행운의 돈'도 지급했다. 

회사 노조위원장인 응우옌 반 훙(Nguyen Van Hung)은 "고향이 멀어 연휴이후 정상근무 첫날 복귀하지 못한 직원들도 돌아올 수 있도록 회사는 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19일에는 더 많은 근로자들이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광비나 딘시푹 노조위원장이 첫날 복귀한 직원들에게 베트남 전통문화인 '행운의 돈'을 나눠 주고 있다. 사진=태광비나
태광비나 딘시푹 노조위원장이 첫날 복귀한 직원들에게 베트남 전통문화인 '행운의 돈'을 나눠 주고 있다. 사진=태광비나

일본과 미국에 공급하는 철강제품을 제조하는 이 회사는 늘어나는 발주를 처리하기 위해 근로자들을 빨리 복귀시켜 공장가동을 최대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이 회사는 전통적으로 지급해 온 '행운의 돈' 외에도 모든 직원의 급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직원들이 복귀를 장려하고 있다. 

동나이 성의 비엔호아(Bien Hoa)2 산업단지의 한국 투자 신발제조기업인 태광비나는 복귀한  직원들에게 '행운의 돈'을 주고, 지난 16일 복귀한 직원 대상으로 특별복권 추첨행사를 실시했다. 회사는 특별복권 추첨행사를 위해 약 70억 베트남동(약 3억 8000만원)를 지출했다. 

태광비나 노조위원장 딘시푹(Dinh Sy Phuc)은 “직원 한 명당 20만 베트남동(한화 약 1만원)의 '행운의 돈'을 받았으며, 복권에는 금과 음식 상자 같은 상품이 포함됐다. 회사에서 축제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덕분에 수년 동안 첫날 직장에 복귀하는 근로자의 비율은 항상 90% 이상"이라고 말했다. 

태광비나와 더불어 나이키 신발 제조업체이자 동나이성의 최다 고용기업인 한국 투자기업 창신베트남은 약 3만7000명의 직원들의 직장 복귀를 장려하기 위해 행운의 돈으로 80억 베트남동(약 4억 3000만원)을 지출했다. 

태광비나, 창신베트남 외에도 가죽, 신발 등을 생산하는 주요 업체들도 올해 중반까지 안정적인 발주량을 확보해 놓아서 공장가동을 최대화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발업계 외에 섬유업계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호치님시에 본사를 둔 베트남의 섬유 및 의류 제조 선두기업인 PPJ 그룹의 응우옌 티 리엔(Nguyen Thi Lien) 부사장은 1분기 주문이 이미 가득 차서 30개 공장에 1만70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는 전체 생산 네트워크가 지난 17일부터 가동되기 시작했으며, 공장가동 첫날 직장에 복귀하는 직원의 비율은 이제 90% 이상에 달한다고 말했다. 

호치님 시 북쪽 빈즈엉 성 노동연맹에 따르면 빈즈엉 성에서는 700여개 기업이 가동을 재개했으며 약 20만 명의 근로자가 복귀했다. 빈즈엉 성에 위치한 싱가폴 산업단지(Vietnam Singapore Industrial Park, VSIP)내 기업들의 직원 복귀율은 평균 75%인데, 이 수치가 산업단지 별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몇몇 회사들은 직원 복귀율이 90% 이상이라고 즐거워하고 있지만, 아직 뗏 연휴 이후 약 20~30%의 직원들이 복귀하지 않고 있으며 전체의 10%정도는 아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게 베트남 산업계의 현실이다. 

●강태윤 베트남 통신원은 성균관대 무역학과 졸업 후 LG상사 등에서 근무했다. 지난 2012년부터 라오스, 미얀마, 태국 등지에서 일하면서 생활하고, 현재는 베트남 호치민 시티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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