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대리점에서 보험 가입해볼까'...보험사 대비 장단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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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대리점에서 보험 가입해볼까'...보험사 대비 장단점은?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4.02.15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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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 소속 설계사 18만명 시대
저렴한 보험료·불완전판매 줄여
"전문성 부족, 관리 부족 한계"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법인보험대리점(GA) 규모가 대형 보험사 못지 않게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있다.

15일 법인보험대리점 통합공시조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64개 대형GA에 소속된 보험설계사는 총 18만8496명이다. 22개 생명보험사와 32개 손해보험사의 전속설계사 15만7164명을 앞서는 규모다.

일부는 대형보험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한다. 지에이코리아, 안카금융서비스, 글로벌금융판매의 설계사 숫자는 각각 1만4312명, 1만3499명, 1만2041명이다. 교보생명(1만3622명), 현대해상(1만2934명), KB손해보험(1만526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GA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모두 비교해 가입할 수 있는 일종의 '보험 백화점'이다. 지에이코리아는 18개 생보사, 12개 손보사와 계약을 맺고 해당 회사들의 보험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하고 있다. 소속 설계사가 500인을 넘는 대형 GA는 아예 보험 계약시 고객에게 같은 종류의 상품을 3개 이상 비교·설명해야 하는 게 의무로 정해져 있다.

소비자들은 보장 내용은 비슷하지만 납입료가 저렴한 상품에 가입해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 한 회사 상품의 가입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여러 상품을 물색해 대체제로 활용·가입할 수도 있다.

그간 GA의 취약점으로 꼽혀왔던 불완전판매는 개선되는 추세다. GA의 생명보험 불완전판매율은 지난 2020년 0.34%에서 2021년 0.14%, 2022년 0.09%로 같은 기간 0.13%, 0.11%, 0.11%를 기록한 생보사보다 낮아졌다. 손해보험 불판율 역시 GA 0.1%, 0.09%, 0.06%, 손보사 0.09%, 0.088%, 0.063%로 역전됐다.

설계사 정착률(13개월차)은 대형 GA 58.5%, 손보사 52%, 생보사 39%였다. 내 보험을 설계해준 사람이 바뀔 가능성은 GA보다 보험사에서 더 높다는 뜻이다.

다만 여러 회사의 방대한 상품을 모두 판매하다보니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건 단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 소속 설계사들은 팀장이나 지점장급이 돼도 보험 설계를 본인이 안 하고 그 윗선인 매니저들이 하는 것으로 안다”며 “판매자들이 약관을 모르니 해당 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들이 보장을 못 받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예컨대 H사가 뇌혈관 질환 진단만 받아도 질병코드를 발급해 진단비를 지급하는 반면 L사는 열공성 뇌경색(무증상 뇌경색의 일종)의 경우도 면책사항으로 기재해 진단비를 지급을 하지 않는다. 이는 깨알 같은 약관에 적힌 내용들로 설계사들이 확인 후 고객에게 판매해야하는데, 여러 보험사 상품을 한꺼번에 다루는 GA가 세세하게 챙기기에는 한계가 있다.

보험사 전속설계사들은 보험금 청구시 내부 전산망이나 회사 홈페이지에서 계약을 조회하고 피보험자 계약의 청구내역과 지급 액수, 지급 담당자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만일 고객의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면 담당자에게 미비한 서류나 미지급 사유 등을 직접 물어 보충하는 등 관리가 가능한 것이다.

수익의 대부분을 보험사들에게 의존하는 것 역시 GA의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 내부에서는 예컨대 '이번 달에는 A 보험사에서 수수료를 가장 많이 준다고 하니까 A사 상품을 많이 팔라'고 설계사들에게 지시가 내려온다”며 “수수료를 챙기는 걸 우선시 하기 때문에 가입자 인적사항을 넘기면 회사가 보험 리스트를 알아서 짜주는 식으로 운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간 납입한 기존 보험상품을 해지하고 신규 가입을 유도하는 관행도 문제로 지적된다. 보험사 관계자는 “납입기간이 오래된 상품을 깨고 새로 가입하는 건 고객들에게 큰 손해”라며 “물론 보장이 업그레이드돼서 좋은 면도 있지만 새롭게 20~30년 납입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나이드신 분들에게는 특히 불리하다”고 밝혔다.

가입시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은 곧 내가 받을 보험금이 적다는 단점으로 바뀐다.

보험사 관계자는 "일단은 큰 돈이 들지 않으니까 처음 가입할 당시에는 굉장히 좋게 느껴진다"면서도 "소비자에게 보험료만큼 중요한 건 보험금인데 저렴한 보험 상품은 그만큼 보장하는 액수가 적다. 일종의 조삼모사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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