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신고가 행진에도 월가가 두려워하는 이유
상태바
S&P500 신고가 행진에도 월가가 두려워하는 이유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1.22 13: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월 들어 눈에 띄게 약화된 상승 탄력
빅테크 중심의 강세 흐름도 부담 요인
이번주 미 GDP 및 PCE 지표 등에 주목해야 
지난 19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9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1만5000선을 재탈환하는데 성공했다. 

미 증시에서 장밋빛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월가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S&P500 지수의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인데, 전문가들의 이같은 주장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신고가 새로 썼지만 눈에 띄게 약해진 상승 탄력

19일 S&P500 지수는 4839.81선으로 거래를 마감, 2022년 1월의 이전 최고치를 넘어서며 신고가를 세웠다. 약 2년만에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지만, 월가의 분위기는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이미 지난해 11월 이후 무려 9주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오며 신고가 경신에 대한 기대감이 일찍부터 자리를 잡아왔지만, 새해 들어 눈에 띄게 상승 흐름이 약화된 탓이다. 

S&P500 지수는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 동안 약 16% 가량 급등했으나, 새해 들어 3주간의 상승률은 1.46%에 그친다. 

JP모건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S&P500 지수가 신고가를 새로 썼지만, 결승선을 넘어설 당시의 모멘텀이 더 약했기 때문에 의미가 덜했다"고 평가했다. 

증시 모멘텀이 약화된 데에는 지난해 연말의 상승 랠리를 이끈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크게 약화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연초 발표된 자료를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함을 확인했고, 이것이 조기 금리인하의 기대감을 빠르게 낮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 참여자들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49.3%로 반영하고 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이 50.7%로 좀 더 높은 것이다. 불과 한 달 전에는 한 때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90%로 반영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P500 지수의 상승률이 눈에 띄게 약해진 반면 노동시장과 경제는 좀처럼 둔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일부 분석가들과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에게 금리인하가 예상만큼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고, 이는 추가적인 주식 상승이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빅테크가 이끈 랠리...상승세 확산 조짐 없어 

최근의 강세 흐름이 일부 대형 기술주에 국한된 점 또한 월가의 우려의 목소리에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의 경우 지난 11월과 12월 두 달간 22% 가량 상승했지만, 1월 들어서는 4.1% 하락했다. 

11~12월 약 31% 상승했던 중소형 은행 업종 지수인 KBW 지수는 1월 이후 3% 이상 하락했으며, 부동산과 유틸리티 기업들도 몇 달 간 급등 이후 1월에는 주가가 하락했다. 

견조한 랠리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상승 종목의 확산이 이뤄져야 하는데, 일부 빅테크의 강세로 올라선 지수는 이들 종목의 가격 부담이 커지면 지수 또한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프라이빗 애셋 매니지먼트의 브렛 넬슨은 "S&P500이 9주 연속 상승세로 2023년을 마감한 후에도 같은 속도로 시장 랠리가 지속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횡보하거나 후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주 미 GDP 및 PCE 지표가 관건일 듯 

이번주 예정된 두 가지 주요 경제지표가 향후 주식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번주에는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와, 12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가 발표된다.

다우존스가 조사한 경제학자들은 지난해 4분기 미국의 GDP가 1.7%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성장률(4.9%)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며 2022년 2분기(0.6% 감소) 이후 가장 느린 성장이다. 

반면 애틀랜타 연준의 GDP 나우 모델은 4분기 GDP가 2.4%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여전히 경제가 견조함을 시사하는 수치다. 미 경제가 탄탄함을 시사할 경우 일부 투자자들은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금리인하 기대감을 더욱 낮춰 오히려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헤지펀드 포인트72의 전략가이자 경제학자인 소피아 드로소스는 "미 경제의 기초가 탄탄하다는 것은 위험자산이 이익을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헤지펀드 아이오닉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더그 핀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경제의 탄탄함은 투자자들이 몇 주 전 기대했던 만큼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가능할 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지고, 이는 랠리의 중심축을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12월 근원 PCE 가격 지수의 경우 전월대비 0.2%, 전년대비 3% 오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직전월에는 전월대비 0.1%, 전년대비 3.2% 각각 상승한 바 있다.

CNBC는 "이번주 두 가지 중요한 지표가 연준의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통화정책의 전환에 대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 지를 예상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