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쇼크'에도 증권가는 목표 주가 상향조정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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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어닝쇼크'에도 증권가는 목표 주가 상향조정 까닭은?
  • 이예한 기자
  • 승인 2024.01.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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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이예한 기자] 10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47% 하락해 1100원 떨어진 7만 3600원에 거래됐다. 보합인 5일을 제외하면 지난 3일부터 5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지난해 연말 8거래일 연속 상속마감으로 8만전자의 코앞까지 다가서며 기대감을 피웠지만 8만전자의 꿈은 멀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전날 삼성전자는 '어닝쇼크'를 나타내면서 주가 하락에 불을 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91% 감소한 67조원,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03% 감소한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매출액 70조 3600억원, 영업이익 3조 7441억원을 밑도는 성적으로 영업이익의 경우 전망치보다 25% 하회한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 아래로 떨어진 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의 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증권사들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사업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 더뎠고 모바일경험(MX)과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부문 역시 실적이 부진해 큰 폭으로 어닝 쇼크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비메모리 부문은 고정비 증가와 수율 부진, 8인치 파운드리 시황 악화 등으로 인해 9000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생활 가전 부문은 수요 부진 등에 따라 전 분기 대비 영업적자 폭이 확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최근 추가 부진과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증권가는 메모리 업황 반등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진행 중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일부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상향하기도 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목표 주가를 8만 3000원에서 8만 7000원으로, BNK투자증권은 8만 2000원에서 8만 6000원으로 상향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느리지만 업황 바닥은 지나 개선 중이며 상반기에 선진국 금리 인하 사이클로 진입한다면 연말부터는 본격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뚜렷한 반도체 부문의 실적 회복

증권가는 삼성전자 주가에 있어 상승 모멘텀 요인이 많다는 의견이다. 요인 중 하나는 반도체 부문의 실적 회복이다. DS부문의 영업 손실 규모는 지난해 1분기 4조 5800억원에서 분기마다 감소해 4분기에는 2조원 수준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에 적자를 수천억 원 단위로 줄인 뒤 2분기부터 본격적인 흑자 전환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주력 제품인 D램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1조 원 안팎의 흑자로 전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사업에서 10조 원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D램의 평균판매단가(ASP)가 지난해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최대 18% 상승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회복세가 비교적 더딘 낸드 또한 재고 소진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올해 안에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출하와 가격의 절충으로 단기 수익성 회복이 다소 더뎠지만 감산 지속과 출하 확대로 재고 건전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메모리는 출하 가이던스(목표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회복했다”고 분석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으나 공격적인 출하에 따른 재고 감소는 긍정적"이라며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 회복 속도는 제한적이지만 최근 메모리 판가 상승, D램 흑자 전환,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회복 속도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출시

최초의 온디바이스 AI인 신제품 갤럭시 S24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온디바이스 AI스마트폰의 출시로 새로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MX 부문이 올해 13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DS 부문과 함께 실적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는 계절 효과 및 반도체 부문의 적자 축소에 기반해 전사 영업이익이 일부 개선되고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4분기까지 구조적인 실적 회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상향은 주당순자산(BPS) 적용 기준을 2023년에서 2024년으로 변경했기 때문이지 반도체 업황에 대한 견해 상향이 아니다"라며 "반도체 업황은 3분기부터 둔화할 가능성이 높으며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를 기존 28조2천억원에서 27조원으로 소폭 조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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