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짜오! 베트남] 올해 한국 취업 '좁은 문' 두드리는 베트남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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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짜오! 베트남] 올해 한국 취업 '좁은 문' 두드리는 베트남인들
  • 호치민=강태윤 통신원
  • 승인 2024.02.0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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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말 한국 취업 고용허가 마감
올해도 수만명 지원자 몰려들어
올해 약 1만5천여명 한국 취업 예상
강태윤 통신원
강태윤 통신원

[호치민=강태윤 통신원] 베트남 중북부 지역인 응에안(Nghe An)과 하띤(Ha Tinh)에선 지난달 말 한국으로 해외 취업을 원하는 베트남인들 1만여명이 해외 고용허가(Employment Permit System·EPS)를 받기위해 길게 줄을 섰다. 지난달 31일은 베트남의 올해 EPS 마감일이었다. 

이날 응에안의 성도인 빈시티(Vinh City)에 있는 고용 서비스 센터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가입 절차를 완료하기 위해 왔으며, 이들 중 다수는 이전에 한국에서 일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여기서 만난 응우옌 티 쑤언(Nguyen Thi Xuan, 36세)씨는 "줄서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자신의 차례가 올 때까지 아침 내내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나는 2000만 베트남동(한화 약 110만원)를 받고 대만에서 해외 근무를 하다가 작년에 베트남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현재 어린 자녀가 셋있고 남편과 함께 안정적인 직업이 없기 때문에 EPS에 가입 후, 한국에 가서 농업에 종사하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빈시티 고용 서비스 센터의 쩐 꾸옥 뚜언(Tran Quoc Tuan)소장은 이 시설이 지난달 26일부터 지원서를 접수하고 있으며, EPS를 신청하기 위해 한국어 시험에 등록한 사람이 지난해에는  3700명 이었는데, 올 들어선 약 6000명 정도라고 밝혔다. 

수많은 사람들이 고용 서비스 센터에서 EPS에 등록하기 위하여 기다리고 있다. 사진=유튜브캡처
올해 한국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수만명에 이르는 베트남인들이 해외 고용허가를 받기위해 길게 줄지어 있다.  사진=유튜브캡처

30세 판 반 롱(Phan Van Long)은 "이 프로그램에 등록하기 위해 흐엉 선(Huong Son) 지역에서 긴 시간 버스를 타고 왔다"며 "라오스에서 일했지만 급여가 안정적이지 않아, 한국의 제조업 분야에 취업하기 위해 한국어를 공부했고 장래에 배우자를 찾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벌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운 좋게 시험에 합격하고 적절한 직업을 갖게 되면 한국에서 한 달에 4000만 베트남동(약 220만원) 이상을 벌 수 있다"면서 "베트남에서 이 정도의 돈을 벌려면 4~5개월 동안 쉬지 않고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베트남에선 1만 5400명 정도 EPS에 선발될 것으로 예상되며, 제조업은 1만1200명, 건설 분야는 200명, 농업 분야는 900명, 어업 분야는 3000명 이상이 한국에 채용될 예정이다. 특히 농업과 수산업 분야에서는 소수민족에 속하고 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 EPS 지원자는 두 차례의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며, 선정 여부는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당국은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이 현재 직장에서 계속 일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응에안 성과 하띤 성 출신의 수만 명의 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일하고 있지만, 수천 명은 근로 허가기간 종료 후 불법으로 한국에 머물면서 일하고 있다. 응에안 성의 특정 지역에서는 불법 취업자로 인해 EPS 시험을 금지하기도 했다. 불법 취업자 문제는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불법 취업자 자신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베트남의 한국으로 취업을 원하는 근로자들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지만, 적절한 해법을 찾기는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강태윤 베트남 통신원은 성균관대 무역학과 졸업 후 LG상사 등에서 근무했다. 지난 2012년부터 라오스, 미얀마, 태국 등지에서 일하면서 생활하고, 현재는 베트남 호치민 시티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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