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치지직, '트위치 종료' 앞두고 치열한 수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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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치지직, '트위치 종료' 앞두고 치열한 수혜 경쟁
  • 이예한 기자
  • 승인 2024.01.29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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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지직, 트위치, 아프리카TV CI
치지직·트위치·아프리카TV CI

[오피니언뉴스=이예한 기자] 트위치가 오는 2월 26일 국내 서비스 종료를 앞두면서 아프리카TV와 네이버의 신사업 치지직이 스트리머와 이용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구도에 놓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치지직은 지난 9일부터 기존 트위치 스트리머와 시청자들을 위한 구독 승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스트리머와 시청자가 '구독기간 이어가기'를 신청하면 트위치에서 활용하던 다양한 정보들을 치지직에서 그대로 이어서 쓸 수 있는 형태로 트위치의 빈자리를 겨냥한 서비스다. 

아프리카TV도 트위치 서비스 종료 소식이 알려진 후 첫 화면에 '트위치에서 오셨어요? 아프리카TV에서 편하게! 열심히 준비했어요'라는 배너를 띄웠다. 아프리카TV는 트위치 계정으로 로그인할 수 있는 로그인 연동 기능을 도입하고 1월말까지 트위치에서 아프리카TV로 전환한 스트리머에게 트위치 방송 시간을 최대 400시간을 인정해 진입장벽을 낮추는 전략을 내세웠다.

대형 스트리머 영입이 관건

트위치의 대형 스트리머 영입이 양사의 경쟁에 있어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스트리머의 이적 방향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우선 아프리카TV는 트위치 1위 스트리머인 '우왁굳'을 영입했다. 우왁굳은 '페이커' 이상혁(T1)을 제외하면 최초로 트위치 팔로워 100만명을 돌파한 스트리머다. 우왁굳이 기획한 가상인간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이세돌)'도 함께 아프리카TV로 이동한다.

우왁굳이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이어간다고 밝히면서 지난 8일 아프리카TV는 15.96%의 주가 급등을 보였다. 이외에도 ▲악어 ▲꽈뚜룹 ▲뽀구미 ▲고라니율 ▲박틸다 ▲우정우정우정우정 ▲윤개굴이 ▲하루짱 ▲코뚱잉 ▲끠끼 등 유명 스트리머가 아프리카TV를 택했다.

치지직의 확장도 만만치 않은 추세다. ▲서새봄냥(68만명·이하 트위치 팔로워) ▲한동숙(66만명) ▲풍월량(62만명) 등이 대형 스트리머가 치지직행을 발표했다. 이 밖에도 ▲옥냥이 ▲탬탬버린 ▲김도 ▲공혁준 ▲쌍베 ▲녹두로 ▲울프 ▲레바 등을 품었다. 네이버는 특히 농심 레드포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소속 LCK 선수단을 포함해 팀 전속 스트리머 ▲얏따 ▲농관전 등도 확보하면서 팽팽한 경쟁 구도가 보여지고 있다.

이적 행방에 대해 관심을 꾸준히 받던 대형 스트리머 침착맨과 슈카는 두 플랫폼의 동시 송출을 결정한 상태다. 침착맨이 아프리카TV에서의 송출을 17일 밝히면서 주가는 4.27%의 강세를 보였다. 증권가는 대형 스트리머 유입이 단기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되어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치지직이 공개한 치지직 스튜디오 이용약관 개정 공지문 중 신설된 제5조 제3항 일부 내용 발췌. 사진=네이버 치지직 라운지
치지직이 공개한 치지직 스튜디오 이용약관 개정 공지문 중 신설된 제5조 제3항 일부 내용 발췌. 사진=네이버 치지직 라운지

치지직, 범죄이력 스트리머 진입제한

네이버의 '치지직'은 위법행위나 선동 이력이 있는 스트리머의 진입을 제한하면서 기존 스트리밍 플랫폼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치지직은 시청자들에게 쾌적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중범죄자에 대한 스트리머 계약을 거부할 수 있는 조항을 치지직 약관에 신설했다. 

치지직은 스트리머 신청자가 성범죄, 살인, 폭력, 아동학대, 강도, 마약 등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와 지속적 자해, 타인 폭행, 가혹행위, 개인정보 무단공유, 모욕, 협박, 명예훼손, 성적 수치심 유발, 허위 정보 전파, 차별 조장, 이용자나 네이버 임직원 위해 행위,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콘텐츠 등 사유가 있을 경우 이용계약 체결 신청을 승낙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는 지난 5일 연령 제한이 필요한 라이브·영상 서비스에 연령 제한 기능을 추가했다. 또 네이버의 사내 치지직 운용 조직과 손자회사인 그린웹서비스를 통해 인력을 점진적으로 확충하면서 치지직을 24시간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그러나 불건전 방송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치지직은 이용약관 개정으로 최소한의 장치를 둬 쾌적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내세우고 있다.

네이버 측은 스트리머 증가에 대해 "치지직이 아직 정식 출시 전이지만 스트리머들의 기대감이 큰 것 같다"며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른 치지직의 차분한 분위기가 게임 스트리머들에게 호감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숲(SOOP) CI
숲(SOOP) CI

아프리카TV, 간판 교체하면서 이미지 탈바꿈 나선다

아프리카TV는 경쟁에 있어 이미지 개선이 하나의 과제다. 기존 아프리카TV는 선정성과 사행성 논란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이를 쇄신하기 위해 아프리카TV는 사명과 서비스명을 변경하면서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아프리카TV는 올해 2분기 글로벌 플랫폼 '숲'(SOOP)을 론칭하고, 3분기 국내 플랫폼 명칭도 '숲'으로 바꾼다. 이와 함께 'BJ' '별풍선' 등 명칭도 모두 변경할 예정이다. 자극적인 방송으로 별풍선 수익을 창출한다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전략이다.

이 회사에 따르면 숲(SOOP)은 모든 구성 요소들을 아우르는 '숲' 생태계처럼 다양한 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 콘텐츠로 소통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을 뜻한다고 밝혔다. 

아프리카TV는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 진출을 앞두고 위기의식 보다는 시장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채정원 아프리카TV e스포츠·게임콘텐츠사업부문장은 "네이버 진출은 위기라기보다는 기회"라며 "새로운 방송인이 유입됐기에 올해는 더욱 성장할 것이며, 그에 맞춰서 회사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BJ와 자극적인 콘텐츠의 내용이 바뀌지 않는데 사명과 서비스명이 바뀐다고 의미가 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아프리카TV의 '여캠' 수가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한 상황이다. 여캠 특성상 방송 규제가 느슨한 아프리카TV를 치지직보다 선호할 것이라는 평가에서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트위치의 최근 30일 평균 시청자 수가 50명 이상인 BJ 1892명 중 여캠은 약 232명으로 이 중 50%만 아프리카TV로 이적해 성공적으로 안착해도 아프리카TV는 기존 대비 12.5%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트위치의 국내 서비스 철수가 한 달 가량 남은 상황에서 스트리머와 시청자의 이동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어떤 플랫폼이 트위치의 빈자지를 거머쥘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29일 아프리카TV는 7.42%(8300원) 내린 10만 3500원에, 네이버는 2.08%(4500원) 내린 21만 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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