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이끄는 외국인 순매수세 언제까지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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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 이끄는 외국인 순매수세 언제까지 이어지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2.13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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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외국인 순매수세 당분간 지속 예상"
외국인 순매수 종목은 변화 가능성 열어둬야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강한 순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강한 순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강한 순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개선 흐름 속에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된데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의 강한 상승 탄력이 외국인 투자자들을 국내 증시로 이끌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 수급에 따른 증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외국인 순매수세 당분간 지속될 듯 

1월 중순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수세가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

2월 1~8일 외국인 주식 순매수 규모는 거래소 기준 4조4473억원에 달한다. 설 연휴를 마친 13일에도 오후 12시 기준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물 시장에서 4000억원이 넘는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고, 선물 시장에서도 1만2000계약 가량을 사들이고 있다. 현물과 선물 시장에서 각각 8거래일, 3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의 순매수 강화 배경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이 글로벌 경기 개선 흐름이다. 

미 경제는 고금리 속에서도 예상보다 탄탄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유럽 증시 또한 불확실성은 남아있으나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경기는 불안감이 크지만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양의지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져 상반기 중 회복 모멘텀이 강화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를 언급하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로벌 경기 모멘텀이 예상보다 양호하다는 점이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시킬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의 경우 5만달러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미 국채금리가 4%대 초반에서 강한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는데다, 달러화도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자산 선호 시그널은 큰 흔들림을 보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연초 이후 11% 이상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일본 증시와, 2월 들어 반등을 이어가는 대만증시 등 아시아 증시의 강세 흐름도 주목할 만 하다. 

박 연구원은 "일본 등 주변 증시의 랠리도 외국인 자금의 국내 추가 유입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라며 "춘절 연휴 이후 중국 증시의 반등이 이어질 지 불투명하지만 한·중 주가간 차별화 현상과 탈중국 자금의 국내 유입 가능성을 고려할 때 중국 증시가 재차 급락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흐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AI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 국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 또한 외국인 자금 유입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이는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이다. 

그는 "대내외 환경이 지난해 1월 외국인 주식 순매수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섰던 당시와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외국인 순매수 업종은 변화 가능성 열어둬야 

주목할 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종목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장세가 시작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최상위 업종에는 저PBR 관련주가 대거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저PBR 장세가 시작된 1월29일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재까지 코스피 5조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중 자동차(1조8000억원), 은행(6000억원), 상사 및 자본재(4000억원), 보험(2000억원), 반도체(1조1000억원) 등에 대한 매수세가 특히 강했다.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저PBR 관련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에 저PBR 관련주를 집중 매수했음을 알 수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구체화되기 이전까지는 저PBR 장세가 유효할 수 있으나, 이미 이들의 주가가 상당히 급등한 만큼 외국인의 순매수 업종의 변화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채권금리, 달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경우 외국인 순매수 유입으로 이어지겠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호 업종은 변할 가능성이 높다"며 "일단 가장 주목하는 업종은 반도체·조선 업종으로, 최근 저PBR주에 밀려 소외됐던 이들의 반등 시도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업종은 4분기 실적시즌이 마무리되며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상승 반전 중"이라며 "외국인 수급도 반도체는 다시 매수 규모·강도 1위로 올라섰고, 조선은 연초 이후 매수 기조가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인터넷과 제약·바이오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 연구원은 "물가 레벨 다운으로 채권금리 하락시 유입되는 외국인 순매수는 인터넷, 제약·바이오, 2차전지 등 성장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인터넷과 제약·바이오는 12개월 선행 EPS 상승과 외국인 순매수 추세가 유효하고, 2차전지는 아직 실적 불확실성이 남아있으나 충분한 가격 조정을 거친 만큼 단기 반등 시도는 가능해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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