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이차전지株, 잇따른 악재에 휘청..."주가 전망도 어두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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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 이차전지株, 잇따른 악재에 휘청..."주가 전망도 어두워"
  • 이예한 기자
  • 승인 2024.01.2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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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본사 전경. 사진제공=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본사 전경. 사진제공=에코프로

[오피니언뉴스=이예한 기자] 지난해 국내증시를 이끌던 이차전지주가 올해 들어 맥을 못추리는 모습이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부진한 성적표가 예상되거나 이미 '어닝쇼크'를 기록한 데 영향을 받았다. 전기차 시장의 둔화도 주가 하방압력을 높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업황 침체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면서 당분간 이차전지주의 주가 흐름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이차전지주는 일제히 주가 급락을 보였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은 10.95%(3만 500원) 떨어지면서 24만 8000원에 거래됐다.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지난해 고점 대비 50%넘게 떨어졌다. 에코프로도 7.37%(4만 1000원) 내린 51만 5000원에, 엘앤에프는 7.62%(1만 4700원) 하락한 17만 8100원에 거래를 마친 바 있다.

이외에 엘앤에프(-7.62%), 에코프로머티(-11.32%), 포스코퓨처엠(-5.57%), 금양(-7.57%) 등도 큰 낙폭을 보였고 코스피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3% 하락해 37만 2000원에 거래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고점(62만원)에 비하면 40% 가까이 하락했다.

에코프로주는 이날도 약세를 보이며 연일 주가 하락을 보였다.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 대비 3.43%(8500원) 내린 23만 9500원에, 에코프로는 1.36%(7000원) 내린 50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는 50만원선까지 내려온 모습이다.

에코프로 6개월 주가 그래프. 사진=구글
에코프로 6개월 주가 그래프. 사진=구글

이차전지주, 지난해 4분기 역시 '어닝쇼크'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382억원을 기록하면서 약 5900억원 수준이었던 시장 기대치에 크게 떨어졌다. 엘앤에프도 지난해 연간 별도 기준 영업손실이 2201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15일 공시했다. 

증권가는 에코프로비엠도 지난해 4분기 영업손익이 적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작년 4분기 영업손실 400억원대를 기록해 적자 전환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지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의 4분기 대규모 적자 공시 이후 다른 양극재 업체들의 4분기 적자 가능성이 커졌다"며 "4분기 들어 전방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면서 주요 배터리 고객사들의 양극재 구매 물량도 줄어드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28만원에서 25만원으로 내려 잡았다.

전기차 수요 감소와 리튬 가격 하락

전기차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많은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값싼 중국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점도 국내 배터리 업체에 악재로 작용한다.

리튬 등 양극재의 재료가 되는 광물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지난 19일 1kg당 86.50위안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60% 넘게 하락한 가격이다. 양극재 업체가 베터리셀 업체에 판매하는 양극재 가격은 구매 당시 광물 가격이 아닌 납품 당시 광물 가격에 연동되기 때문에 광물 가격이 구매 당시보다 하락하면 양극재 업체들은 더 낮은 가격에 양극재를 납품해야 한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 하락 요인 중 하나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Canalys)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27.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날리스가 추정한 2023년 전기차 시장 성장률 29%보다 둔화된 수치다.

테슬라 1개월 주가 그래프. 사진=구글
테슬라 1개월 주가 그래프. 사진=구글

테슬라의 주가 부진도 이차전지주 하락에 영향을 준다. 테슬라는 22일(현지 시간) 1.60% 하락했다. 이는 테슬라 강세론 대표주자 중 한 명인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애덤 조나스가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하향한 데에 따른다.

조나스는 테슬라 '매수' 의견은 유지했지만 1년 뒤 목표주가를 380달러에서 34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그는 수요 부진만이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 전기차 시장이 현재 공급 과잉 상태에 놓여있다며 "글로벌 전기차 모멘텀이 정체됐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오는 24일 장마감 후 4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지난 3분기에 시장 기대치에 못미치는 실적이 공개된 뒤 주가가 하락한 데 이어 이번 4분기도 EPS가 전년대비 38% 감소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의 4분기 실적 발표이 국내 이차전지주 주가 흐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변수 ?

올해 11월에 예정된 미국 대선도 이차전지주 모멘텀에 있어 큰 변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SNS 등을 통해 "전기차는 미국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과 소비자 모두에게 재앙"이라며 "IRA 때문에 전기차는 모두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미시간주의 위대한 자동차 산업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당선된다면 취임과 동시에 현 정부의 전기차 세제 혜택 지원 정책 등을 폐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만약 2024년 도널드 트럼트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사업 계획에도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며 우려가 나오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올해 이차전지 업종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주가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한다는 의견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전 세계적으로 높아진 금리와 경기 둔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약세로 돌아선 전기차 수요가 빠른 시일 내에 회복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며 "높아진 전기차 재고가 정상화되기까지 적어도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돼 이 과정에서 배터리 셀 수요 감소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며 이에 따라 보수적인 관점에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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