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면세점 부진에 쓴맛 본 아모레·LG생건…살 길은 '시장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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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면세점 부진에 쓴맛 본 아모레·LG생건…살 길은 '시장 다변화'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4.02.01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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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LG생건 지난해 영업익 급감…중국·면세 부진
비중국 사업 확대…북미·일본·유럽 공략에 동남아까지
(왼쪽부터)아모레퍼시픽 본사, LG광화문빌딩.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왼쪽부터)아모레퍼시픽 본사, LG광화문빌딩.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국내 화장품 '빅2'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면세와 중국 매출 감소로 지난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중국 시장의 소비 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데다 중국 내 로컬 브랜드의 인기가 치솟으며 두 기업의 실적이 악화됐다는 평가다. 이에 이들 기업은 북미, 유럽, 일본 등 비중국 지역의 사업을 확대하며 반등을 꾀한다는 목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조 213억원, 영업이익 15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5%, 영업익은 44.1%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은 면세 채널 매출이 두 자릿수 하락하면서 전년 대비 14.4% 줄어든 2조 210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464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줄었다. 면세, 이커머스 채널 매출 하락 및 마케팅 비용확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해외사업의 경우 전년보다 6% 감소한 1조 3918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43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기타 아시아는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나 중국 사업 적자로 아시아 전체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 브랜드 리뉴얼, 오프라인 효율화, 채널 재고 축소 등으로 현지화 기준 중국 매출이 20% 중반 하락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과 중국 소비자의 소비 패턴 변화(중저가 선호 등)을 고려했을 때, 2024년 1~2분기 또한 중국법인의 영업적자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LG생활건강 역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한 6조 8048억원, 영업이익은 31.5% 감소한 4870억원을 기록했다.

주력인 화장품 사업의 연간 매출은 2조 8157억원, 영업이익은 146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3%, 52.6% 감소했다.

중국 수요 약세로 주요 채널 매출이 감소했고, 국내 내수 채널은 성장이 지속됐다. 면세 및 중국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했으나 국내 소비자 및 외국인 관광객 수요 증가로 온라인과 H&B 매출은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중국향 채널 매출 하락 및 해외 구조조정 비용 등으로 감소했다.

김 연구원은 "2023년 3분기 대비 4분기의 중국법인 적자가 감소한 점은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2023년 4분기 면세 매출의 급격한 감소 등을 고려했을 때 LG생활건강이 판매하는 화장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수요가 온전히 회복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에스트라가 베트남 시장에 선보이는 주력 4개 라인 연출 이미지.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에스트라가 베트남 시장에 선보이는 주력 4개 라인 연출 이미지.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감소와 면세점을 찾는 따이궁이 줄어들며 타격을 입은 양사는 북미, 유럽, 일본 등의 시장으로 눈을 돌려 실적 부진을 타개하려는 모습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미주와 EMEA(유럽, 중동 등), 일본 시장에 주력한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현지화 기준으로 약 30%의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 라네즈와 이니스프리가 주요 채널과의 협업업을 강화하면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헤라, 에스트라 등 신규 브랜드가 일본 시장에 진출하면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미주 지역은 주요브랜드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및 오프라인 접점 확대로 매출이 58% 증가했다. 라네즈는 립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카테고리 경쟁력을 제고했으며 멀티브랜드숍(MBS) 채널 접점을 확대한 설화수, 이니스프리가 미주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EMEA 지역에서는 잔출한 모든 브랜드의 매출이 성장하며 전체 매출 62% 증가했다. 라네즈가 영국의 럭셔리 뷰티 멀티숍 ‘SPACE NK'와 중동의 세포라 채널에 진출하며 글로벌 지역 다변화를 이끌었다. 

아세안 시장은 라네즈의 판매 호조 속에서 전년 수준의 매출을 유지했다. 이달 아모레퍼시픽의 더마 뷰티 브랜드 에스트라는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일본에 진출한 에스트라는 이번 베트남 진출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태국 진출도 앞두고 있다. 

LG생활건강이 인수계약을 체결한 힌스 세컨 스킨 매쉬 매트 쿠션 사진.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이 인수계약을 체결한 힌스 세컨 스킨 매쉬 매트 쿠션 사진.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도 북미, 일본, 동남아 등 비중국 지역의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서 2019년 더 에이본 컴퍼니, 2022년 4월 더크렘샵을 차례로 인수한 바 있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의 북미지역 매출은 60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에이본 사업의 턴어라운드를 가시화하고, 'belif', 'TFS', '피지오겔' 브랜드 투자를 확대하는 등 BPC(뷰티 앤 퍼스널 케어)를 중심으로 북미 사업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프리미엄 색조 브랜드 ‘hince(힌스)’를 보유한 비바웨이브의 회사 지분 75%를 425억원에 인수하면서 일본 색조 화장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도 현지 특성에 맞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일본, 동남아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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