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약세로 인플레 소용돌이 위험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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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약세로 인플레 소용돌이 위험 직면"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4.01.10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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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명예교수 분석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학교 명예교수는 엔화 강세와 긴축적인 통화정책, 디플레이션 기대감이 일본에서 오래 지속된 만큼 안도감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엔화 가치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우려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일본의 엔화 가치 하락 속도가 너무 빨라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일본은행(BOJ)이 실험적인 수익률곡선 제어(YCC) 정책보다 플러스(+) 금리를 사용해 인플레이션 방지 정책을 시행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특별보좌관을 지낸 하마다 고이치(浜田宏一) 예일대 명예교수는 9일(현지시간) 마켓워치 기고에서 "일본은 2013년부터 전례 없는 통화 완화 정책으로 일본 경제를 되살리는데 성공했지만 팬데믹 이후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엔화가 약세를 보였다"며 "이는 엔화 강세와 긴축적인 통화정책, 디플레이션 기대감이 일본에서 오래 지속된 만큼 안도감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엔화 가치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우려했다.

일본 엔화는 2020년 말 미국 달러 대비 약 103엔에서 2023년 말에는 약 151엔으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무역에 크게 의존하는 일본의 경우 일반적으로 통화 가치가 상승하면 무역 조건이 개선되기 때문에 엔화 강세가 유리할 수 있다.

해외 투자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경우 현지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 소비 기회는 늘어난다. 예를 들어 일본 정부 통계청은 2023년 7월 일본 국민총소득(GNI)이 GDP보다 6% 더 높은 것은 엔저 덕분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해외 투자로 더 많은 소득을 얻은 일본인들이 더 큰 구매력을 누리게 됐음을 의미한다.

더 중요한 것은 현지 통화 약세는 성장을 촉진하는 적당한 인플레이션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는 더 많은 고용 기회를 창출하고 부분적으로 자원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할당되도록 함으로써 기술 발전을 촉진한다.

고이치 교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경제도 이러한 역학 관계를 잘 보여준다"며 "엔화 약세는 전후 일본 경제 기적의 중요한 촉매제가 됐다"고 말했다.

엔화 약세에 대한 경계로 미국 달러의 대폭적인 평가절하를 합의한 '플라자 합의'에 이뤄진 이후 일본은 엔화 강세를 유지하기 위해 통화 공급을 긴축적으로 유지했으나 2013년 당시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와 아베 신조 총리의 강력한 지지로 일본의 통화정책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고이치 교수는 "팬데믹 이후 미국이 대대적인 긴축에 나서면서 미국 달러 가치가 다시 치솟고 엔화가 약세를 보인다"며 "엔화 약세 속도가 너무 빨라 머지않아 일본이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때가 올 수 있는 만큼 BOJ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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